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솔부엉이가 움직일 시간이 얼추 되었다. 
아무래도 한번 앉았던 나무를 먼저 쳐다보게 되는데 바로 그 자리에 솔부엉이가 앉아 있다. 
하! 그런데 오늘은 두마리가 한 나무에 앉아 있다. 
나무 밑에서 아무리 왔다 갔다 해도 "우리 오늘은 여그서 딸싹도 안할라요" 하듯이 그냥 앉아 있다. 
"그럼 나도 일 좀 더 해야 쓰겄다" 하고 낭깥에 뻗어들어온 대나무를 한바탕 베어내고 다시 가보는데..
솔부엉이 두마리 공중에서부터 엎치락 뒤치락하더니 할아버지 산소 앞 잔디밭으로 떨어진다. 
이 녀석들 싸우느라 뽀짝 다가가도 달아날 생각이 없다.  


달아날 생각이 없는 정도가 아니다.
나더러 쩌리 가라고 위협하는 듯 하다.
"부엉이 쌈 하는거 첨 보슈"


"신경 끄시고.."


"사람은 가라!"


"이걸 그냥 칵.."

내외간일까? 형제간일까?
짜식들 싸우려거든 좀 환할 때 싸울 것이지..
엎치락 뒤치락 하는 장면들은 건질 사진이 하나도 없다.
한참을 다투던 솔부엉이, 이내 한 녀석이 항복을 한다.
"삐유~ 삐유~" 하고 들어보지 못한 고음의 가냘픈 소리를 연속해서 낸다.
아무래도 항복선언임이 분명하다.
이내 싸움이 종식되고 녀석들이 날아가버렸다.


"항복~" "항복~"


"항복이라고~!"

솔부엉이 녀석들 별걸 다 보여준다.
작년에 처음 본 솔부엉이들은 나를 협박하였다. 

2008/08/06 - [새 이야기] - 솔부엉이에게 협박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