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구를 벗어나 시내로 접어드는 길, 이중섭 미술관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띄어 차를 세우고 올라가 본다. 폭낭(팽나무)이 지키는 이중섭 미술관으로 오르는 골목길. 이것이야말로 본래 의미의 올레길이다.
이중섭 화가가 전쟁을 피해 1년 여간 머물렀던 거주지의 방 내부. 당시 거주했던 집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화가는 이곳에서 '서귀포 환상'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을 창작하였다고 한다. 화가는 소를 참 좋아했던 모양이다. '소의 말'이라는 작가의 시가 벽에 붙어 있다.
소의 말
높고 뚜렷하고 참된 숨결
나려 나려 이제 여기에 <고웁게 나려
두북 두북 쌓이고 철철 넘치소서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
아름답도다 여기에 맑게 두 눈 열고
가슴 환히 헤친다.
이중섭 미술관 옥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귀포 앞바다. 왼쪽에 보이는 것이 섶섬, 오른쪽이 문섬이다.
화가는 이 위치에서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그렸다 한다. 세월은 흘러 사람 사는 풍경은 바뀌었으되 섶섬은 그대로 그 자리에 박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