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농촌 마을을 방문했다. 

그래도 한시간은 넘게 달려간 듯..

버스에서 내려 마을 진입로를 걸어가는 동안 참깨, 옥수수, 벼 등이 자라고 있는 논과 밭 사이를 지난다. 

넓은 농지와 숲, 한적한 시골길은 우리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았다. 

다만 놀리는 땅 없이 조밀하게 경작하는 우리와 달리 풀밭도 있고 작물 생육상태도 그렇고 모든 것이 좀 널널해보인다. 

땅뎅이가 넓으니..

아직 인구의 70%가량이 농촌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하는데도 역시 시골은 한적하고 넉넉해보인다. 

닭장 속을 벗어나니 숨통이 트인다. 




미리 알고 있었을까?

낯선 외지인들이 나타나니 어린 아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맨발의 아이들.. 애들 상태가 우리 클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마을에 택시 한대만 들어와도 신기해서 몰려가 구경하던 시절이 있었다. 

신발 착용율은 우리가 좀 더 높았던 듯.. 나보다 약간 웃대 선배들한테 어땠었는지 물어봐야겠다. 

최소한 30~40년은 거슬러올라야 마주할 수 있을 풍경, 다른 그 무엇보다 애들 많은 촌 동네가 부럽기 짝이 없다. 

우리 애들은 다 어디로 가부렀을까? 

아이들 소리에 다른 일정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 같이 사진을 여러장 박아주고 간신히 아이들을 진정시켰다. 



농가 벽돌담 위로 공작이 유유히 걸어간다. 

공작은 인도의 국조, 야생으로 살아간다. 



간담회가 시작되었다. 

간담회에는 인도농민연합(BKU) 유피(우타르 프라데시)주 책임자, 유피주 국회의원, 마을의 농민운동가 등이 배석하였다. 

인도농업과 농민들의 실정, 인도 국가식량보장법 시행과 관련한 질의와 응답, 약간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의사소통이 잘 되질 않는다. 애들하고는 통역 없이도 무리없이 교감이 되는데 어른들끼리는 통역을 세워놓고도 애를 먹는다. 

농민들 사이의 정은 쉽게 오고가지만 각자의 현안을 놓고 벌이는 토론에는 지장이 많았다. 

농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관심, 농업정책 전반에서 우리와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우리가 듣기에 부러운 말들을 많이 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별도로..



짜이, 정확한 맛은 기억나지 않지만 좋았다. 




좌담회를 마치고 마을 순례에 나선다. 

왁자지껄한 아이들 소리가 온 마을에 싱그럽게 울려퍼진다. 

애들하고는 분명히 대화가 되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씨름 한판, 누가 이겼을까? 짐작해보시라. 지붕을 갖춘 씨름장이 있었다.

이놈들 자기 전에는 씻으려나? 우리는 안씻는다고 무던히 얻어들으면서 컸다. 



평상 하나 펴놓으면 세상 부러울 것 없겠다.



대부분의 집들이 숲 속에 들어앉았다. 



농가 내부, 바닥이 온통 대리석이라 발바닥에 전해지는 느낌이 시원하다. 

아래 웃통 벗은 양반네 집인데 꽤 부유한 사람인 듯.. 돈 없어서 신발을 못신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내가 무섭게 생겼나? 섀끼 꽁지 빠질라.




아~ 애들 천지, 부럽다, 부러워..






인도 사람들은 모든걸 신격화한다. 

농민은 먹을것을 공급해주는 신이라 하여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다 했다. 

심지어 손님도 신, 자신들의 모든 것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정성을 다해 진심으로 손님을 환대한다.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와 배웅을 뒤로 하고 다시 닭장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