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3 : 천지를 뒤로 하고..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3 : 천지를 뒤로 하고..
2012.09.11못내 아쉬운 마음에 한번 더 쳐다보고.. 이제는 진짜로 하산이다.기다렸다는 듯 구름이 몰려오고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사위가 어두워진다. 구름이 몰려오건 말건, 비가 오건 말건 발걸음에 속도가 붙지 아니한다. 올라갈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 색깔도 다르고 감흥도 다르다. 몇시쯤에나 산 아래 당도할 것인가에 대한 염려도 없이 발걸음은 한없이 늘어진다. 꽃이 지고 난 후의 씨방에도 사진기가 다가가고..담자리꽃나무 씨방이 천지간에 즐비하다. 진짜로 야생화 만발한 시기에 꼭 다시 오고 싶다. 올라갈 때 미처 보지 못했던 비룡폭포(장백폭포)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봉우리에 섰다. 비룡폭포는 우리 민족이 당초부터 이름붙여 부르던 것이라 하니 백두산을 장백산이라 하지 않는 것처럼 장백폭포보다는 비룡폭포라 부르는 것이 좋겠..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2 : 백두산 천지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2 : 백두산 천지
2012.09.11등반을 시작한 지 세시간여만에 우리는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주릉에 당도하였다. 천지를 둘러싼 거대한 봉우리들이 시선을 압도하고 짙푸른 천지의 수면은 신비롭기만 하다. 무수히 보아온 너무도 명백한 천지, 바로 그 천지가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우리 민족의 시원으로부터 DNA에 새겨져 세대를 거듭하면서 더욱 강렬하게 각인되어 온 '민족의 성산'이라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벅차오르는 가슴으로 실감한다. 신기하고 놀라운 사람. 감격에 겨운 사람. 무덤덤한 사람. 겉으로 드러난 반응과 표정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우리는 통일역사기행에 온 사람들이다. 역시 단체사진 한장 박고 우리는 천지 물가로 내려선다. 돌이 굴러내리는 대단히 가파른 길을 조심스레 더듬어 내려간다. 편안한 길이 나온다. 푸른 초원을 ..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1 : 백두산을 오르다.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1 : 백두산을 오르다.
2012.09.10많은 건물들이 신축중인 이도백하의 아침은 공사장 소음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른 새벽부터 공사장이 돌아간다. 중국 사람들 겁나게 부지런하네. 5시 일어나 6시 숙소를 출발하여 백두산으로 향한다. 한시간 빠른 것도 시차라고 꽤 졸린다. 소나무 숲과 자작나무 숲을 지나 북파에 도착, 단체사진 먼저 박고 걸어 오를 사람과 차 타고 오를 사람이 별도로 움직인다. 우리가 올라갈 길은 소천지 부근에서 옥벽폭포 지나 용문봉을 스쳐 천지 물가에 이르는 길이다. 이른바 북파 트레킹 코스, 소천지는 어디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쳤다.파(坡)는 언덕을 뜻한다 하니 백두산 북쪽 언덕을 올라 천지에 오르는 것이 되겠다. 버스를 두어차례 갈아탄 후 산행기점에 도달하였다. 고도 1400m정도 된다 한다. 산행 초입은 사스레나무 숲이다..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첫째날 : 장춘에서 돈화 거쳐 이도백하까지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첫째날 : 장춘에서 돈화 거쳐 이도백하까지
2012.09.08전농 통일역사 기행단의 일원으로 백두산에 다녀왔다. 총인원 40명, 단촐한 인원. 본래 80여 명에 달하였으나 태풍의 강습으로 반으로 줄고 말았다. 9월 2일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장춘 거쳐 돈화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백두산 인근 이도백하에 첫날 여정을 풀었다. 비행기 이동 거리 빼고 총 450여 km, 6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조선족 안내원 태호림의 말에 따르면 백두산 관광은 중국에서도 '엉덩이 마사지하는 관광'으로 일컬어진다 한다. 중국의 10대 명승지이면서도 차를 타고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용하기 때문일 터, 오줌보가 크고 짱짱하지 않으면 자칫 오줌 참은 기억만 또렷한 여행이 될 수도 있겠다. 공항을 떠나 돈화로 향한다. 제대로 통성명하지 못한 기행 단원들 간의 인사와 기행에 대한 기대와 결의를 ..
향적봉에서 육십령까지 덕유산 종주기
향적봉에서 육십령까지 덕유산 종주기
2012.08.11곤돌라를 타고 올랐다. 향적봉까지 함께 간 일행들과 헤어져 남덕유 거쳐 육십령까지 먼 길을 나선 시각은 오후 1시경 삿갓골재 대피소에서 하룻 저녁을 묵을 계획이다. 총 산행거리 24km가량. 꽃도 보고 새도 보고 풍경도 담고 할 욕심으로 챙겨 넣은 렌즈가 3개. 300mm 망원으로 인한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대신 싸드락싸드락 천천히 가기로 작정한다. 향적봉 대피소에서 컵라면 하나 사 묵고 자유시간 세 개 사 넣었다. 등산로 주변의 숱한 들꽃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기대했던 두견이 소리는 들리지 않고 휘파람새 소리만 낭자하다. 낮게 드리운 구름 밑으로 보이는 남덕유와 장수덕유가 아스라하다. 삿갓골재 대피소는 어드메쯤일까? 6시 무룡산 정상. 향적봉 8.4km, 대피소 2.1km 꽤 걸어왔고 얼마 안 남았..
우격다짐으로 오른 진안 구봉산.
우격다짐으로 오른 진안 구봉산.
2011.12.15구봉산은 장수와 함양 경계 영취산에서 분기한 금남호남정맥이 진안에서 온전히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으로 나뉜 후 일으킨 금남정맥의 맏형 격인 운장산과 연줄을 대고 있다. 운장산을 몇 차례 오르고 지도를 훑으며 운장산에서 구봉산까지의 종주를 꿈꿔보기만 했을 뿐 실제로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윗양명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곧바로 산에 붙었다. 고만고만한 8개의 봉우리와 왼켠에 우뚝 솟은 주봉을 합하여 구봉산이다. 1봉에서 8봉에 이르기까지 가파른 암릉길을 쉼 없이 오르내려야 하며 등산로가 꽤나 험악하다. 더욱이 살포기 내려 쌓인 눈을 대비하지 못하고 아이젠 없이 오르내리자니 한 발 한 발 옮기기가 조심스럽기 짝이 없다. 1봉 지나 3봉, 2봉이 어디 가부렀을까? 에라 1.3.5.7.9 다. 아버지께서는 늘 싸나이 ..
태백산맥에 눈 나린다.
태백산맥에 눈 나린다.
2011.12.09태백산맥에 눈 나린다 총을 메어라 출진이다. 눈보라는 밀림에 우나 마음 속엔 피 끓는다. 높은 산을 넘어넘어 눈에 묻혀 사라진 길을 열고 빨치산이 영을 내린다 원쑤를 찾아 영을 내린다. 참고 견디는 고향마을 만나러 가자 출진이다. 고난에 찬 산중에서도 승리의 날을 믿었노라. 높은 산을 넘어넘어 눈에 묻혀 사라진 길을 열고 빨치산이 영을 내린다 원쑤를 찾아 영을 내린다. 눈 나리는 산하를 밟고 싶다.
장안산에서 바라보는 지리주릉이 장엄하다.
장안산에서 바라보는 지리주릉이 장엄하다.
2011.10.08장수에 갈 일이 생겼다. 방장산이라도 가야겠다고 맘 먹고 있던 차에 산행지를 장수로 변경하였다. 때는 가을인지라 억새 좋은 산을 고르니 장안산이 걸려든다. 장수 IC에서 그리 멀지 않다. 시간이 어중간한지라 무룡고개에서 정상까지 왕복하는 것으로 길을 잡았다. 산행 출발지로 잡은 무룡고개가 이미 1,000m가 넘는 고지인지라 정상(1,237m)까지는 불과 200여미터만 고도를 올리면 된다. 동네 뒷산 오솔길같은 산길은 편안하기 짝이 없다. 거리 3km, 한시간 가량이면 충분하다. 등산로 주변 햇빛 밝은 곳에 핀 정영엉겅퀴, 꽃등에들이 바쁘다. 정상까지 1.5km가 남았다는 표지판을 지나자 전망이 툭 터지는 억새능선이 나타난다. 멀리 지리 주릉이 한 눈에 잡히고 지리산에서 달려온 백두대간의 산줄기들이 겹겹이..
한라산, 영실에서 어리목까지,
한라산, 영실에서 어리목까지,
2011.09.10한라산을 오를라치면 늘 고민이 밀려온다. 짜장면 묵으까, 짬뽕 묵으까 하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러나 고민도 잠시 몸은 이내 백록담에 직접 오르는 것보다는 백록담 화구벽을 바라보는 것이 더 멋진 산행이 될 것이라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만다. 한라산을 오르는 것이 목적이 아닌 다른 볼일을 마친 이후의 약간의 틈을 타 오르는 산행인지라 시간이 넉넉지 않을뿐더러 백록담을 오르내리는 고된 발품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영실로 오르기로 하였다. 영실은 해발 1280m로 1700m가 되는 윗세오름 대피소까지는 400여 m만 고도를 높이면 된다. 다소 가파른 길을 40~50분가량 올라 채고 나면 편안한 고산 평지가 이어진다.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한라산, 그나마 짙은 운무에 휩싸여 있다. 가파른 오름..
지리산에서 1박2일
지리산에서 1박2일
2011.09.07지리산에 다녀왔다. 실로 오랫만에.. 1박2일. 산은 그대로인데 나도 그대로일까? 세상만물은 변한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을 때가 있다. 지리산이 주는 장엄한 기운과 그 산을 내가 땀흘려 오를 수 있는 건강과 패기. 삼신봉을 올라 남부능선을 거슬러 주릉에 당도하고자 하였으나 비가 오는 관계로 대성골로 들머리를 변경하였다. 주릉에 이르는 내내 비는 그치지 않고.. 멀게만 느껴지던 남부능선의 짧은 구간이 팍팍하기도 하였다. 세석을 지나 촛대봉을 넘자 비가 그치고 잠시나마 산줄기를 언뜻언뜻 보여주었다. 눙선에는 여름꽃과 가을꽃이 뒤섞여 피어 있다. 구절초가 벌써 피었다. 며느리밥풀꽃, 산오이풀, 난장이바위솔, 쑥부쟁이, 송이풀, 모싯대 등의 꽃들이 보인다. 장터목 산장에 도달하였다. 산장 예약도 없이 비박을..
새해맞이 방장산 심설산행 1박2일.
새해맞이 방장산 심설산행 1박2일.
2011.01.03해가 바뀌는 시점에 몰아닥친 폭설에 강추위, 좋지 않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스산하고 걱정스러운 소식이 넘쳐난다. 이것저것 덮어버리고 해가 바뀌는 며칠간이라도 잊고 가자고 내린 눈일까? 하여튼 우리는 산에 올랐다. 새벽에 오르기 걱정스럽지 않겠냐며 텐트 싸짊어지고 1박을 감행하였다. 저녁 9시 40분경 양고살재를 출발한다. 추위도 잠시 몸은 이내 후끈한 열기에 휩싸인다. 능선에 오르니 세찬 바람에 눈발이 날리고 길은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벽오봉, 고창읍내의 불빛이 휘황하다. 허리까지 차는 폭설과 매서운 칼바람 속, 눈이 낮은 곳을 찾아 텐트를 친다. 쉽지 않다, 악전고투. 몸이 다시 얼어붙고 이빨이 부딪힐 지경이 되어서야 텐트가 쳐졌다. 11시 30분. 여기까지 두시간가량이 걸렸다. 눈과 바람이 ..
2박5일 울릉도 여행 결산.
2박5일 울릉도 여행 결산.
2010.10.30울릉도 다녀온 지가 벌써 한달이 지났다. 왜 2박 5일인가? 울릉도에 오며 가며 길에다 버린 시간이 이틀은 된다. 그만큼 멀고 외진 곳, 꽤나 큰 맘 먹어야 갈 수 있는 곳이 울릉도이다. 아쉬움이라는 것. 간고분투했을 개척민들의 숨결, 울릉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조금이라도 알기 위한, 이를테면 옛길을 걷는 것. 그리하여 점점이 흩어져 있는 외딴집과 텅텅 비어가는 오지 마을을 지키는 진짜배기 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 울릉도의 빼어난 외관에만 감탄하다 다시 떠나오니 뭔가 무지 허전하더라는 함께 여행했던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의 심사에는 다 이유가 있다. 풍치수려한 해안길을 벗어나 숨 할딱거리며 땀 한바탕 쓰겄게 쏟아야 넘을 수 있는 옛 고갯길을 걸어보지 못한 아쉬움. 이는 울릉도 개척기 각 지역과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