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광화문
이곳은 본래
어쩌다 한 번 왕이 드나들던 자리
고관대작 뻔질나게 거들먹거리던 자리
가물에 콩 나듯 양반네들 몰려와
왕한테 엎드려 대들던 자리
어리석은 백성들 감히
고개조차 못 들던 지엄한 자리
갑오년 앞둔 동학도들 몰려와
복합상소 떠들썩하던 자리
그러나 그들 빈손으로 돌아가고
농민군으로 다시 돌아와
조선을 흔들었다네
운명을 건 싸움에
나섰다네
오늘의 광화문
넘쳐나는 깃발군중
이 싸움 끝나고 나면
우리 손에는 무엇이 남을까
이 싸움의 진짜 끝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역사에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