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만에 나선 오랜만의 산행, 
통 크게 지리산으로 잡았건만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노고단에서 반야봉 찍고 피아골로 하산하려 했으나 임걸령에서 눈물의 퇴각.. 
다시 노고단에 이르니 비가 그치고 지리산은 역동적인 구름바다를 보여주었다. 


비 내리는 마산 상사마을의 아침. 
드라마틱한 하루를 기원하며 드라마틱 모드로.. 
앞집 지붕이 꽤나 이국적이다.  
앞에 보이는 산은 사성암이 있는 오산.


성삼재에 차를 두고 산을 오른다. 
노고단 대피소를 앞둔 마지막 고바위..

노고단 전망대. 
무얼 보시나? 
소 둠벙 쳐다보는 것도 아니고..

예까지 오느라 고생했다는 산의 배려, 맛배기로 살째기 속살을 보여주었다.

 
 


내리는 빗줄기 사이로 간간이 산이 보인다.  
임걸령에서 목 축이고 퇴각을 결심한다. 
반야봉에 오른들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이라 애써 위로한다. 


돌아오는 길, 서짝 하늘이 빤하게 밝아온다.  
왕시루봉 능선이 시원하다.  
빗줄기는 가늘어지고..


그냥 갈 수 없지.. 
노고단을 다시 오른다. 

 
 
 


노고단 돌탑 위에 좌정한 마고할미가 인간세상을 굽어보는 듯.. 
사진을 박는 사람들의 몸짓이 천진하다.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이런 하늘이 좋다. 
개벽예감,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골골이 피어오르며 격렬하게 움직이는 구름이 전환기를 사는 우리 민족의 역동적 삶을 보여주는 듯.. 
서짝 끄트리 아스라한 곳, 파란 하늘이 열리고 있다.

 


구름에 휩싸인 반야봉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제는 밤이 찾아와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에 싸인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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