백두대간이 함양 영취산에서 한 자락을 내놓아 장안산을 크게 일으키고 수분재, 신무산 지나 다시 한번 솟구치니 팔공산이다.

이 산줄기는 성수산, 마이산 지나 주화산에 이르러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으로 따로 나뉘게 된다. 하여 장안산에서 주화산에 이르는 구간을 금남호남정맥이라 일컫는다.

장수와 함양을 가르며 북진하는 백두대간은 육십령 지나 장수덕유에 이르기까지 장수의 동쪽 방면을 감싸고돌고, 대간에서 분지한 금남호남정맥 또한 장안산, 팔공산, 성수산에 이르기까지 장수의 서쪽 방면을 휘감고 돈다. 

사정이 이러하니 장수는 천상 산고랑창이 아닐 수 없어 보이느니 산뿐이다. 

 

어찌어찌하다 장수에서 하룻저녁을 보내고 맞은 아침 장수읍내에서 마주보이는 팔공산이 하얗게 손짓한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에 서구리재에서 자고개(차고개)까지 팔공산 능선을 탄다.  

 

 

 

눈이 적지 않다. 하지만 선답자들이 내놓은 눈길이 편안하게 이어진다. 스패츠도 아이젠도 필요치 않다. 

능선에 오르니 저 멀리 통신탑이 서 있는 듬직한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날이 좋다. 날카로운 바람이 뺌을 기분 좋게 때린다. 

 

 

 

고도를 올릴수록 햇빛을 받은 상고대가 눈부시다. 

지나온 산길, 서쪽으로 달리는 산줄기 너머 선각산이 희미하다. 

선각산으로 달려가는 저 능선 아래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이 있다. 지지난 가을에 걸었던 산길이다.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한 상고대가 눈밭에 수북하다. 

 

 

 

정상 부근의 봉우리에 헬기장이 있다. 

헬기장이 있는 동봉에서 바라본 자고개쪽 능선과 정상에 선 통신탑들..

통신탑과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부대시설로 하여 정상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동봉에서 충분히 쉬거나 산세를 더듬어보고 정상은 스쳐 지날 일이다. 

 

 

저 멀리 보이는 천상데미봉과 깃대봉 아래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이 있다. 

 

 

정상을 지나 하산길로 접어드니 나무의 상고대들이 기세를 잃기 시작한다. 

 

 

 

하산길에 만난 합미성, 후백제 때 조성된 산성으로 쌀을 보관하는 군수 창이 있었다 한다. 

오랜 세월 방치되어 대부분의 성곽이 허물어져 있다. 복원사업이 진행중이다. 

 

 

장수읍에서 바라본 팔공산이 듬직하다. 

2014년을 마감하는 번개산행이 되었다. 

 

 

 

서구이재(08:40) - 정상(09:50) - 자고개(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