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초록에 물들다.
초록에 물들다.
2021.04.26뙤 농사짓는 나, 연중 가장 바쁜 시절을 보내고 있다. 물 주랴, 풀 잡으랴.. 산벚 피고 연두색으로 물드는 산을 멀거니 보기만 했다. 이러다 봄 다 가고 말겄다. 하여.. 숲에 들었다. 숲이 언제 이렇게 시푸레졌다냐? 봄꽃 보자 왔건만.. 인자 꽃은 능선에나 가야 있겄다. 허나.. 산에 어디 꽃뿐이더냐? 나비도 있고 새도 있고.. 애기세줄나비, 전국에 널리 분포한다. 솔새류는 감별이 어려워.. 그냥 솔새라 해 두자. 특징적인 사진 서너 개 골라 감별사에게 보냈으니 혹 답이 오면.. 큰오색딱따구리, 이 숲에서는 처음 본다. 곤줄박이, 암수 서로 정답게 소리로 교신하던 녀석.. 낯선 선율로 울어서 어떤 녀석인가 하고 한참을 수색했더랬다. 숲새, 풀벌레 울음소리를 낸다.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 흰배지빠귀, ..
만주바람꽃
만주바람꽃
2021.03.27만주바람꽃을 보러 갔었네, 12년 만에.. 실로 오랜만이라 마음이 둥실거렸어. 발걸음도 가볍게 골짝에 들어섰지. 능선에 걸린 해가 빛을 뿌리고 있었고, 그 빛을 받은 꽃들이 반짝이고 있었지. 오늘은 개짜 띠고 그냥 별꽃이라 부르자 마음먹었네, 이쁭게.. 해는 설핏 넘어가 버리고 골짝에는 돌연 스산한 바람이 불었지. 꽤나 차가운 바람이었어. 허나 만발한 꽃들이 있어 나는 춥지 않았네. 금괭이눈과 하얀 (개)별꽃, 종도 깔도 다르지만 나란히 피어 어우러졌네. 골짝을 거슬러 올라 만주바람꽃을 만났어. 아~ 그란디 내 한 발 늦었군.. 이미 지고 있었어, 때를 맞촤 온다는 것이.. 미안하다 꽃들아. 혹 게으름뱅이라도 있을까 샅샅이 뒤졌어. 일제히 피었다 한결같이 지고 있네. 부지런한 녀석들 같으니라고.. 12년..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2021.02.28바람이 분다. 봄바람인 듯 아닌 듯 경계가 모호한 때에 봄보다 앞서 봄을 알리는 봄의 전령, 바야흐로 바람꽃 피는 시절이다. 한복 곱게 차려입고 나들이 나서는 곱게 늙은 할매들 같다. 생각나네, 어머니와 그 동서들 지금은 모다 고인이 되신.. 하그비~ 바글바글허네.. 허나 소란스럽거나 요란하지 않다. 왁자하게 모여 핀 녀석들이나 고요히 홀로 피어 있는 녀석들이나 곱기는 매 한 가지.. 그 누구 봐달라 피는 것 아니요, 봐주는 이 없다 한들 속절없다 할 것 없으니 피고 지는 것은 자연의 순리일 뿐, 누가 보건 말건 제 할 일 다 하는 것이다.
선운사 복수초
선운사 복수초
2021.02.22세월 참 쏜살같다 탓하기만 했지 흐르는 세월 속에서 때가 바뀌고 있음을 잊고 살았다. 엊그제만 해도 분명 겨울이었다. 눈이 내리고 수도가 얼어붙었으니.. 그런데 어느 결에 봄이 와 있었던 것이다. 귓전을 스치는 봄소식에 소스라쳐 낮술 한 잔에 나른해지는 몸을 추슬러 세운다. 다시 찾은 선운사 골짝, 불과 이틀 사이 산은 완전히 달라져 있다. 온 산을 뒤덮고 있던 흰 눈은 봄 눈 녹 듯 사라져 눈을 씻고 찾으래야 찾을 길이 없다. 분명 고인돌이다. 옛사람들은 어쩌다 이런 큰 돌을 다룰 생각을 다 했을까? 하지만 한 번 써 놓은 힘 수천 년 세월을 떠받치고 있다. 고인돌을 지나 복수초 군락지로 들어선다. 꽃은 이미 피고 지고 있다. 내 지금이 그때라는 걸 잊지 않고 있었다면 엊그제 눈 나리는 날 예 왔어야 ..
암검은표범나비
암검은표범나비
2020.08.29암컷이 검다 하여 암검은표범나비, 암수가 딴판인 녀석. 어찌 한 족속으로 볼 수 있을까? 하여 녀석의 정체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았다. 누군가 지적해 주어서야 알아볼 수 있었다. 너무 심한 내외 끝에 이리 되지는 않았는지.. 암수 서로 정답게 노니는 모냥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분포 : 제주도 등 도서 지방을 포함한 전국 각지 발생 : 6월~9월(연 1회 발생) 먹이식물 : 제비꽃과의 여러 제비꽃 생태 : 평지나 낮은 산지의 계곡을 낀 풀밭에 산다. 7월 말~8월 여름잠, 9월 무렵에 다시 활동하면서 암컷들은 먹이식물과 상당히 떨어진 나무줄기 같은 곳에 알을 낳는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먹지 않고 마른풀 사이로 들어가 겨울을 난다.
암끝검은표범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2020.08.27암컷의 날개 끝이 검다 하여 암끝검은표범나비, 암수가 유별나다. 그 이름 참 직관적이다. 남부지방에 분포한다. 풀밭에 알을 낳고 있다. 분포 :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남부와 그 일대 섬. 발생 : 한 해에 서너 번 나타나는데 제주도에서는 2월~11월 초, 남해안 5월~10월, 중부 7~8월 관찰. 중부 이북에서 보이는 개체들은 남부에서 이동해 온 것으로 보인다. 애벌레로 겨울을 나는 것으로 보이나 직접 관찰된 것은 아니며, 번데기로도 겨울을 날 수 있다는 추측이 있다. 행동 : 수컷은 산꼭대기에서 텃세 행동을 하는데 한곳을 고집하여 날아갔다가도 다시 되돌아온다. 암컷은 제비꽃이 자라는 주변의 풀에 알을 하나씩 낳는다. 먹이식물 : 제비꽃과의 여러 제비꽃류 (한국나비생태도감)
큰녹색부전나비
큰녹색부전나비
2020.08.15물불 가리지 않는 극렬한 점유 행동, 눈 앞을 스치는 그 어떤 생명체도 용납하지 않는다. 지어 새도 쫒는다 하니 얼떨결에 달아난 새들의 뒷맛은 어떨지 궁금하다. 나비들의 점유 행동은 가장 중요하게는 번식을 위한 것이라 하니 숭고하기 짝이 없다. 그러니 수컷이 그 야단법석이겠다. 날개가 너덜너덜해진 나비를 보노라면 참 치열하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한다. 살피고 살펴 큰녹색부전나비라 결론 내렸으나 틀렸을 수 있다. 좌우튼 극렬한 점유 행동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긴 시간 애써 찍은 사진들이다. 이 녀석은 아마도 암컷이 아니겠나 싶다. 제주도, 울릉도를 포함한 남한 각지에 분포하나 동, 서해안 지역애는 분포하지 않는다. 산지의 참나무 숲에 서식하며 오전 10~12시 사이 산 길가나 능선에서, 오..
푸른큰수리팔랑나비
푸른큰수리팔랑나비
2020.08.02장마 끝난 지리산, 만복대에 올랐다. 성급했을까? 구름 속에 갇히고 끝내 비에 쫄닥, 고생이 많았다. 허나 그 보상이 있었으니 팍팍한 오름길 능선 어느 자리, 정확한 종을 알 수 없는 녹색부전나비 무리와 힘겨루기 하던 저돌적인 녀석.. 푸른큰수리팔랑나비, 집에 와서야 알았다. 그런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열심히 볼 것을 그랬다. 안면 텄으니 자주 보게 될 터, 아쉽지만 봤으니 됐다. 방장산에서 이 녀석을 봐야 하는데.. 이것은 나의 숙제다. 남서부 지역 활엽수림에 서식한다. 최근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관찰지 확산되고 있으나 강원도 및 경북 동해안 지역에서는 관찰 기록이 없다. 해 뜰 무렵과 해질 무렵에 주로 활동, 일정한 지역을 낮게 날아다니며 선회하는 습성이 있다. 애벌레는 원통형의 집을 만들어 그 속에서..
진노랑상사화, 원적암의 추억
진노랑상사화, 원적암의 추억
2020.07.25석 달 가뭄보다 보름 장마가 더 징허다는데.. 장마가 너무 길다. 비는 내리고 몸은 무겁다. 그래! 진노랑상사화, 때는 지금이다. 내 몇 해 전 산길을 걷다 우연히 진노랑상사화 자생지를 발견했더랬지. 목책과 전기 철책으로 심하게 보호받고 있는, 꽃은 지고 없었고.. 그 후로 매년 와보곤 했지만 늘 때를 놓쳤더랬다. 보호구역을 벗어나 홀로 핀 독립된 개체들을 본다. 새로운 영토 개척을 기원 하노라. 보호구역 전기 철책 너머.. 이뻐라.. 계곡을 거슬러 원적암 입구에 이른다. 여기부터 불계인 건가? 분위기 좋고.. 그냥 상사화가 낯선 손을 반긴다. 고3 겨울방학, 9시간 걸리는 완행열차 타고 정읍역에 내려 새벽 댓바람에 서래 불출봉 거쳐 원적암에 왔더랬지. 눈은 펄펄 내리고.. 지금 같았으면 아마 대설경보가..
흰점팔랑나비
흰점팔랑나비
2020.07.19울릉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에 분포한다는데 왜 이제야 보는 걸까? 개체수가 많지 않은 모양이라. 주로 풀밭에서 관찰된다 한다. 나는 제주 애월 풀밭에서 보았다. 벌보다는 좀 크나 작은 나비다. 점점이 흩어진 흰점, 그래서 흰점 팔랄나빈갑다. 아랫면 무늬는 그저 엿볼 뿐.. 장마철 궂은 날씨 속 제주에서 건진 유일한 나비
쌍꼬리부전나비
쌍꼬리부전나비
2020.06.20부전나비류의 뒷날개에 돋아난 꼬리 돌기는 더듬이처럼 늘 움직인다. 어디가 앞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라는데 이것이 천적을 얼마나 혼란스럽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꼬리가 쌍으로 달려 있어 쌍꼬리부전나비,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이 녀석들도 담흑부전나비처럼 개미와 공생한다. 애벌레 시절 스스로 개미굴에 기어들어가거나 개미에 의해 굴로 옮겨져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며 성장하고 때가 되면 나비가 된다. 이 녀석들이 나타날 때가 되었다. 석양 무렵 활동을 개시한다 하니 하던 일 마치거나 잠시 미루고 찾아가면 되겠다. 모 때우다, 잔디밭 풀 매다 연속 사흘을 찾아갔다. 비 개인 오후 찾았던 첫날은 허탕, 둘째 날은 날개 편 모습만 잠시 보여주고 휑 ~, 셋째 날에야 비로소 귀한..
암먹부전나비
암먹부전나비
2020.06.15날개를 펼쳐야 차이가 드러나는 암수가 유별한 나비. 암컷 날개 윗면 색깔이 먹빛(흑갈색), 그래서 암먹부전나비. 수컷은 청람색. 겨울을 제외하고 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매우 흔한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