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의 돼지고기 맛에 취해, 표선 바닷바람의 상쾌함에 취해 밤늦도록 마신 술로 늦잠을 자고 말았다.
지미오름에 올라 성산포와 우도의 미명을 보겠다는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다.
늦었지만 간다.
제주도의 땅 꼬랑지를 아니 밟을 수 없다.
우도 가는 길목에서 바라본 지미오름은 땅끝이라는 이름값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잘 다듬어진 등산로에는 갖가지 꽃이 피어 있다.
꽃을 찍어가며 오르니 꽤 가파른 등산로를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쉬엄쉬엄..
오름 정상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우도와 성산일출봉, 그리고 종달리 들판과 민가의 지붕을 바라보는 맛이다.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서로를 향해 달려가 상봉 직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미오름은 새벽 미명에 오를 일이다.
그랬어야 했다.
새벽 미명의 불빛과 뿌옇게 밝아오는 동녘, 그리고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