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림 저수지 아래 눈 쌓인 들판을 간다. 

뚝 너머 저수지 가득 가창오리 떼 웅성거리고, 하얀 들판 너머 두승산 떠 있는 곳,
그동안 보이지 않던 가창오리는 엊그제 눈 오는 날 다시 왔다 한다. 

불가촉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가창오리, 

그러거나 저러거나 가창오리 떼는 창공을 자유로이 오간다. 

오히려 사람들이 발이 묶였다. 지금 우리 동네는 아무나 들어오지 못한다. 
물론 형식적인 것이지만..

실로 오랜만에 눈 내린 들판에 새 둘러보러 간다. 

 

 

눈 쌓인 논바닥을 뒤지는 한 무리 새떼를 발견했다. 

그냥 보기엔 참새떼, 그런데 덩치가 좀 크다. 나는 품새에 지저귀는 소리까지 다르다. 

음.. 종다리들이로군, 그렇게만 생각했다. 

그런데 집에 와 살펴보니 비슷하지만 제각각이다. 헷갈리는 멧새류, 들여다보자니 눈이 침침해진다. 

이 녀석들, 종다리가 아니다. 뭐지?

 

 

알쏭달쏭하던 차에 결정적 단서를 찾았다. 
풀에 앉은 저 새. 발톱이 길다. 아~ 긴발톱멧새로구나. 확신하게 되었다. 

최종적으로 전문 감별사의 자문까지 구했으니 틀림이 없다. 

 

 

긴발톱멧새, 낟알을 물고 있다.

 

 

이 녀석들은 또 누구? 뺨이 붉어보이지 않지만 붉은뺨멧새다. 
이 녀석들은 매년 이 들판에서 월동한다. 
드문 여름철새, 드문 나그네새, 또는 극히 드물게 월동한다는 귀한 녀석들이다. 

 

 

이것들이 종다리, 옛 이름 노고지리. 

흔한 텃새였다는데 지금은 귀한 텃새, 흔한 철새로 바뀌었다. 

봄이 오면 징하게 종알거리며 하늘 높이 비상하는 노고지리를 이제는 쉽게 볼 수 없다.  
소 치는 아이도 없다. 

 

 

황조롱이

 

 

정지비행, 먹잇감을 찾고 있다.

 

 

기러기 네 마리 줄지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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