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창립 20부년 기념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모델에 장모님을 비롯한 우리집 여성들이 뽑혔다.
본래 사진 찍을 사람으로 고창 주영태가 선정되었으나 탈탈 털고 십리는 도망가버리는 통에 내가 사진사가 되고 말았다.

한방의료활동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주 토요일.
간간히 비는 내리고..
처갓집 앞에서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초록이 싱그러운 땅콩밭을 배경으로 잡았다.
짧은 시간에 사정없이 찍어댔다.
농사일을 하지 않아 허여멀건한 각시 사진이 여농 포스타에 당췌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각시는 성내에서 하늘땅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 포스터를 구상하는건지 알 수가 없다.


큰딸은 도망가버리고 착한 막내가 남았다.
전여농에서 내려온 실무자가 무작정 환하게 웃으면 된다고 했다.


두부를 만드는 우리콩이 소품으로 등장하였다.


좀 의미심장하게 웃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문에 이렇게 되었다.


시선이 안맞는다.
먼 산 쳐다보면 사진기 쳐다보고..


"엄마,,  먼 산 쳐다봐봐"


"이롷코야?"

날아가는 새나 다소곳이 피어 있는 꽃이 쉽지 사람 세워놓고 찍는 사진은 정말 어렵다.

영태가 찍은 사진이다.


장모님은 막내처남과 함께 우리콩으로 손두부를 만드신다.
고창 바닥에서는 인정받는 제대로된 두부를 만들고 있다.
두부 한모에 막걸리 한잔 걸치면 그 맛이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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