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막도는 고창군 상하면 구시포 앞의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이었다.
물이 많이 빠지는 사리 때면 배를 타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었고 썰물에 드러난 바위 틈새기에는 기(게)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가막섬 너머로 해 떨어지는 모습이 좋았다 하는데 한 번도 본 기억이 없다.
내가 처음 이 곳을 알게 된 때만 해도 가막섬 앞 드넓은 백사장과 갯벌에는 김을 양식하기 위한 말목이 즐비하게 서 있었고, 이 근방 사람들이 철 따라 물때에 맞춰 조개 캐고, 맛 잡고, 새우 잡고, 게 잡고.. 시끌벅적하게 장이 서다시피 하였다.
벌써 10년은 훌쩍 넘은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가막섬이 육지와 연결되었다.
구시포항을 국가어항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다.
구시포항을 국가 1 종항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은 원전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 문제로 고창 사회가 벌집이 되어 있던 2002년도에 발표되었다.
당시 구시포항 개발은 핵폐기물을 선적한 배가 들어오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지금은 1종항이 아닌 2 종항으로 격하되어 건설 중이다.
전액 국비 사업인데 예산이 제대로 배정되지 않고 있어 건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다.

개발이 완료되면 이렇게 된다고 한다.
그림 좋다. 오른쪽에 붙은 섬이 가막섬이다.

섬 너머로 보이는 곳이 영광원전이다.
사진을 크게 해서 보면 원전의 둥근 돔이 보이고 바다를 향해 수키로는 뻗어 들어간 방류제가 보인다. 
원전 내부를 돌고 나온 열폐수로부터 오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건설한 것이다. 
영광 쪽에서 빨아들인 바닷물이 원전 내부의 열을 식히고 고창 바다로 방류된다.
이 열폐수로 인한 해양 생태계의 파괴를 저감 시키기 위한 방안이 방류제다.
취수원인 영광 바다를 지키기 위함이다.
이 열폐수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고창 바다는 어찌 되었을까?
주장과 관점에 따라 차이가 많으나 분명한 것은 옛날 하고는 다르다는 것이다.
황폐화되었다.

가막섬에 꽃이 피었다.
섬이 온통 참나리 밭이다.

구시포 해수욕장의 민박촌이 보인다.

나라 전체가 온통 철책에 갇힌 거대한 감옥이던 시절이 있었다.
해안 철책이 철거되기 전 가막섬 해안초소는 그 철책에서도 한참을 튀어나온 최전방이었겠다.

구시포 앞바다, 혼자 하는 장태질이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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