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자동차에 경찰 특공대가 투입되어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평택에 함께 올라가자는 문자를 농민회 회원들에게 보냈다.
이에 호응하여 나온 영태, 훈이와 함께 평택에 당도하니 오후 2시 평택역에서 살인진압 규탄대회가 진행중이다.
하루 전부터 먼저 와 있던 오은미 도의원을 만났다.
쌍용차 정문 앞에서 구사대 놈들에게 얼마나 호되게 당했는지 아직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하신다.
그들은 이미 자본가들에게 영혼을 먹힌 좀비가 되어버렸다는 인터넷 언론의 기사가 생각난다.

집회를 마치고 쌍용차 앞에 가니 정문 일대는 '정상조업'이라는 빨간 완장을 찬 구사대들과 경찰이 완전히 점거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 외벽에 내걸린 '총파업'이라 쓰인 대형 현수막과 옥상에 나부끼는 붉은 깃발은 아직도 건재하다.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어 정문 쪽으로 진출하려는 시도를 해보지만 집회 대오조차 잘 형성되지 않는다.
경찰 장벽은 견고하고 그 뒤에는 우리를 위한 새총을 준비했다는 구사대 놈들이 포진해 있다. 
더구나 대열 중간쯤에서 언제든지 허리를 자르겠다는 의도를 강하게 내보이며 배치되어 있는 기동대 차림의 경찰 무리들이 팽팽한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어느 누구도 감히 차도에 내려서지 못하고 인도에 모여 있다.
이건 뭐 집회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니다.
그러나 경찰은 아랑곳 않고 해산방송을 몇 차례 내보내고 인도에 선 사람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더니 강제해산을 시작한다.
예상대로 경찰들이 허리를 치고 들어온다.
사람들은 여전히 인도를 통해 후퇴하고 있다.
물대포를 뒤집어쓴 대학생을 놈들이 찍어서 연행하려 한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인도에 서 있는 사람 왜 연행하려 하느냐고 강하게 항의하며 연행을 막았다.
피하는 학생을 놈들이 다시 뒤쫒는다. 다시 실랑이가 벌어지고..
전경 아이 하나 내 팔짱을 슬며시 끼더니 집시법 어쩌고 우물거리며 연행하려 한다.
"놔이 씨벌놈아 인도에 가만히 서 있는 사람한테 무슨 집시법이여이 X같은 자식들아"
된욕을 퍼무으며 강하게 뿌리치니 계면쩍은 듯 슬며시 놓고 물러난다.
용케 물러터진 녀석을 만나 연행을 모면하였다.
그런데 그 사이 같이 올라간 영태와 훈이가 연행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사지가 들려 연행되는 그들의 모습이 민중의 소리 카메라에 잡혔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
그날 도로를 점거하고 차량통행을 방해한 것은 경찰놈들이다.
인도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도로를 내달려 인도에 있는 사람들을 연행해갔다.
분노한 사람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항의시위를 펼쳐보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몰려든 경찰들에 밀려 하염없이 후퇴를 거듭하였다.
대체 불법은 누가 자행하고 있는가?

다음날 쌍용차 노조는 77일간의 목숨을 건 투쟁을 마무리하였다.
진정 용기있는 선택을 하였다.
명예롭게 퇴각하는 그들의 모습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5일 쌍용차 앞에서 연행된 사람들은 아직 석방되지 않았다. 
이른바  '48시간'을 꽉 채워 오늘 해질 무렵이나 되어야 석방될 듯 하다.
쪼잔한 검사나리 자신에게 부여된 '48시간'의 권력을 만끽하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모양이다.
나는 지금 함께 연행되지 못한 미안함을 안고 연행된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