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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

홍도 깃대봉

농사꾼 조선낫 농사꾼 조선낫 2017.09.14 15:36

처음 가보는 홍도, 섬 여행은 늘 설래인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깃대봉으로 달린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섬을 굽어보고 싶었다.
왕복 십리길, 섬 주변을 한바퀴 도는 유람선을 타려면 점심밥 포기하고 두시간만에 다녀와야 한다.
나이 50을 갓 넘긴 고향 친구들, 한놈도 따라 나서지 않는다.
아무래도 우리는 몸보다 맘이 먼저 늙어가는 모양이다.  


얼마간 오른 전망대에서 섬을 굽어본다.
눈 아래 홍도 1구. 등 뒤 깃대봉 너머 홍도 2구, 사람 사는 마을은 단 두개 뿐이다. 
사실상 대다수 주민들이 1구에 밀집해 산다고 보면 되겠다. 

잘 닦아놓은 판데기길이 끝나고 숲길로 접어든다.
정상에 이르도록 길은 줄곧 이렇다. 
홍도 1구와 2구를 잇는 유일한 육로, 상록수 울창한 어두운 숲길이 다소 답답하기조차 하다. 

해양민속과 불교의 결합이라..
미륵이라는데 내 눈에는 핵탄두로도 보이고 수소탄으로도 보인다. 

콩짜개덩굴

큰유리새(1회 겨울깃),
깃털로 보아 올해 태어난 녀석이다. 

드디어 깃대봉

바다는 저 멀리, 보이는 건 산봉우리들..
조망이 좋지 못하다. 
사면팔방으로 섬 구석구석을 볼 수 있으리라던 기대가 심히 멋적다. 

애써 오른 깃대봉의 밋밋함이 몹시 실망스러웠다.
시간이 없어 곧 다시 내려가야겠는데 청띠제비나비 몇마리 곁을 두지 않고 쏜살같이 날아다닌다. 
청띠제비나비는 지난해 울릉도에 가서야 대면한 남쪽나라 나비, 그저 눈길만 준다. 
그런데 낯선 나비 한마리 느릿느릿 날아와 주위를 어슬렁거린다. 
느리긴 하나 분주하여 영판 성질 둗군다. 
어떤 녀석일까.. 도감 들여다보면 알 수 있겠지 했는데 모르겠다. 
날개 밑면은 남방오색나비와 닮았지만 확신하기 어렵다. 
혹 생겨난지 오래 되어 날개 닳아진 암붉은오색나비일 수도 있겠으나 차이가 꽤 크다. 

날개 윗면은 암붉은오색나비 수컷과 유사하지만 이 역시 다소 차이가 있어보인다.
남방오색나비나 암붉은오색나비나 국내 토착종이 아닌 길 잃은 나비로 취급된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상 사진 자료도 풍부하지 않아 이건지 저건지 단정하기 어렵다. 
혹 알지 못하는 제3의 종일 수도 있겠으나 그 역시 알 수 없다. 
하 이것 참..
물어볼 데를 찾아야겠다. 

나비 따라다니다 유람선 놓칠 뻔 했다.
나는 듯이 뛰어내려와서야 겨우 마지막 승선자가 되었다.
바위에 기어오르는 거북이가 보이시는가?
잘 안보여도 보인다 하시라. 마이크 잡고 침 튀기는 안내원 아자씨한테 혼날 수 있다. 
홍도는 유람선 타고 한바퀴 돌아보는 맛에 가는 모양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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