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울릉도] 저동항에서 도동항까지..
[울릉도] 저동항에서 도동항까지..
2010.10.28학포를 출발한 우리 일행은 남양천이 흐르는 서면에서 아침을 먹고 다시 버스를 타고 도동까지 이동하였다. 굳이 남양을 들른 이유는 그곳 남양천에 작은도요가 도래하였었다는 소식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도요류 이동의 절정기가 지나서인지 도요새는 보이지 않고 쇠오리, 흰뺨검둥오리 등속뿐이다. 어제 갔던 태하천만 못하다. 도동항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저동항으로 향한다. 울릉도의 어업전진기지라 하는 저동항은 협곡에 자리한 도동항과 달리 해안을 따라 넓게 포구와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싱싱한 생선과 오징어를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달리 어판장이나 포구나 한산하다 못해 쓸쓸하기까지 하다. 오징어를 수소문하니 요즘 통 나오지 않아서 아마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바다가 한바탕 왈칵 ..
울릉도 해안 절경과 학포 일몰에 취하다.
울릉도 해안 절경과 학포 일몰에 취하다.
2010.10.13아침이 밝았다. 어젯밤 보았던 거대한 와불을 알현한다. 구름이 다소 낀 싱그러운 가을 하늘을 인 나리분지는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또르륵 또륵 방울 굴리는 소리를 내며 날아다니는 방울새들만 분주하다. 밭에는 대부분 더덕이 심어져 있고 군데군데 참고비를 심어놓은 밭이 보인다. 이미 가을이 완연하여 묵은 밭처럼 보이고 쓸쓸하다 못해 황량한 감마저 든다. 할레 할레 걷다 보니 울릉도 전통가옥인 너와집이 보인다. 실제로 사람이 살았던 집을 보전하고 있는 듯 하나 관리상태가 영 좋지 못하다. 가장 큰 특징은 눈이 많이 쌓이면 굳이 집 밖에 나오지 않고도 집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건물 외벽을 다시 한번 견고하게 감싸는 '우데기'가 그것이다. 지붕에는 바람에 대비하여 굵은 돌들이 너와를 하나하나 세심..
나리분지의 밤.
나리분지의 밤.
2010.10.05울릉도에서의 첫밤을 보낼 곳은 나리분지의 산마을 식당이다. 먼저 도착해 있던 해안파와 합류하여 여장을 푸니 7시가 넘었다. 우리는 곧바로 저녁식사를 겸하여 막걸리 잔치에 돌입하였다. 해안을 돌아 험준한 고개를 넘어 나리분지에 입성한 해안파는 도처에 즐비한 기암절벽이 마치 정과 마치로 깎아 세운 것 같다며 감탄해마지 않는다. 산줄기를 타고 넘어온 우리 역시 손짓 발짓까지 동원해가며 성인봉에서 내려다본 울릉도를 이야기한다. 과장법은 기본이다. 그러나 울릉도 풍광에 대한 감탄과 찬사도 잠시 우리는 울릉도의 막걸리와 산나물 맛에 그만 취해버렸다. 씨껍데기술, 나리분지 특산 막걸리라 한다. 조껍데기술과 마찬가지로 발음에 매우 유의해야 하겠는데 그 맛이 가히 일품이다. 꽤 많은 막걸리를 마셔보았지만 이만한 막걸리를..
성인봉을 오르다 - 도동항에서 성인봉 거쳐 나리분지까지.
성인봉을 오르다 - 도동항에서 성인봉 거쳐 나리분지까지.
2010.10.04성인봉을 경유하여 나리분지로 가기로 한 산중파는 영태와 나 둘 뿐이다. KBS중계소를 산행 들머리로 하여 성인봉을 경유하여 나리분지까지 가는 산행시간은 약 4시간 30분으로 안내되어 있다. 시간을 지체한 탓에 택시를 잡아타고 서둘러 산행 들머리로 이동하였다. 두어 시간 전까지만 해도 보였다는 독도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좁은 협곡을 비집고 들어앉은 도동항과 독도를 바라보는 독도전망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2시 40분 산행을 시작한다. 성인봉을 오르는 산길은 평범하기 짝이 없다. 시야가 툭툭 터지는 날망도 아니고 물 흐르는 계곡도 아닌 평범한 산길을 하염없이 걷는 인내가 필요하다. 성인봉 인근의 숲은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은 말 그대로의 원시림이라고 한다. 하여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너..
영실에서 돈내코까지, 한라산의 진면모를 보았다.
영실에서 돈내코까지, 한라산의 진면모를 보았다.
2010.05.10서귀포 중산간마을 회수, 폰깡 농사 짓는 문철이네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7시까지는 항에 도착해야 하고 바쁜 걸음이 아닌 할랑할랑 느긋한 기분으로 가고 싶어 6시가 되기도 전에 집을 나섰다. 그런데.. 집을 나서는 순간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에 말짱 드러난 한라산, 하얀 옷을 입은 백록담이 거역할 수 없는 힘으로 끌어 당긴다. "가긴 어딜 가, 내 품에 안겨 봐" 홀린 듯이 달려가 차를 세우니 영실 입구, 아직 등산객은 아무도 없다. 오후 1시 30분 발 완도행 배를 예약해두고 오르기 시작하니 6시 30분이다. 상고대가 피어오른 영실기암을 바라보며 경사 급한 길을 한시간여 오르니 문득 시야가 트인다. 이스렁오름 뒤로 안덕, 한림 지경의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누구 발자국일까? 앙증맞기 짝..
폭설이 내린 방장산에서..
폭설이 내린 방장산에서..
2009.01.15올 겨울 고창 눈이 별나게 많다. 대설경보가 몇차례 내려졌는지 알 수가 없다. 겨울 가뭄이 심하다는 다른 지역과 달리 눈 녹은 물이 차올라 저수지마다 물이 그득하다. 지난 일요일과 월요일 눈 속에 잠긴 방장산에 올랐다. 일요일, 예전과 달리 방장산도 꽤 유명세를 타는 모양이다. 들머리로 잡은 양고살재에 관광차가 4대나 세워져 있다. 따로 행전을 찰 필요가 없을 정도로 길이 반지르하다. 억새봉에 이르니 오락가락하던 눈이 그치고 잠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일요일 산행은 다소 밋밋했다. 산을 내려오는 동안 퍼붓기 시작한 눈이 밤새 다시 폭설이 되었다. 눈은 여전히 내리고.. 월요일 오전, 공설운동장 씨름장 뒷편을 들머리로 삼아 산에 오른다. 소나무 우거진 솔밭을 한참을 치고 오른다. 퇴깽이를 빼고 우리를 앞선..
도솔산 선운사에 가을이 물든다.
도솔산 선운사에 가을이 물든다.
2008.10.22얼마만의 빈가? 지금 밖에는 촉촉히 비가 내리고 있다. 밭작물은 어지간히 해갈될만한 양이다. 콤바인 일이 완전히 끝나고 오랫만에 가져보는 마음의 여유로움에 어제는 선운사에 다녀왔다. 선운사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개설한 '불교강좌'를 들으러 다니는 각시 차에 찡겨타고서.. 입장료 없이 공짜로 그것도 차까지 끌고 들어갈 수 있다는 .. 선운사에는 이제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여기저기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산이 보기에 좋다. 오랜 가뭄으로 계곡물은 겨우 명줄을 잇고 있고 위로 올라갈수록 아예 말라있거나 군데군데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다. 시간이 많지 않은지라 각시 차를 끌고 도솔암까지 가서 천마봉에 올라 낙조대, 용문굴을 거쳐 다시 제자리로.. 그사이 사람들이 많아졌다. 차를 끌고 내려오는데 낯바닥, 뒷통..
장수를 경유하여 덕유산을 오르다.
장수를 경유하여 덕유산을 오르다.
2008.10.1714일 장수군 농민대회가 열리는데 딱히 갈 사람이 없다고 나더러 다녀오란다. 200여 명이 모인 농민대회는 짜인 순서대로 질서 있게 진행된다. 대표단이 군수와 농협지부장을 만나러 들어간 사이 "씨벌 좆같이..."로 시작하여 농민대회에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은 군수를 성토하는가 하면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한 이명박이를 씹어대는 농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진다. 농민들의 절박한 요구사항들을 받아 안고 들어간 대표단의 귀환이 늦어진다. 농민들의 요구는 크게 두가지다. 비료값 폭등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 농협중앙회는 면세유 취급수수료를 폐지하고 남해화학 수익금을 농민에게 환원하라는 것이다. 놈들은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이미 이를 예견하고 있는 농민들은 착잡한 마음으로 술잔을 기울이며..
아! 지리산
아! 지리산
2008.10.16가고잡다.
추석 이튿날 올랐던 방장산
추석 이튿날 올랐던 방장산
2008.10.15삼국유사와 고려사악지에 기록된 방장산의 본래 이름은 '방등산'이다. '방등'은 불가의 용어로 "방정하고 평안하다" 하는 뜻이라 하니 산의 품세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방등산이 방장산으로 불리게 된 것은 조선조 중국을 숭앙하던 선비들이 중국의 방장산에서 이름을 가져와 붙인 것이라 한다. 사대주의가 골수에 박힌 나부랭이들이 하는 짓이라는 것이 늘 이렇다. 예나 지금이나... 하지만 이 역시 오랜 세월 역사성을 획득한 터 현세대에 보편화된 방장산이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자 한다. 방장산은 고창의 진산이다. 고창은 방장산에 기대어 있고 방장산은 고창을 굽어보고 있다. 방장산은 선이 굵다. 흔들림없는 묵묵함으로 항상 그자리에 그렇게 서 있는 그런 산이다. 방장산은 호남정맥 내장산 구간에서 분지하여 전남북 도 ..
호남정맥 내장산-백암산 구간을 가다.
호남정맥 내장산-백암산 구간을 가다.
2008.10.07산을 좋아하였으나, 특히 산경표에 따른 산줄기를 꼭 밟아보고 싶었으나 단 한 번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였다. 그저 대간이나 정맥, 기맥에 속하는 산길을 밟으며 "여기가 거기다" 하는 것으로 만족해 왔다. 건강상의 시련을 딛고 대간과 정맥의 마루금을 지성으로 긋고 다닌다는 형의 소식을 접하고 최근에는 산에 있는 형의 위치를 확인해가며 한 번쯤 같이 할 날을 엿보아 왔다. 호남정맥에 금을 긋고 있다는 소식은 그날이 머지않았음을 의미하였다. 어느새 형은 홀연히 내장산 구간까지 다가와 있었고 나는 만사를 제치고 금 긋기에 동참, 내장-백암이 속한 '추령-곡두재' 구간을 함께 하였다. 이 구간이야 대부분 국립공원에 속한 길이 번듯하여 정맥 전체를 놓고 볼 때 잘 포장된 도로에 다름없고 내장산과 백암산은 여러 차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