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뾰족부전나비
뾰족부전나비
2022.09.16선운사 절 마당, 나비 한 마리 훌쩍 날아 처마 끝에 앉았다. 뾰족부전나비, 부전나비 치고는 좀 크다. 절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 나비는 과거 미접으로 분류되었으나 이제 한반도에 정착하여 산다. 나는 이 나비를 위도에서 처음 보고 광주 지산동에서 두 번째,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이따금.. 하지만 오늘처럼 한 곳에서 여러 마리를 본 적은 없다. 기후 변화의 뚜렷한 징표, 이 나비는 환경부에서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삼아 서식분포를 조사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이 나비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919년 전남 광주에서였다 한다. 이후 오랫동안 관찰 기록이 없다가 2006년부터 거제도를 중심으로 관찰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이 녀석은 수컷이다. 암컷은 청회색을 띠고 있다는데 그렇다면 나는 지금껏 수컷만을 ..
구레나룻제비갈매기 2
구레나룻제비갈매기 2
2022.09.09구레나룻제비갈매기를 흰죽지제비갈매기로 잘못 알아봤다. 유사하게 생긴 녀석들이니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않고 대강 훑어보고 지레짐작해버리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되겠다. 하여 자세히 들여다보고 뜯어본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겨울깃) 머리는 흰색이며 정수리 뒤쪽으로 검은 줄무늬(흰색 바탕의 검은 무늬)가 뚜렷하다. 흰죽지제비갈매기보다 뚜렷하고 뒷머리까지 이어진다. 꼬리는 짧고 가운데가 약간 오목하다. 눈 뒤쪽으로 큰 검은색 반점이 있다. 겨울깃으로 깃털 갈이 중인 개체는 몸 아랫면에 검은색이 남아 있다. 날개와 등은 거의 같은 색으로 보인다. 어린 새는 일부 날개덮깃과 셋째날개깃에 검은 반점이 있으며 깃 끝에 엷은 황갈색 무늬가 있다. 날 때 꼬리 끝에 가늘고 어두운 ..
구레나룻제비갈매기
구레나룻제비갈매기
2022.09.09동림지 뚝방을 걷는다. 대략 1km, 뚝방길 걷기에는 더없이 좋을 때다. 태풍 힌남노 조용히 지나가 들판은 무사하다. 홀연 갈매기 한 무리 나를 스치고 날아간다. 대략 20여 마리,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날갯짓이 황홀하다. 빠른 걸음으로 차로 돌아가 사진기를 챙긴다. 갈빗대가 다 낫지 않아 자세가 나올까 염려했으나 큰 지장은 없다. 얼마 만인가? 사진기가 낯설다.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제비갈매기다. 녀석들은 사라졌다 갑자기 나타나고 또 홀연히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가만히 살펴보니 그 넓은 저수지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빙빙 돌고 있었다. 녀석들을 잘 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겠다. 도감을 뒤져보니 '흰죽지제비갈매기'라고 생각했으나 전문가에게 의뢰하니 '구레나룻제비갈매기'란다. ..
참줄나비
참줄나비
2022.08.268월 중, 하순 무렵 나비 보러 한 번은 가고 싶었으나 결국 못 가고 만다. 올해 나비 보러 길을 나서는 일은 이제 아마 없을 게다. 내년에도 나비는 날아다닐지니 아쉬워 말지어다. 이름표를 붙이지 못한 녀석들, 순위에서 밀려 제껴젔던 녀석들 들여다보는 것도 일이다. 오늘도 투쟁전선에서 동분서주 고생하고 있을 동지들에겐 민망한 일이지만 예기치 않은 병원 생활이 가져다준 행운이라 생각하자. 참줄나비, 진짜 줄나비라는 겐가? 경기도, 충청부 일부 지역과 강원도 동. 북부 지역에 분포, 산지의 계곡 주변 잡목림 숲에 서식,먹이식물은 올괴불나무, 연 1회 6~8월 발생하며 애벌레로 월동한다. 한반도에는 중.북부지방에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종이나, 충청남도 부여 지역에서도 관찰기록(김명희, 1996: 36)이 있다...
대왕팔랑나비
대왕팔랑나비
2022.08.03꽤 커다란 나비 한 마리 펄럭이며 땅바닥에 내려앉는다. 앗, 독수리다 생각했으나 대왕이네. 살펴보니 독수리팔랑나비와 대왕팔랑나비는 자태가 영판 다르다. 몸집이 큰 만큼 민첩한 여타 팔랑나비들에 비해 행동이 굼떠 보인다. 산에 머무는 6시간 동안 단 한 마리를 보았을 뿐이다. 야가 귀한 것인지, 내 눈이 해태인 것인지.. 우리나라 팔랑나비류 중에서 가장 큰 종으로서, 대부분 35° 이북지역에 국지적으로 분포한다. 중부지방에서는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지역에서 관찰되기도 하나, 강원도 태백산지가 주 산지이다. 남부지방에서는 지리산 일대(한신계곡, 뱀사골)에 채집기록(박중석 등, 1993: 206)이 있다. 국외에는 극동러시아에서 중국 남부까지 분포한다. 연 1회 발생하고, 저산 지대보다 고산지대 중심으로 6월부..
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
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
2022.08.03고창 농민회와 정선 농민회는 자매지간이다. 올해로 4년째, 이번에는 고창에서 정선을 방문할 차례다. 그 노정에 함께 하고 나는 정선에 남았다. 나비를 보기 위함이었다. 7월 초, 중순이 지나고 폭염이 몰려오면 나비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곤 했는데 올해는 영판 다르다. 아차 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니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간한 나비들 얼른 봐불고 본업에 충실해야지.. 가리왕산 임도를 탄다. 해발 1천 미터를 넘어서면 아직 보지 못한 나비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매우 커다란 부전나비 한 마리 눈앞에 나타났다. 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 부전나비가 이리 커도 되나 싶을 정도.. 500원짜리 동전만 하다는데 그보다도 더 크게 느껴졌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는..
가락지나비
가락지나비
2022.08.01한라산 높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나비 삼총사가 있다 했다. 산굴뚝나비와 가락지나비, 그리고 산꼬마부전나비. 한 번 걸음에 다 만났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산꼬마부전나비는 보지 못했다. 볼 날 있겄지, 살다 보면.. 가락지나비 한 쌍이 나란히 꽃에 앉아 있다. 오른쪽이 확실한 암컷, 저 날개의 무늬를 가락지로 본 것이다. 왼쪽에 앉은 나비는 수컷일 가능성이 높다. 암컷의 경우 날개 아랫면 뱀눈 무늬를 둘러싼 주황색 테가 크게 발달한 개체가 있다(한국나비도감, 김용식 저). 하여 석주명은 날개에 많은 가락지를 지녔다 하여 '가락지장사'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산굴뚝나비에 비해 개체수가 월등히 많고 꽃 위에 잘 앉으니 사진기에도 많이 담겼다.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한라산의 1,300m부터 백록담까지의 건조한 풀밭에..
줄꼬마팔랑나비
줄꼬마팔랑나비
2022.08.01이 녀석은 줄꼬마일까, 수풀꼬마일까? 사실 잘 모르겠다. 더 많이 자주 보게 되면 알 수 있을까? 아니면 손으로 잡아서 이모저모 되작거려봐야 알 수 있을까? 아무튼 일단 나는 줄꼬마팔랑나비라 이름 붙여두기로 했다. 줄꼬마가 좀 더 귀한 녀석이니.. 이 녀석은 수풀꼬마에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같은 장소에서 담은 것이니 함께 줄꼬마로 정리해 둔다. 보다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보다 명확하게 줄꼬마와 수풀꼬마를 구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흰줄점팔랑나비
흰줄점팔랑나비
2022.08.01고창 농민회와 함께 정선에 왔다. 숙소에 짐 풀고 자유시간, 화암동굴이 옆에 있어 대부분 그 짝으로 갔다. 나는 사진기를 들고 할랑할랑, 척박한 돌밭들이 이어진다. 숲으로 드는 길 입구에서 발견한 팔랑나비 한 마리, 돌아와 살펴보니 '흰줄점팔랑나비'다. '미기록 희귀 나비' 국내 첫 발견 - KBS뉴스 ‘미기록 희귀 나비’ 국내 첫 발견 국내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미기록종 희귀 나비가 영월에서 발견돼 관심을 모... news.kbs.co.kr 2008년도 일이로군.. 이 업계에서는 떠들썩한 일이었나 보다. 미기록종을 발견한다는 것, 그것도 나비학자가 새로운 나비를 발견하고 보고한 것이었으니.. 나한테는 이런 일이 있었다. [주간해피데이] 황록선운족도리풀 ① 흔히 볼 수 있는 족도리풀(쥐방..
한라산 산굴뚝나비
한라산 산굴뚝나비
2022.07.26우리나라에서 산굴뚝나비는 오직 한 곳,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다. 함경도, 양강도 등 북부 고산지대에서도 볼 수 있다 하나 지금 우리 형편에서 이 나비를 볼 수 있는 곳은 한라산이 유일한 것이다. 이 나비가 이리 된 데에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크다. 빙하기 이후 기온이 상승하면서 제주가 섬으로 되고 한랭한 지역에 살던 산굴뚝나비는 한라산과 북부 고지대의 산봉우리에 갇히게 됐다. 분단이 이 시대 우리 겨레의 삶을 갈라놓은 것처럼.. 하여 더 보고 싶었다, 산굴뚝나비. [꿀벌 기획② 나비가 아무도 모르게 산을 오른다] 한라산 산굴뚝나비, 더위에 삶터 잃어…해발 17 2022년 겨울, 전국적으로 발생한 꿀벌 실종 사건은 ‘미스터리’가 아닌 악재에 악재가 겹친 복... www.khan.co.kr 날로 가속화되는..
제주꼬마팔랑나비
제주꼬마팔랑나비
2022.07.24제주에 가면 흔하게 보이는 나비도 허투루 보지 않게 된다. 아직 보지 못한 나비가 허다한 나로서는 새로운 나비를 보는 것이 가장 큰 재미인 탓이다. 가파도는 처음이었다. 돌아보면 식중독 증상으로 몸에 신호가 오던 참에 담아놓은 나비, 돌아와 확인하니 제주꼬마팔랑나비였던 것이다. 이름과 달리 제주에만 있는 나비는 아니다. 남해서부 일대에 분포한다. 먹이식물은 참억새, 바랭이, 잔디, 5~8월 연 2회 발생한다. 다시 찾은 제주도, 이번에는 눈을 밝혀 제주꼬마팔랑나비를 찾았다. 하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으니 그리 보기 어려운 나비는 아닌 것이다.
남방남색부전나비
남방남색부전나비
2022.07.24우리 땅에서 단 한 곳, 그곳에 가야만 볼 수 있다는 나비. 그런 나비가 여럿 있더라. 과거에는 넓게 분포했으나 여러 요인으로 그리 된 나비가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그랬던 나비도 있는 모양이다. 그중의 하나 남방남색부전나비는 후자의 경우에 속한다. 오히려 사람의 간섭으로 분포 지역이 넓어진 경우, 하여 최근에는 동백동산 말고도 안덕 계곡 등지에서도 볼 수 있다 한다(. 민속자연사박물관 학술보고서). 딱 예상했던 바 종가시나무가 있는 숲 사이 하늘이 열리고 햇빛이 풍부하게 내리쬐는 곳에서 녀석을 만났다. 나무 위에서 활발하게 날아다니는 녀석들이 간혹 눈에 띄지만 눈으로만 확인할 따름이다. 키 낮은 나무, 혹은 땅바닥에 내려앉은 녀석들이 있어 꽁무니를 쫒는다. 높은 곳에서 노는 건 수컷, 낮은 곳에 강림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