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이었다. 
전남 모처에 먹황새가 도래하였으니 틈나는대로 다녀와보라는 지인의 전언에 망설일 것도 없이 바로 달렸다.
바람끝이 시린 꽤나 추운 날이었다.
여러차례 전화 안내를 받은 끝에 지정한 장소에 도착하였으나 새는 보이지 않고..
이리저리 둘러보던 차에 문득 하늘 높이 뜬 일단의 먹황새 무리를 발견하였다.


하늘을 빙글빙글 활공하며 내려앉을 곳을 찾는 듯한 우아한 비행이 까마득히 멀어지기도 하고 가까와지기도 하다가 홀연히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어디로 갔을까? 한참을 기다리다가 차를 끌고 길을 따라 돌아가본다.
한 십리나 달렸을까? 댐 기슭에 내려앉은 녀석들이 눈에 들어왔다.  

 
꽤 먼 거리, 이 정도면 문제 없겠다 싶어 차에서 내리는 순간 녀석들 날아오르고 만다.
몸값을 아는지 경계심이 투철하다.
다시 하늘 높이 올라 활공하며 산등성이 너머로 사라져버리고 만다. 
어디로 갔을까? 전망 좋은 곳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뒤적거리다 문득 녀석들과 다시 조우하였다. 
나보다도 훨씬 조망 좋은 곳에 무리지어 앉아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녀석들 잘 있다 갔는지, 다시 오지 않았는지 궁금해진다. 


황새목(―木 Ciconiformes) 황새과(―科 Ciconidae)에 속하는 물새.

몸길이는 약 99㎝ 정도로 황새보다는 다소 작은 황새과의 내형종(種)이다. 머리·목·등·허리·꼬리·가슴날개까지는 초록색·자주색·파랑색 등의 광택이 나는 검은색이며 배·옆구리·아래꼬리덮깃은 흰색이다. 날개의 아래쪽은 날개깃이 검은색, 아래날개덮깃은 흰색을 띤다. 어린새는 부리·발·눈앞·눈주위는 붉은색이지만 전체적으로 흐린 갈색빛이 돌며 광택이 없다.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희귀종으로 한반도에서 예전의 번식집단(6·25전쟁 이전의 평남 덕천)은 사라졌으나 1983~84년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번식기 동안 1쌍이 발견되어 둥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그곳에서 새로이 번식하게 되었으리라고 추측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지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희귀한 여름새였으며 때로는 적은 수지만 남부지방에서 겨울을 나기도 했다. 1963년 3월 경상북도 안동군 도산면 가송동에서 유일한 번식지가 알려진 이후 1968년까지 그곳에서 계속 번식했었다. 1965년 6월에는 가송동 천마산 절벽 바위에서 부화한 새끼 2마리를 확인한 예가 있다. 그러나 마지막 둥지마저 사람에게서 피해를 입고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1979년 1월 19일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북한 지역을 왕래하는 1마리의 먹황새를 발견한 것을 비롯해 겨울철에 불규칙하게 해에 따라 1마리씩 한반도(1983년 11월 제주 북제주군 용수리 저수지에서 1개체 발견)에 나타나고 있다.

유럽에서는 키가 큰 울창한 침엽수림이나 혼효림, 습지, 침엽수림 내의 물이 고인 곳, 임야의 공지, 습지 또는 숲으로 덮인 산골짜기와 산림의 개천가 등지에서 서식한다. 극동에서는 번식기 이외에는 개활습지에서 발견된다. 한국의 번식지로 알려진 경상북도 안동군 도산면 가송동 고산정과 학소대 일원은 낙동강 유역의 암벽이 있는 곳이다. 중국에서 이동시나 월동중에는 인적이 그리 많지 않은 넓은 평야에서 황새보다 큰 무리를 지어 습지를 찾아다니며 먹이를 찾기도 했다고 한다. 단독 또는 1쌍씩 행동하며 큰 나뭇가지나 바위절벽에서 번식한다. 작은 나뭇가지로 둥지를 짓고 한배에 3~5개의 알을 낳는다. 2일 간격으로 산란하고 알을 품는 일수는 35일, 육추(育雛) 기간은 60~70일이다.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에 걸쳐 널리 분포하며, 한대에서 온대 사바나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에서 서식한다. 서부와 중부 유럽에서는 번식환경이 줄어들어 자취를 감추었다. 19세기 중엽 이후 독일의 서부와 남부의 전역에서 사라졌으며 스웨덴과 덴마크에서는 1940년 이래 멸종되었다. 가장 안정된 번식지는 오래전에 구대륙 북반구를 벗어나 격리 분포된 시인과 포르투갈 등지이다. 아프리카의 일부 월동지로 이주하게 된 것은 1900년 이후 극히 최근의 일이다. 천연기념물 제200호 지정되었다(1968. 5. 30).

元炳旿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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