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 보일러 옆 덤불 속에서 겨울을 나는 굴뚝새, 
보일러 장작 넣는데 찍찍거리며 분주하게 왔다리 갔다리..
단 한 마리가 매년 오는데 같은 녀석인지, 대를 이어 찾아오는지는 알 길이 없다.  

새들의 앞모습은 고약하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는 듯..

그것은 내 감정이 이입되었을 뿐, 녀석은 먹잇감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물속 작은 벌레들을 잘도 건져낸다. 

이얍~

짠!!

콩새 한 마리 날아와 풀씨 볼라 먹다 날아가고 나도 들판으로 나간다. 

종다리 떼 뭐라 지저귀며 논바닥에 내려앉았다 일제히 날아올랐다 반복한다. 

눈을 씻어가며 찾는다. 
8마리 종다리가 날거나 앉아 있거나..

황새 열댓 마리 무리 지어 있다 날아가 버린다. 
날아갈 거라 예상치 못한 거리, 녀석들 되게 까칠하다. 
갈대밭에 다가가 스윈호오목눈이를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고,
북방검은머리쑥새가 불쑥 튀어나온다. 

불렀수? 너 말고 스윈호..

뭐라 욕하는 듯..
이내 날아가 버린다. 

 메추라기 한 마리, 아뿔싸 늦었다. 갈대밭 속으로 숨어 버리고..
10여 년 전 날아가는 뒷모습, 꼬랑지만 찍었던 아쉬움이 되살아온다.
이때여 불쑥 튀어나온 녀석, 무슨 울새 느낌 진하더니 돌아와 확인해 보니 흰눈썹울새다. 
대박 사건, 얼마만의 종추가인가?

흰눈썹울새

국내를 드물게 통과하며, 극히 적은 수가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월동한다.
그러니 녀석은 월동 중인 것으로..

오래 머물지 않았다. 
녀석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흑두루미 무리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로 움직이는 작은 패거리, 그 속에 흑두루미와 검은목두루미 사이에서 나온 교잡종이 있다. 

깃털이 흑두루미보다 밝고 검은목두루미보다 어둡다. 
검은목두루미에 비해 앞목의 검은색 폭이 좁고 약하다. 

또 다른 작은 패거리, 캐나다두루미 다 큰 녀석과 검은목두루미 어린 새, 흑두루미 서너 마리가 따로 또 같이 움직인다. 

캐나다두루미 성조(왼쪽) 검은목두루미 유조(오른쪽)

녀석들, 고창에는 처음인 것으로..
과거 어느 때 왔었을 수도 있겠으나 관찰 기록이 없으니 고창 방문의 해를 맞아 찾아온 귀빈이 아닐 수 없다. 

쇠황인지, 그냥 황인지 알기 힘든 녀석..
가슴의 폭넓은 줄무늬, 흰 눈썹선을 보면 쇠황조롱이인 듯도 하고, 눈썹선이 너무 약해 아닌 것도 같고.
참고로 쇠황은 겨울철새다. 

유수지의 노량부리저어새, 좀 추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