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사량도 지리산
사량도 지리산
2019.01.20오래 전 어느 해 겨울 통영에서 석달살기를 했더랬다. 손 꼽아 헤아려보니 무려 16년 전.. 통영에서 하룻밤, 이런 저런 옛 생각에 감회가 새롭다. 분에 넘치는 잠자리 박차고 어둔 새벽길 달려 사량도행 배에 몸을 실었다. 장엄한 아침 노을, 뜨는 해를 보며 사량도에 도착. 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버스가 곧바로 출발한다. 섬의 서쪽 돈지에서 내려 산줄기를 밟아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된다. 나는 콩사탕이 싫어요 주먹 불끈 쥔 이승복 어린이 의연한, 사량초 돈지분교를 지나 산길로 접어든다. 폐교된 지 무려 7년, 절반 나마 찢겨 너덜너덜해진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매화가 방긋, 객을 반긴다. 높지 않은 산, 금새 능선에 당도한다.남해 방면 능가도, 수우도..이리 보니 산중, 횡간성령측성봉 원근..
지리산에서 새해를..
지리산에서 새해를..
2019.01.07해를 보러 갔다, 지리산으로.. 날마다 뜨고 지는 해 뭐가 다를까만 해가 바뀌는 시점이니.. 해가 진다. 담박질쳐 부여잡았다. 허나 어쩌랴.. 한 해가 저문다. 새해가 밝아온다. 구름짱 속에서 조각달 빛난다. 촛대봉 동트는 산하 새해가 밝았다. 반야봉 백운산 대성골 남부능선 칠선남릉에 들다. 눈발이 날린다. 서설이라 본다. 새해를 축하함
눈 나리는 선운사, 숫눈길 헤쳐 오른 소요산
눈 나리는 선운사, 숫눈길 헤쳐 오른 소요산
2018.12.29밤사이 눈이 내렸네눈 없는 겨울은 삭막하니..그러니 내렸겠지. 선운사 가는 길은눈 내리는 중 선운사 스님은눈 치우는 중 눈 쓰는 중 선운사는 눈 내리는 중 선운사에 눈이 나린다.... 눈 나리던 하루가 가고간 밤에도 눈이 살째기 내렸네 다시 선운사 가는 길소요산이 끌어 당긴다.알 수 없는 힘, 그 힘에 이끌려소요산으로.. 실은..그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숫눈길을 밟고 싶었다. 딱히 길이랄 것도.. 그렇다고 아니랄 수도 없는.. 숫눈길을 헤쳐간다. 정상에서 세상을 본다. 어디까지 바다였을까? 그 옛날에는.. 강 건너 선운산,소요산과 자웅을 겨루는경수봉을 본다....여기 저기 전화를 돌려봐도올 사람이 없네하릴없이올라온 길 되짚어 간다. 하산 신발이..눈강아지 집에 돌아와 소요산을 본다. 삼각으로 솟은 장한..
입암산성~청류암 1박2일
입암산성~청류암 1박2일
2018.12.27녹두장군 일행이 입암산성에 든 날은 1894년 음력 11월 29일, 양력으로 바꾸면 12월 25일이다. 분명 25일로 새겨두고 있었는데.. 하루를 앞당겨 24일 입암산에 들었다. 내 이번에는 장군이 가실 길 이상이 없겠는지 적정을 살피는 척후병 노릇을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함께 하는 길동무들도 있다. 만화제에서 길을 잡아 오른다. 갓바위 조망대에 이르니 이윽고 해가 넘어간다. 시간을 잘 맞촤 올랐다. 사람 사는 동네에 불이 들어오고.. 해 넘어가고 한참만에야 달이 솟았다. 늦장 부리며 올라온 것 말고는 아직 보름달이라 해도 무방하겠다. 밤 지나 새벽, 어둠을 찢고 먼동이 트기 시작한다. 시시각각 색이 변한다. 저 멀리 지리산은 거대한 성채.. 해가 솟고.. 온누리에 빛이 번진다. 산성 안길을 지나 청류..
다시 보자 구봉산아
다시 보자 구봉산아
2018.12.17진안 구봉산, 진안고원의 조망대. 친구들과 함께 7년만의 걸음, 세상만물은 변화한다. 산천초목도 그러할진대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랴. 예외란 없다. 20년을 훌쩍 넘어 30년을 바라보는 친구들 모임, 갖가지 삶의 양식으로 고향을 지키는..인자는 나이 묵고 쇠야서 입으로 입으로 양기가 몰리는 탓에 산을 소요케 하는 무리가 되었다. 7년 전에는 눈 나리는 날씨에 고생이 많았더랬는데 오늘은 날이 좋다. 이 푸른 하늘을 어이할 것인가? 2011/12/15 - [산 이야기] - 우격다짐으로 오른 진안 구봉산. 구봉산 제1봉, 반드시 들러야 할 봉우린데 다들 놓쳤겠다. 대표로 가서 눈도장, 사진 도장을 찍는다. 방향 가늠이 안돼 산을 찾는데 영 애를 먹었다. 맨 뒤 굵직한 산줄기가 뭐지? 마이산은 왜 보이지 않고....
그대 쓸쓸하고 싶거든..
그대 쓸쓸하고 싶거든..
2018.12.03계절이 바뀔 때면 사람이라는게 뭔가 야릇해지는 모양이라.. 왠지 쓸쓸해져 보고도 싶고, 그 기운에 취해 옛 생각도 해보고 싶고.. 하여 궁리한다. 어디로 튈 것인가.. 세월 속에 무너져 가는 성벽, 속절없이 뒹구는 낙엽, 때맞춰 까마귀떼라도 날아준다 헐 양이면.. 그래 산성으로 가자, 그리 마음 먹고 주위를 둘러본다. 입암산성, 우금산성, 고산성, 두승산성.. 산성 많다. 미답지 금성산성으로 간다. 이 길을 지나면서 깨달았다. 음.. 사진기를 두고 왔구나. 전화기 뒀다 국 끼래묵을 것도 아닝게.. 아쉬움을 달랜다. 산성 주차장에서는 돈을 받더라. 보국문(補國門), 금성산성 외성 남문에 해당한다. 보국문은 이 곳에서 항전을 벌였던 동학 농민군을 기려 붙인 이름(1994년 산성 복원사업)이라 한다. 오르는 ..
방장산 밤산행
방장산 밤산행
2018.11.16문득 산에 가서 자고 싶었다. 왜 그럴 때 있지 않은가? 그저 그냥 심사도 복잡하고 요상시랍고 그럴 때.. 9시, 밤이 이미 깊었다. 목적지는 억새봉, 대략 40여분 잡는다. 억새봉, 쓰리봉.. 이 봉우리들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억새봉에는 이제 억새가 없다. 봉우리 전반의 잡목과 억새를 제거하고 잔디를 심어 잔디봉으로 만들어버렸다. 페러 글 라이딩하는 사람들의 소행이다. 꽤 오랜 기간에 걸쳐 시나브로 파괴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급기야 산꼭대기까지 스멘트 포장길이 깔리고 최근에는 바로 옆 벽 오봉까지 할딱 벗겨졌다. 여기에 더해 산악자전거까지 가세하여 억새봉 일대를 까고 뭉개고 있다. 쓰리봉은 방장산 능선 정읍 쪽 끝자락에 있다. 이짝 능선은 바위가 많아 조망이 잘 터진다. 내장산에서 백암산으로 흐르는..
늦가을 지리산
늦가을 지리산
2018.10.30저무는 가을, 날이 깨지더니 비가 오락가락.. 주릉에는 눈이 내렸다네. 겨울 채비 단단히 하고 오라는 전갈에 가슴이 뛴다. 살래에서도 한참을 들어왔으니.. 저 아랫동네가 음정인갑다. 입구를 틀어막고 선 것은 아마도 바래봉..어둠이 내리고서야 대피소에 도착. 그리고.. 잘 잤다. 이른 새벽 대피소 마당에서 구름을 벗어난 달을 보았다. 음.. 일출이 기대된다. 명선봉에서 해를 기다린다. 천왕봉은 구름 속에 들었다. 문 일 날 것 같은 이런 하늘 참으로 좋다. 명선봉 상고대, 대략 1,500미터를 경계로 상고대가 피어난 듯.. 이쁘기도 하다. 해가 올라온다. 저 멀리 세석고원, 남부능선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해가 올라왔다. 해를 맞이하는 사람들무슨 말을 할까? 그저 장엄하여라.구름 장막 사이 열린 하늘에서 빛이..
[금남호남정맥] 4 서구이재에서 신광재까지
[금남호남정맥] 4 서구이재에서 신광재까지
2018.10.25일주일여 만에 나선 정맥 길, 이번엔 혼자가 아니다. 장안산 구간을 함께 했던 수정이와 딱 2년 만에 함께 했다. 아침 여덟 시 살짝 넘긴 시각 호남 제일문, 꽤 일찍 만났다 생각했건만 점심 무렵이 다 돼서야 서구이재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하산 지점인 신광재에 미리 차를 갖다 두었다. 계남 친구가 신광재에서 서구이재까지 우리를 옮겨주었다. 여기는 어디쯤일까? 아마도 천상데미 전망 팔각정, 팔공산 덩어리와 이 짝 산은 때깔이 다르다. 천상데미 아래 계곡에는 섬진강의 발원지가 되는 데미샘이 있다. 어! 왜 벌써 천상데미가 나오지? 덕태산 너머에 있었던 것 아닌가? 착각이라는 걸 알았다. 나름 기행문(2013/10/27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과 선각산의 가을 풍경)까지 남겨놓고.. 5년 전이었군, 잊을 만도 한..
[금남호남정맥] 3-2 신무산 넘어 자고개, 팔공산 넘어 서구이재
[금남호남정맥] 3-2 신무산 넘어 자고개, 팔공산 넘어 서구이재
2018.10.11계남 친구와 밤이 이슥하도록 술잔을 기울였다.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결국은 농민회 얘기, 당 얘기.. 머리는 나보다 더 벗겨졌지만 마음만은 열혈 청년이다. 집으로 같이 가자는 걸 뿌리치고 내일 한번 더 태우러 와달라는 부탁을 하고 모텔에 짐을 부렸다. 수분재로부터 600여미터 지점 어제 물러선 그 자리, 내 이런 곳에서 헤맸더랬다. 새벽녘 내린 비로 산천초목이 촉촉히 젖었다. 내 바짓가랭이도 젖어든다. 어릴 적 배운 간첩식별 요령에 따르면 바짓가랭이가 이슬에 젖어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의심하라 했는데.. 꼭 내가 그 몰골이겠다. "요 있네", 옷을 찾았다. 예상했던 곳, 불과 10여미터 안짝에서 길이 엇갈려 헤매였도다. 당연한 일이지만 주머니 속 물건은 그대로 잘 있다. 어제 옷을 찾아 다시 산을 올..
[금남호남정맥] 3-1 밀목재에서 수분재까지
[금남호남정맥] 3-1 밀목재에서 수분재까지
2018.10.11가을을 탄다는 건 무얼까? 먹는걸까 입는걸까.. 이러던 내가 이번 가을은 웬지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타는 김에 화끈하게 타고 돌아오자." 그 마음으로 나선 길, 호남정맥으로 간다. 재작년 이맘때 발을 떼놓고 한번도 가지 못했다. 같은 전북이지만 무진장은 심리적으로도 실제로도 무진장 멀다. 고창 쪽으로 좀 당겨놔야 틈 날 때마다 정맥길을 축낼 수 있겠다 싶었다. 밀목재 혹은 밀목치, 장수 IC로 나와 장수읍 뒤쪽으로 돌아 오른다. 고갯마루 못미쳐 무령고개에서 이어온 정맥길 출구에 차를 세우고 고개를 넘는다. 동화댐 수몰민들이 산다는 신덕산 마을을 지나 다다른 산길 초입.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지나 사두봉 거쳐 수분령까지, 그리고 신무산을 타 넘어 자고개까지 갈 계획을 세웠다. 그란디.. 벌써 한시 ..
가을 방장산
가을 방장산
2018.10.08나는 지금 가을 타러 간다. 구절초 흐드러진 능선길이 멋진 방장산, 방장산은 영산기맥의 맹주. 방장산은 신림 들판에서 바라봐야 제 맛이 난다. 태풍 지나간 뒤끝, 방구석에서 몸을 뒤척이다 늦게야 나섰다. 용추골에서 봉수대 거쳐 정상 지나 다시 용추골로 내려올 계획이다. 빠르게 오를 수 있는 만큼 길은 가파르다. 주릉 못미쳐 두고 온 들판을 돌아보며 숨을 고른다. 가을걷이를 앞둔 신림 들판, 소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선운산의 산군이 눈 아래 펼쳐져 있다. 봉수대에 올랐다. 방달이(솔개) 한마리 떠다닌다. 이동중이겠지? 높이도 떴다. 초계 비행중인 녀석의 신원은 너무 멀어 알 수가 없다. 쩌기 저 멀리 지리 주릉을 조망한다. 날 참 좋다. 여기서 보는 지리산은 반야봉이 대빵이다. 무등산 늦은겐가, 이른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