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보다는 작고 둠벙보다는 큰 우리 동네 방죽에 한 무리 새떼가 내려앉았다. 노랑부리저어새, 귀하신 몸 천연기념물 205-2호. 300마리 미만의 적은 수가 10월 중순 도래하여 3월 하순까지 머물며 월동한다는데 30여 마리가 모였으니 대략 10%. 물 빠진 방죽, 짠질짠질 미세하게 일렁이는 얕은 물속에 주뎅이를 처박고 연신 휘휘 저어가며 식사 중이다. 비는 내리고.. 배가 고픈 겐가 차가 지나가건 말건, 누가 쳐다보건 말건 제 볼일에 열중이다. 다소 까칠한 녀석들인데..
녀석들 덕분에 실로 오랜만에 사진기에 망원렌즈 달아본다. 렌즈 후드에 서린 거미줄을 걷어냈다. 진짜로.. 고맙다. 노랑부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