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사진기가 뿌서져부렀다.
사진기가 뿌서져부렀다.
2008.08.31길가에 날아다니는 새를 찍고자 사진기를 조수석에 올려놓고 다니는 일이 많다보니 급정거하게 되면 사진기가 차바닥으로 굴러떨어지는 일이 종종 생긴다. 급기야 렌즈 끼우는 링이 휘어져서 교환코자 수리점에 보냈는데... 직원 말씀이 "눈에 보이는것 말고 내상도 있을 수 있으니... 미러 박스를 교환해야 할 수도 있고... 이러저러해서 최소 수십만원은 장만하고 계시라" 한다. 한 1주일 걸린단다. 요즘같은 돈가뭄에 수리가 된다 한들 제때 찾을 수 있을지... 하늘에서 돈비가 내려야 할 듯. 사진기 찾으면 안전띠 채우고 다녀야겠다. 하릴 없이 창고를 뒤적여본다.
조문하는 제비
조문하는 제비
2008.08.20새도 조문을 한다? 까치들이 죽은 동료를 위해 조문한다는 것은 농민들 사이에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다. 올 봄 땅콩밭에 극성스럽게 달려드는 까치를 공기총으로 잡았을 때 직접 경험한 바 있다. 까치 수십마리가 밭머리에 날아와 죽은 까치 주위에 한동안 머물며 시끄럽게 짖어댔던 것이다. 그러고는 잠시 밭에 오지 않다가 하루 이틀 후에는 다시 날아와 땅콩밭을 헤집고 다녔다. 그러면 또 잡고... 그러기를 10여마리, 땅콩은 다시 떼워 심고. 근 보름이 넘게 까치와 전쟁을 치룬 바 있다. 까치라면 이가 갈리는 것은 다만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며칠전 조문하는 제비를 봤다. 길 복판에 죽어 있는 제비 한마리를 두고 수십마리의 제비들이 날아와 전기줄에 조용히 앉아 있다. 그리고 차들이 오가는 길바닥에 많게는 10여마리..
새호리기
새호리기
2008.08.17'새호리기'인지 '새홀리기'인지 이름이 섞여 쓰이는 녀석이다. 작은 새를 잡아먹는 맹금류임을 감안하면 '후려 잡는다'는 의미가 연상되는 '새호리기'가 더 어울린다 생각된다. 지난봄 부안면 간척지에서 처음 본 후 한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얼마 전 중앙 저주지에서 물새들을 찍고 있던 중 머리 위에서 맴도는 녀석을 볼 수 있었다. 그저 '황조롱이'려니 했는데 집에 와 확인하니 이 녀석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날 날이 있으리라.
솔부엉이에게 협박당하다.
솔부엉이에게 협박당하다.
2008.08.06동네 뒤 솔 낭깥. 밤새 부엉이 우는 소리는 이짝 저짝에서 나지막이 들리곤 하는데 그동안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허실 삼아서 한번 들어가 봤다. 아! 진짜 있다. 늘 거기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두 마리가 몇 차례 자리를 이동하더니 아예 한 군데 틀고 앉아 다시 날지 않는다. 사진 찍는 나에게 갖은 표정 지어 보이더니 졸렸던지 눈을 감는다. 부엉이를 이리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인데 참 별난 놈들이다. 그런데 집에 와서 큰 화면으로 보니 이 녀석들이 나를 은근히 협박한 듯하다. 귀여운 놈들.
꺼병이
꺼병이
2008.08.04이정도 크기의 새끼꿩은 본 적이 없다. 해서 뭐 꽤나 신기한 새라도 발견한 줄 알았는데 어린 꿩임이 틀림없다. 사람으로 치면 중고딩 정도 되는... 상당히 이쁘다. 좀 더 가까이 하고 싶어 사진기를 들고 다가가니 투신하듯이 '철푸덕' 하고 뛰어내렸는데 순간 종적이 없다. 하! 그놈 되게 빠르다.
깝작도요
깝작도요
2008.08.04가끔은 이런 새들이 있어 내 사진기도 빛을 발한다. 150mm에 두배 컨버터로 버티는 터라 내가 충분히 새들 속으로 잠입하거나, 가끔은 어렇듯 느닷없는 새들을 만나거나... 대략 2.5m정도의 지근거리에서도 달아나지 않고 한참을 모델이 되어준 '깝작도요'가 고맙다. 깝작도요 도요목 / 도요과 날개길이 10~11.8 cm 부리는 곧으며 머리와 거의 같은 길이이다. 깃털의 빛깔은 담갈색이고 꽁지의 아랫면은 희다. 봄, 가을 각지의 강가나 호수, 바닷가에 서식하며 1마리 또는 2~6마리의 작은 무리를 이룬다. 먹이는 주로 곤충을 잡아먹는다. 4월 하순~7월 상순에 한배에 3~4개의 알을 낳는다. 꽁지를 상하로 흔드는 습성이 있다. 분 포 : 북반구의 북부 북극권 월 동 : 동남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논병아리와 삐애기
논병아리와 삐애기
2008.08.03다른 동네에서도 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삐애기 눈물'이라는 말이 있다. '눈꼽만큼도 안되는' 아주 적은 양을 일컫는다. 여기서 삐애기는 병아리 새끼, 많은 사람들은 병아리 새끼가 어딨냐고 웃고 만다. 그런데 요즘 방죽이나 둠벙에 가면 이 삐애기들이 시글시글하다. 엄마를 부르는 삐애기들, 삐애기를 부르는 병아리 소리로 제법 소란스러울 지경이다. 이 삐애기들의 소리가 영락없는 병아리 소리다. 그래서 논병아리라는 이름이 붙여진듯 하다. 어미인 논병아리들은 새끼들 먹여 키우느라 여념이 없다. 어미들은 연신 잠수를 거듭하며 물고기를 사냥하지만 열번에 한번 정도만 성공하는 듯 하다. 그것만으로는 제 배 채우기도 힘들터인데 물고기 말고 풀이나 벌레도 잡아먹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어미는 바쁘다. 어미가 잠수에 들어..
고창 부안면 앞 갯바닥.
고창 부안면 앞 갯바닥.
2008.08.01고창의 상하, 해리, 심원, 부안면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에는 해수욕장도 있고, 무엇보다도 드넓은 갯벌이 있다. 이 중 부안면 앞은 줄포, 곰소로 이어지는 곰소만 깊숙한 곳. 간척지 논과 분리되는 제방으로 난 길을 따라 차를 몰아봤다. 물이 빠진 갯가에는 다양한 종류는 아니지만 꽤 많은 수의 새들이 날아와 있었다.
물총새가 나를 보고도 안도망갔다.
물총새가 나를 보고도 안도망갔다.
2008.07.24넓은 평야지가 아닌 낮은 구릉지대가 이어지고 자그마한 들판이 있는 그런 들을 '고라실'이라고 한다. 그런 곳에는 소규모 저수지인 '방죽'과 그보다 더 작은 '둠벙'들이 있어 농용수를 댄다. 거기에는 대개 어리연, 노랑어리연, 가시연, 마름, 줄 등의 수생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그런 것들을 사진에 담기 위해 다닐 적에는 새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꽃은 잘 안보이고 새들만 보인다. 참 이상도 하지... 어제 농약을 사가지고 내려오는 길에 자그마한 방죽에 들렸다. 논병아리가 보인다. 그리고 방죽 가상을 돌다가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물총새 두마리와 마주쳤다. 갑자기.. 반사적으로 몸을 낮추고 사진기를 들이대는데 이놈들이 안도망간다. 나를 빤히 보면서도.. 몸 드러내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한 이백방..
'흰배뜸부기'가 우리 논에 날아들었다.
'흰배뜸부기'가 우리 논에 날아들었다.
2008.07.21작년에는 이런 녀석도 왔었다. 2008/07/21 22:19 한 1주일쯤 되었을까? 해질녘 논에서 개치고 있는데 아래 저수지 쪽에서 뜸부기 소리가 유혹한다. 하지만 뜸부기 쯤이야 서너차례 사진에 담아본지라 꾹 참고 일을 계속한다. 한데 좀 묘한 소리가 섞여서 들리기 시작한다. 뜸부기 소리보다 다소 높은 음정과 빠른 박자로 울어대는... 뜸부기 소리같기는 한데 아닌 소리. 한번도 들어보진 못했지만 저거이 '쇠뜸부기사촌'쯤 되는 녀석인가보다 하고 미루어 짐작해본다. 일을 좀 서둘러 마치고 소리나는 곳으로 가보았다. 우리 논 아래 가물치 키우던 양어장 방죽에서 소리가 난다. 다가가보지만 줄이 들어찬 수풀 속에 숨어있는 녀석의 모습을 찾을 재간이 없다. 그 후로 며칠간 꼭 일하는 석양에 울어대거나 내가 집에 없..
논병아리
논병아리
2008.07.21홀로 외로이 노니는 논병아리를 보았다. 눈이 무서운 놈. 논병아리 영문명 Little Grebe 학명 Podiceps ruficollis poggei REICHENOW 몸길이 2.10 성별차이 없다 털색 머리는 흑갈색이고, 턱밑은 적갈색이다. 등은 진한 회색이며, 가슴과 배는 흰색이다. 날개는 짧고 꼬리는 없다. 부리는 잿빛 갈색이고, 다리는 푸르스름한 회색이며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다. 생태적 지위 겨울철새 서식지 강 하구,저수지,호수,강 둥우리 물이 고인 곳의 수면,연못 산란수 3-6 먹이 작은 물고기 분포 우리나라 전역 소리 37.wma 자료출처 생물학정보연구센터(http://bric.postech.ac.kr)
흰뺨검둥오리 일가족
흰뺨검둥오리 일가족
2008.07.20며칠 전 본 논병아리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하고 한낮 땡볕에 '옥동방죽'을 찾았다. 허나 먼발치에서 확인하고 사진기를 챙기는 사이 종적을 놓치고 말았다. 한데 난데 없는 오리떼가 길을 가로지르더니 방죽 속으로 첨벙첨벙 뛰어들어가 유유히 물놀이를 즐긴다. 동작이 굼떠 꽥꽥거리며 물속에 뛰어드는 장면을 사진에 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허둥대고 뛰어다니며 사진을 박아대는대도 그다지 개의치 않는 것이 집에서 기르는 집오리라 해도 손색이 없겠다. 오리들은 어는것이 어미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성장하였다. 그저 맨 앞에 선두를 잡는 녀석이 어미이려니 짐작할 뿐이다. 흰뺨검둥오리를 검색해보니 '전국 곳곳에서 번식하는 흔한 텃새이며 겨울에는 북녘의 번식집단이 남하하여 겨울을 나는 흔한 겨울새이다.'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