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사는 산새, 들에 사는 들새, 물에 사는 물새..
새들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이웃들이다.
새를 본다는 것은 새의 삶을 엿보는 것이니 우리의 관심과 관찰이 그들의 생활에 끼칠 영향을 무겁게 생각할 일이다.

수리부엉이는 산새인가, 들새인가?
녀석들은 산과 들의 경계에 산다.
암컷이 어딘가에 있겠는데 찾을 수 없다.
대놓고 다가가도 딸싹도 하지 않던 녀석,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황급히 퇴각,  다시 찾지 않으리라..

백두대간 산지에서 만난 검은머리방울새 무리는 일본잎갈나무 열매만 골라 조지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우리 집 지붕을 스쳐 뒷낭깥 소나무 위에 잠시 머물다 사라진 솔잣새 무리, 이 녀석들을 처음 본 것은 인적 드문 선운산 깊은 산중이었다.
십 수년 만의 만남, 올해 수백 마리 솔잣새를 봤다.

목련나무에 날아와 앉은 콩새

내장산 입구 상모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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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새가 노래할 계절이 왔다.
어둔 계곡 복잡한 돌틈과 잡목 사이를 누비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이미 늙어가더라.

쇠딱따구리의 배웅을 받으며 산을 벗어나 들판으로 나아간다.

방울새

또르르 또르르 방울새 노래하는 곳,

맹금은 들판에 머문다.
다소 꺼벙해보시는 녀석, 눈을 혼란케 하나 전문가의 눈매 앞에 장사 없다.
참매 어린 녀석이라 함.

큰말똥가리

큰말똥가리를 이리 확연히 가까이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다.

수리부엉이

한참을 찾았다.
아마도 알을 품고 있는 듯..

흰꼬리수리를 본다.
참수리가 아닌가 했으나..

솔개

하늘엔 솔개 떠다니고,

종다리

종달새 떼 지어 날아다니며,

세상 꺼벙한 독수리 모여 앉은 들판,
이곳은 줄곧 바다였던 곳 거전 벌이다.

솔개
솔개
큰말똥가리
큰말똥가리
잿빛개구리매
잿빛개구리매
솔개

맹금 천지, 눈이 어지럽다.

댕기물떼새 덩달아 기세를 올린다.

종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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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만 요란할 뿐 좀처럼 잡히지 않던 종다리가 포착되었다.
돌아오지 않을 화살이 되어, 탄환이 되어 날아간다. 과녁도 뚫을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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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리 어린 개체인가 하였으나 흰꼬리수리 성체.
어지간히 참수리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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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졌다 멀어졌다 반복하며 하늘을 호령하던..

이 녀석은 아마도..
흰꼬리수리 아성조,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다시 눈앞으로 다가왔으나 때마침 사진기가 방전되고 말았으니..
이제 내년에나 다시 보겠다.
새끼 쳐서 다시 오너라.
내 혹 몽골 들판으로 너희를
보러 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기대하지는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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