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길 잃은 새 검은바람까마귀를 보다.
길 잃은 새 검은바람까마귀를 보다.
2008.11.21못 보던 새가 전깃줄에 앉아 있다. 언뜻 보니 직박구리 비슷한데 몸이 검고 자세히 보니 자태가 영 다르다. 새 전문가들이 많이 계신 사이트에 문의하니 '검은바람까마귀'라 한다. 번지수를 잘못 찾은 녀석을 제외하고는 본래 우리나라에 올 새가 아닌지라 길 잃은 새, '미조'로 분류한다 한다. 주로 홍도 등지에서 드물게 관찰되던 것이 요즘은 점차 그 관찰 범위가 북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 녀석임을 알고 나니 못보던 새 반갑다는 생각보다는 날이 갈수록 따뜻해지는 날씨 변화가 심난스럽게 다가온다.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 했다. 일기와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농민들이다. 음력을 위주로 하면서도 태양력을 채용하여 농사일을 가늠하던 절기가 갈수록 잘 맞지 않는다. 어른들은 씨 뿌리는 시기를 혼란..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2008.11.21초등학교 시절 우리는 '애국조회'라는 이름으로 월요일마다 운동장에 도열하여 교장 선생님의 일장훈시를 들어야 했다. 절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무료함에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늘 우리 머리 위를 맴돌던 새가 있었으니 바로 '방달이'다. 우리는 늘 하늘의 방달이를 보며 교장 선생님의 훈시를 귓전에 흘려보냈다. 애국조회를 생각하면 바로 연상되는 그 방달이..지금 하늘에 떠 있는 이 녀석(말똥가리)들이 그 방달이일까? 어디선가 새매 한마리 날아와 다투는 듯, 싸우는 듯 함께 선회한다. 고창 옛 어른들 어린아이 어르는 말에도 방달이가 나온다. 방바닥에 드러누워 비행기 태우듯 위로 쳐들고 흔들어대며 노래 부르듯 얼러대는 소리.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쇠청다리도요
쇠청다리도요
2008.11.04여름내 자주 들르던 방죽에 오랫만에 가보았다. 오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방죽을 부지런히 더듬는 새들이 눈에 띈다. 청다리도요인지. 쇠청다리도요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리 저리 비교한 결과 쇠청다리도요쪽에 가까와보여 제목을 그렇게 붙여보았다. 혹 동정요결을 아시는 분이 지적해주신다면 고마운 마음으로 정정하거나 확정할 수 있을 터인데..
바다직박구리
바다직박구리
2008.10.03우리동네 사는 직박구리는 시끄럽기 그지없는 새이다. 오죽 시끄러웠으면 어떤 동네에서는 '떠벌이새'라고 부르기도 할까? 그런데 바닷가에서 보이는 '바다직박구리'는 자태도 곱거니와 지저귀는 소리 또한 청아하기 그지 없다.
가마우지
가마우지
2008.10.01우도에서.. 휴식중인 해녀들인줄 알았습니다.
흑로
흑로
2008.09.25술기운이 도도하게 올라 어스름 바닷가에 게슴츠레 앉아 있는데 시커먼 새 한마리 눈 앞에 오락가락합니다. 저거이 '흑로'인가보다 하였더니 맞네요 흑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녀석인 줄 알았으면 좀 더 성의껏 박아둘 걸 그랬습니다. 하긴 앉은 자리에서 찍고 말기를 잘 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님 술기운에 코가 깨졌을 수도.. 코는 괜찮은데 사진기가 깨졌을 수도..
물빠진 저수지에 가시연만 남았습니다.
물빠진 저수지에 가시연만 남았습니다.
2008.09.17고창에서 정읍을 가다보면 큰 길 가에 있는 주동저수지. 늘 오가면서도 사진기 들고 들어가보기는 처음이다. 예전에 없던 가시연이 있어 한번 보러 간다는 것이 오늘에서야 실행된 것이다. 그런데 그만 저수지 물이 빠져 다소 흉칙한 몰골을 하고 있다. 본래 썩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지만 물밖으로 드러난 맨몸둥아리가 괴기스럽기조차 하다. 곷은 이미 졌는데도 열매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자칫 내년에는 이곳에서 가시연을 다시 불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방장산에서 만난 새 - 곤줄박이, 쇠박새, 붉은머리오목눈이
방장산에서 만난 새 - 곤줄박이, 쇠박새, 붉은머리오목눈이
2008.09.17
여름 막바지 방장산 능선 위의 꽃들
여름 막바지 방장산 능선 위의 꽃들
2008.09.17엊그제가 추석이었지만 아직 가을이라 하기에는 이르다. 유난히 주석이 빠른 탓도 있지만 더위 또한 쉽사리 물러나려 하니 않고 있다. 요즘도 일을 할라 치면 흐르는 땀이 여름 못지 않다. 방장산에 올라보니 역시나 가을이 아직 오지 않았다. 여름꽃들이 아직도 기세가 등등하다. 가을꽃들은 아직 꿈꾸고 있다.
자라풀, 가시연, 마름
자라풀, 가시연, 마름
2008.09.13지난번 가시연을 담았던 방죽에 다시 가봤습니다. 돌아온 사진기와 렌즈를 가지고... 가시연꽃이 부쩍 컸더군요. 곧 열매를 맺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옆에는 개체수는 많지 않지만 가시연의 위용에도 꿇리지 않는다는 듯 자라풀이 하얀꽃을 소담스레 피워 올렸습니다. 논병아리들은 얼마나 컸는지 이제 어미와 떨어져서 각자 노닐고 있고 쇠물닭 고딩정도 되어보이는 아이들도 여러마리 보입니다. 자그만 방죽이 풍부한 생태상을 보여줍니다. 가시연. 개구리 한마리 찬조출연합니다. 자라풀. 흰 꽃잎이 청초해보입니다. 잎모양이 자라를 닮아서 이름이 붙었나 했더니 잎 뒷면에 자라 등껍질과 같은 무늬가 있어서 이름이 그렇답니다. 마름. 지주와 소작인 사이에서 작인을 착취하고 농간하던 그 마름은 아닙니다.
사진기가 돌아왔습니다.
사진기가 돌아왔습니다.
2008.09.13사진기는 절대 함부로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알았습니다. 열흘이 넘게 걸려서 수리를 마치고 다시 돌아왔는데 어지간한 중고 사진기 가격만큼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잡아보니 왜 이렇게 무거운 건지.. 겁나게 무겁게 느껴집니다. 아침나절에 집 주위를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가시연
가시연
2008.09.06논병아리 찍느라 자주 다니다가 오랜만에 와서 보니 가시연꽃이 피어 있습니다. 몇해전 언젠가는 온 방죽에 가시연만이 가득 찬 적이 있었는데 그 이듬해에는 갑자기 사라져버리더군요. 이제 겨우 몇개체가 남아 "나 여기 있노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가시연은 가시가 돋아난 큰 잎이나 제 잎을 뚫고 꽃대를 피워올리는 우락부락한 행태와 달리 단 1년밖에 살지 못하는 한해살이 풀입니다. 매년 다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결실을 맺어야 하는 탓에 뭔가 조건이 마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길을 가다 보면 종종 자그마한 저수지에 가시연이 온통 뒤덮힌 것을 볼 수 있어 가시연이 귀하다 하나 '과연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고창에서 정읍 가는 길목 주동 저수지에도 가시연이 한쪽 수면을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