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기맥
영산기맥, 양고살재~암치재
영산기맥, 양고살재~암치재
2017.02.01찰거머리처럼, 때로는 껌딱지처럼 늘어붙어 있는 외약다리 통증은 나를 여전히 산으로 내몬다. 산길을 걷는다는 것, 그 중에서도 산줄기를 탄다는 것, 그 일의 태반은 갈 길 내다보고 지나온 길 돌아보는 것이다. 사람 사는거이나 산 타는 거이나, 내다보고 돌아보고, 돌아보고 내다보고..혼자 산 길을 걷다 보면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많아지다가 어느 순간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있는 나를 본다. 머릿 속이 텅 빈 채 그저 걷고 있는.. 내다보고 돌아보는 것도 좋고, 생각이 사라진 그 순간도 좋고, 산은 여러모로 마음을 살찌운다. 방장산도 그렇지만 고창을 지나는 영산기맥은 줄곧 전남북 도경계를 그으며 영광 쪽으로 흐른다. 고창은 눈이 많은 고장이다. 병풍처럼 둘러선 영산기맥의 영향이 크다 하겠고.. 하여 고창의 겨울 ..
영산기맥 소요지맥 4
영산기맥 소요지맥 4
2017.01.25소요지맥 마지막 구간, 산줄기 답사의 끝을 본다. 백두대간, 호남정맥, 영산기맥.. 모두 시작만 해 두었을 뿐 끝을 보지 못했다. 나라 안 가장 막내둥이 산줄기이지만 하나를 온전히 마무리한다는 것이 주는 감회는 남다르다.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 출발해도 물을 건너지 않고 오로지 산등성이만 타고 백두산에 가 닿을 수 있다는 우리 조상들의 놀라운 산줄기 인식을 다시 한번 뼛속 깊이 각인한다. 생각해 보면 어려울 것이 없다. 고창 바닷가 외로이 솟아 있는 소요산이 실은 방장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방장산은 호남정맥에 뿌리를 박은 산이니 이쯤 되면 호남정맥을 더듬어 백두대간에 이르는 길은 손쉽게 그려진다. 소요지맥 마지막 구간, 그 정점에 소요산이 있다. 마지막 용트림, 산줄기가 제법 치열하다. 마지막 구간, ..
영산기맥 소요지맥 3
영산기맥 소요지맥 3
2017.01.241월 13일, 밤새 살째기 눈이 내리고 날이 제법 겨울답다. 좀 서두른다는 것이 내나 그 시간이 되고 말았다. 백운재 가는 길 장술몬당 지나 자그마한 들판, 낭깥 너머 삼각봉으로 솟은 소요산을 본다. 소요산은 전봉준 장군의 태몽에 등장한다. 아버지 전창혁은 소요산을 한 입에 삼키는 태몽을 꾸고 녹두장군을 얻었다 한다. 오늘 산행은 마치고 나면 이제 소요산을 근거리에 두게 되고 소요지맥 산줄기 타기도 이내 끝이 나게 될 것이다. 네 번째 구간, 백운재 ~ 굴재(소굴치) 5.3km 산 아래 차를 두고 임도를 따라 걸어서 백운재에 오른다. 오늘은 화시봉 지나 소굴치(굴재)까지 가게 될 것이다. 화시봉은 소요지맥 줄기에서 벗어나 있으나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고갯마루에 젊은 느티나무 두 그루와 돌탑, 그리고 모..
영산기맥 소요지맥 2
영산기맥 소요지맥 2
2017.01.21두 번째 구간, 간은쟁이(성두부대 앞 고개) ~ 사실재(고인돌 휴게소) 4.5km 1월 9일, 성두부대 앞에서 소요지맥 두 번째 산행에 나선다. 방장산과 화시산 사이 야트막한 산들이 이어지는 구간, 출발도 늦었거니와 저녁에 일이 있으니 고인돌 휴게소 부근 사실재까지만 가기로 한다. 출발 지점, 군부대가 주둔해 있는 탓에 곧이곧대로 능선길을 타기가 어려워 에돌아간다. 부대 옆 작은 방죽을 끼고 얼마간 걷다 적당한 지점에서 산으로 스며든다. 군부대 철책을 잠시 따르다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이쯤 오니 다리 통증이 사라진다. 한쪽 사면 벌목 자리, 조망이 터진다. 방장산 갈미봉 지나 억새봉, 억새봉에서 갈려 나온 산줄기가 있는 듯 없는 듯 이어진다. 이런 산줄기를 이어가는 묘미가 제법 별스럽다. 어지간한 ..
입암산 방장산, 영산기맥을 가다.
입암산 방장산, 영산기맥을 가다.
2016.11.01산길 한번 빡쎄게 걷고 싶었다. 빽따구가 노골노골해지드락.. 지난 겨울 눈길을 헤쳐 첫발을 내밀어놓았던 영산기맥의 첫산, 입암산과 방장산을 단숨에 타넘겠다 작정하고 나섰다. 지금은 정해리라 이름을 바꾼 시얌바대 깊숙히 장성새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장성새재는 정읍 시얌바대와 장성 남창골을 잇는 고갯길이다. 새재는 큰 고갯길 내장갈재(추령)와 장성갈재(노령) 사이의 '사잇길' 정도의 의미로 붙인 이름이 아닐까 싶다. 장성새재 말고 순창새재가 하나 더 있다. 순창새재는 복흥면 대가리에서 불바래기 고랑을 지나 장성새재로 넘어오는 고갯길이다. 새재 입구에서 고갯마루까지는 대략 2km, 콧노래 부르며 할랑할랑 걷기 좋은 길이다. 고갯마루 산길 사거리에서 남창골 방향으로 잠시 걷다 보면 입암산으로 오르는 길이..
영산기맥이 시작되는 곳
영산기맥이 시작되는 곳
2016.02.11영산기맥은 호남정맥이 내장산에서 백암산으로 내려가는 중간 지점에서 새끼 친 산줄기(총길이 160여 km)로 고창, 영광, 무안, 함평을 거쳐 목포 유달산에 이른다. 영산강 서쪽을 흐르는 산줄기라 보면 되겠다. 영산기맥의 분기점이 되는 새재봉은 호남정맥이 심하게 용트림하며 굽이치는 깊은 산중에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순창 쪽에서는 복흥 대가리, 장성은 남창계곡, 정읍 쪽은 용산 저수지 부근 서당골을 통해 오른다. 그러고 보니 정읍, 순창, 장성의 접경지역이다. 정월 초이튿날 떡국 한 그릇 끼레묵고 길을 나섰다. 서당골은 내장산 무슨 리조트가 들어선다고 한바탕 투기바람이 불었던 지역으로 옛 마을은 사라지고 투기바람의 흔적만이 어수선하게 널려 있다. 왼편에 보이는 나지막한 봉우리로 올랐어야 했는데 오른짝 가..
녹두장군 발자취 따라 입암산성 넘어 백양사까지..
녹두장군 발자취 따라 입암산성 넘어 백양사까지..
2014.12.26태인전투를 마지막으로 농민군 부대를 해산한 전봉준 장군이 입암산성에서 하루를 머문 날이 11월 29일이라 했다. 그 시기에 맞춰 입암산을 오른 바 있다. 그런데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 11월 29일은 120년 전 음력 날짜다. 이를 양력으로 환산하면 12월 25일이다. 왜 이런 혼동이 있었을까?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를 비롯하여 내가 찾아본 대부분의 연표가 당시의 음력날짜를 그대로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음력인지 양력인지 표기하지 않고 있다. 반면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는 이러저러한 관련 행사는 양력으로 환산해서 치루고 있다. 그런데 지난 11월 9일 우금티 전투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어! 이 날짜가 맞나? 했으나 매년 그렇게 한다는 말을 듣고 아! 하고 말았다. 그날 이후로 연표에 표기된 날짜가 양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