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쥐가 아니라 두더지, 우리 동네에서는 뒤지기라 한다.
다만 색깔과 몸집이 유사할 뿐 두더지는 쥐가 아니다.
자세히 보니 생김새도 쥐와 영판 다르다.
튼튼한 앞발과 날카롭게 발달한 발톱, 다소 길쭉한 코는 개미핥기를 닮았다.
꼬리는 길 필요가 전혀 없는지 짧고 뭉툭하다.
흙을 뒤집어가며 땅 속을 기어 다니기 좋게 진화한 결과겠다.
눈구녁이 박혀 있는 자리는 있으나 눈알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다.
실제로 시력은 전혀 없다 한다.
이런 녀석이 잔디밭에 나타났다.
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단단하게 얽혀 있는 잔디 뿌리를 어쩌지 못한다.
잔디밭에는 아무런 피해를 줄 일이 없어 보인다.
예전 철쭉 삽목상에 난입하여 상당한 피해를 입힌 적이 있는데 이때를 제외하고 나는 이 녀석과 별다른 인연이 없다.
하도 오랜만이라 반가울 따름이다.
인삼 농사짓는 영태한테 말했더니 징허니 말질하는 놈이라고 적잖이 적개심을 드러낸다.
그래도 내 보기에 이명박이 닮은 쥐보다는 한결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