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거전 갯벌에서..
고부, 영원, 백산, 죽산 거쳐 광활 지나 진봉..
한 시간여를 달려 징게 맹개 너른 들판의 끝자락 만경강 하구에 다다른다.
내 처음 심포항에 간 것은 17년 전이었다.
포구엔 어선이 가득하고 거리엔 조개구이집이 즐비했더랬다.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고 소위 각종 개발행위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너무도 많은 것이 변했다.
바닷물 찰싹였을 해안 초소, 초병은 간 곳 없고 초소만 위태롭게 남았다.

갯벌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초지로 조성된 비 내리는 거전 벌에 새떼들이 날아다닌다.
무슨 바이오 생명용지라 하더라.


도로 끝에 이르니 아직 개발되지 않은 예전의 갯벌이 무성한 갈대밭으로 남아 있다.
다시 바닷물이 들어오게 되면 여기는 다시 갯벌이 될 수 있을 터인데..

솟대 위에 앉은 까마귀가 신령스럽다.

이 아이는 황조롱이..


큰말똥가리를 만나고..

하늘 높이 나는 외로운 노랑부리저어새를 본다.

꺼벙함의 극치, 독수리 녀석들..





난데없는 흰죽지수리의 용맹스럽고도 위엄 있는 비행과 착륙, 꺼벙한 독수리들이 조성한 평화를 깬다.
등빨에서도 독수리에 과히 밀리지 않더라.

흰점찌르레기 많았고..


흰죽지수리가 사라진 방향, 이 숲에 앉았겠다 싶은 곳을 찾았다.
요 있다 싶었는데..
그 녀석이 아니다. 녀석은 이미 검독수리로 변신해 있었다.
내 오늘 너를 찾아 예 왔노라. 한데 변신술을? 놀랍도다.
그나 저 주먹에, 저 발톱에 잡히면 뼈도 못 추리겠다.



흰점찌르레기 정말 많다.



비 내리는 날 다시 찾은 거전 벌은 흡사 몽골초원 호수 주변 습지를 방불케 했다.
내 갔던 곳이 어디였더라..






갈밭에서 움직이는 작은 녀석들은 죄다 북방검은머리쑥새.
다른 녀석을 찾았으나 허사였다, 비는 내리고..

비 맞으니 더욱 꺼벙하고 처량해보이는 독수리, 지금도 있으려나?
무사히 귀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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