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나이테
나이테
2025.02.16얼굴에 온통 나이테나이테가 너무 많다내 나이 겨우 60정성 쏟아 지워볼까그리하면세월 더디 흐를까?병길 형님과 도란토란 숲길을 걷는다.처음 만났던 구시포 앞 수랑논과 함께 헤쳐온 세월을 이야기한다.그러다 문득 찍어본 셀카 속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늙어보인다는 말, 다시 살 찌우라는 말, 더 이상 듣고싶지 않다. 영양크림 낙낙히 바르고 자외선 차단 열심히 발라 세월 거슬러보자 다짐한다.
들판 배회
들판 배회
2025.02.16물 아래 들판, 기러기 끼룩끼룩 하늘에 날고자전거 삐걱삐걱 들판 달린다배고픈 기러기 먹이를 찾고배부른 자전거 혈당 날린다
친구가 죽었다.
친구가 죽었다.
2025.02.14친구가 죽었다부고장 속 그의 나이 60내 나이도 60, 낯설다60 이라는 숫자그냥 숫자일 따름이겠지?아직은 청춘인데..종연이가 죽었다, 요양원에서..각시는 진작 베트남으로 돌아가고 아이들은 시설로 갔다네.시설에서 막아서 상주 노릇하는 아이들도 없이 종연이도 그렇게 갔다.
대보름
대보름
2025.02.14달은 늦게야 솟았다구름 헤치며 하늘을 유영한다구름에 달 가듯이종일 날이 궂었다,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달이 떠오를 시간이 돼서도 날은 깨어나지 않았다.늦은 밤 올려다본 하늘, 중천에 달이 있다.하늘 빽빽한 구름 사이 유영하듯 달이 흘러가고 있었다.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있었다.
달집 태우기
달집 태우기
2025.02.14달집을 태운다불길 타올라 달을 탐한다달, 창백히 이그러진다사람들 달 보며 소원을 빈다나는 소원도 없이 그저사진만 찍는다,하루 한 장은 건져야 하니오은미 의원 인터뷰 한다고 순창 바닥 이리저리 헤매다가 만난 달집 태우기,오은미 의원은 만나지도 못하고 차만 절단내고 순창에 발이 묶였다.정룡이 만나 온밤 지새울 기세로 술을 마시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쓰러져 잤다.
개밥바라기
개밥바라기
2025.02.11석양 불타고별 하나허공에 빛난다어스름 새벽길 나섰다 돌아와 서짝 하늘을 본다.
갓김치
갓김치
2025.02.11거기서 익고 있었고나아삭아삭 잘 익었고나설익은 사랑은 가고잘익은 김치가 남었고나잘근잘근 씹어주마피 되고 살 되어라
눈에 묻혀 사라진 길을 열고
눈에 묻혀 사라진 길을 열고
2025.02.10숫눈길 헤쳐 산을 오른다세찬 바람 눈발 흩날린다짐승도 발길을 끊은침묵의 하얀 산숫눈길 헤쳐 발자욱을 남긴다눈에 묻혀 사라진 길을 열고세찬 바람 거친 숨소리산의 정적을 깨운다.
입춘대설
입춘대설
2025.02.08어제도 오시더니 오늘도 오시고내일도 오신다면나는 산으로 가겠네요눈에 묻혀 사라진 길을 열고입춘에 시작된 새로운 겨울 입춘한파, 입춘대설눈이 내린다, 날마다 눈이 내린다.내린 눈 위에 눈이 쌓이고 그 눈 위에 다시 눈이 내린다. 추위도 가시지 않는다.온실농사 짓는 농민들 죽을 맛이겠다.그래도 나는 눈이 좋다, 추위도 좋다. 아직은 겨울이니..
그의 사후세계
그의 사후세계
2025.02.06선운사 절간 동백숲 너머후미진 곳 소실된 제실터한 시대를 떵떵거린 친일 대지주친미 민족주의 우파 대가리 되어한민당에서 노닐다가사후세계 영으로 여기 왔다네방화일까 실화일까사후저택 사라지고남은 건 담벼락과 문짝 뿐저 문 나서면이끼 낀 비석 하나, 그리고 숲세월을 집어삼키고 있다네그 세월 속 김성수는 이미사라지고 없다네혼비백산 사라졌다네
입춘 지나고 겨울
입춘 지나고 겨울
2025.02.06입춘이 지나고비로소겨울이 왔다입춘과 함께 찾아온 큰 눈과 강치새삼스럽지 않지만 흔한 일도 아니다.겨울에 끝자락 늦게라도 찾아온 추위가 반갑다.이것은 역행이 아니다, 잠시간의 반동일 뿐..
고창읍성에 눈 나린다
고창읍성에 눈 나린다
2025.02.055백년 전 세종과 단종 어간열아홉 전라도 골골 징발된 백성들의 피땀 서린1,684미터 읍성을 돌며 흩날리는 눈발 따라훠얼 훨~ 훠얼 훠얼~말끔하게 날린다술기운을 날린다고창에서 술을 마신 날이면 나는 읍성을 돈다. 한 바퀴 혹은 두 바퀴 읍성 돌아 술기운 가시면 집으로 간다.읍성의 밤은 아름답다, 특히 눈이라도 내릴 양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