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나비 이야기
남원 운봉 꽃팔랑나비
남원 운봉 꽃팔랑나비
2023.08.17긴 장마와 폭우, 7월 한 달 딸싹할 수 없었다. 장마 뒤 폭염, 만사 귀찮고 할 일도 많았다. 얼마 만인가? 남원 운봉 산덕 임도, 터덜터덜 산길 걷는다. 흐린 날씨 탓일까? 나비 별반 보이지 않는다. 땀 줄줄 흐르지만 간만에 걷는 산길이 좋다. 나비 하나 표연히 날아든다. 아무래도 새로운 녀석, 아뿔싸 살필 겨를도 없이 핑 하니 날아가 버린다. 곰곰이 사진을 들여다본다. 묻노니 네 이름이 무엇이냐? 답이 없다. 이래저래 검토 끝에 수풀떠들썩팔랑나비? 전문가에게 물었다. 꽃팔랑나비! 나는 곧바로 수긍한다. 8월 중순이니 때로 봐도 꽃팔랑나비가 맞겠다. 제천, 영월 이북에 분포하고 한라산 관찰 기록 있다는데 지리산 서북능선 자락 간만에 나선 길, 귀하게 만난 녀석 8월 가기 전 다시 한번 길 떠나고 싶다..
참알락팔랑나비
참알락팔랑나비
2023.06.22가리왕산 임도, 많은 수풀알락팔랑나비를 만나는 가운데 단 한 개체. 참알락팔랑나비, 발생 시기 등 생태의 많은 부분이 수풀알락팔랑나비와 유사하지만 생김새는 많이 다르다. 지리산 이북의 높은 산지에 분포. 오전에 땅바닥에서 물을 빨아 먹거나 볕을 쬔다. 여러 종류의 꽃에 날아들며, 오후에는 풀숲에서 텃세권을 형성한다. 종령 애벌레는 돌돌 말린 낙엽 속에서 겨울을 나는데, 먹이를 먹지 않고 번데기가 된다. - 한국나비 생태도감(오해용)
수풀알락팔랑나비
수풀알락팔랑나비
2023.06.22산꼬마표범을 찾아 오른 함백산 만항재에서 처음 만났다. 산 속 탁 트인 풀밭, 많은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는데 딱 두 종, 모시나비와 이 녀석이었다. 시기를 맞춘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풀밭은 모시나비 세상이었다. 그토록 많은 모시나비를 본 적이 없다. 모시나비 무리 속 노락 녀석이 팔랑거리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얼마나 노란지 보는 순간 황알락팔랑나빈갑다 했으나 수풀꼬마팔랑나비였다. 모든 첫 만남이 그렇듯 반갑기 짝이 없다. 암컷 수컷 지리산 이북의 높은 산지에 주로 분포하며 날개 무늬가 달라 암수 구분이 확연하다. 늘 그렇듯 첫 만남이 성사되고 나면 그 다음 만남을 훨씬 수월해진다. 이튿날 가리왕산에서 더 많은 녀석들을 만났다.
암어리표범나비
암어리표범나비
2023.06.12모내기 중 잠시 짬이 났다. 마음은 이미 어디론가 떠나고, 이리저리 뒤척거리다 나비 보러 가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먼 길이지만 길을 나선다. 이번 길에서는 어떤 나비들을 만나게 될 것인가? 내심 새로운 얼굴을 기대한다. 먼저 가장 이뻤던 녀석. 돌아오는 길 제천, 한 바퀴 돌고 미련이 남아 다시 한 바퀴 해가 뉘엿뉘엿, 마지막 순간에 만났다. 지난번 만났던 금빛어리표범나비는 여럿 봤으나 이 녀석은 단 한 마리, 가장 먼저 깨어난 녀석인가? 강원 영월, 충북 제천에서 관찰. 낮은 산지 풀밭에서 만날 수 있고 여러 종류 꽃에 날아든다. 석회암 지대 먹이식물 뻐꾹채 유무가 결정적. -한국나비생태도감(오해용) 아이고 이뻐라.
붉은점모시나비
붉은점모시나비
2023.05.21아무리 뒤져도 없더니, 알고 보니 사라졌다. 벌써 5년 전 일이라 하네. 그라고 보니 내 여기 왔던 게 8년 전 언제 이로고.. 세월은 쏜살같다. 나비가 사라지니 내 찾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 절멸, 세상이 아득해지고 꾸무럭하던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진다. 빗방울 굵어져 제법 폭우가 되고 우리는 자리를 떴다. 한 군데 더, 먼 길 왔는데.. 산모롱이 돌아드니 비가 멎는다. 언뜻 보이는 파란 하늘, 산줄기 하나 사이에 두고 여기는 다른 세상 눈 밝은 애벌레 가리키는 손가락 끝 나비 한 마리, 오호라 붉은점 꿈에 본 모시나비, 붉은점이 되었네. 너 여기 살아남았구나. 나 여기도 있소, 예서 제서 툭툭! 흥분의 도가니탕. 반갑다 붉은점, 살아남아 고맙다. 암컷 수컷 암컷 수컷 암컷 수컷 암수 구분은 복부의 ..
금빛어리표범나비
금빛어리표범나비
2023.05.20나비 찾아 나선 길에서 35년 전 농활 갔던 마을 앞을 스쳐 지난다. 정확히 쌍팔년도였네. "덕산면 신현 1구 농민회에서 뀌는 방구 지서장 새끼 난리 났다 소리 지르네~" 손뼉 치며 노래 부르던 게 어제일 같다. 술을 어찌나 많이 먹어댔던지 젊은 농민회원들이 나를 피해 다녔더랬다. 들어가 볼까 하다 그냥 지나쳤다. 다 옛 일이니.. 30년 전 일은 이리 선명한데 작년에 와 본 길이 헷갈린다. 작년에는 봄처녀나비를 보러 왔더랬다. 그때는 어림짐작으로도 잘도 찾았는데.. 아무튼 도착해서 보니 딱 예상대로다. 예상했던 장소에서 예상했던 녀석들을 만나니 반갑기 짝이 없다. 더구나 첫 만남이다. 많다. 그리고 딱 이 나비 뿐이다. 표범나비 치고는 작은 녀석들이 여기저기서 불쑥 튀어나왔다가 풀숲으로 사라진다. 어딜..
북방거꾸로여덟팔나비
북방거꾸로여덟팔나비
2023.05.08아직은 나비가 많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나비 없소~?" 하고 들어간 작은 산골짝, "예 있소" 하고 보란 듯 앉아 있다. 어라, 거꾸로여덟팔? 저 녀석이 벌써 나오나? 북방일까? 기대를 가지고 이래저래 검토했으나 결론은 그냥 거꾸로여덟팔. 새로 산 나비도감에서 유사한 나비들에 대한 새로운 동정 열쇠를 제공하고 있다. 하여 그간 찍었던 거꾸로여덟팔나비들을 새로 샅샅이 들여다보니 과연 그중에 북방거꾸로여덟팔나비가 섞여 있다. 같은 날 오대산과 가리왕산에서 찍은 거꾸로여덟팔 중에 북방이 있었다. 각각 한 마리씩.. 여름에 만난 것이니 여름형이겠다. 위 두 사진에는 북방과 그냥 거꾸로여덟팔나비를 구분하는 결정적 동정 열쇠가 잘 드러나 있다. 찾아보시라, 장담컨대 설명을 듣지 않고 찾아낸다면 정말 엄청..
갈고리흰나비
갈고리흰나비
2023.04.17봄이다. 새 봄이 오고 나비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 뭔가 새로운 나비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일렁이곤 한다. 정선 가는 길, 이른 봄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놓치지 말아야 할 나비를 점검한다. 한 번 지나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니.. 갈고리흰나비가 1순위로 떠올랐다. 귀한가 흔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봤는가, 그러지 못했는가가 중요하다. 사진기 들고 맘 먹고 나서니 생각보다 쉽게 포착되었다.다른 흰나비들보다 눈에 띄게 작아 나는 모습이 꽤나 귀엽다. 인내심을 가지고 앉기를 기다린다. 맞다, 갈고리흰나비. 새 봄, 내 이렇게 새로운 녀석을 만난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 그간 너를 못 본 게 아니라 안 본 게로구나. 그러니 사람 만나면 잘 앉아주고 그러려무나. 한없이 나팔나팔 날아다니지만 말고....
뾰족부전나비
뾰족부전나비
2022.09.16선운사 절 마당, 나비 한 마리 훌쩍 날아 처마 끝에 앉았다. 뾰족부전나비, 부전나비 치고는 좀 크다. 절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 나비는 과거 미접으로 분류되었으나 이제 한반도에 정착하여 산다. 나는 이 나비를 위도에서 처음 보고 광주 지산동에서 두 번째,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이따금.. 하지만 오늘처럼 한 곳에서 여러 마리를 본 적은 없다. 기후 변화의 뚜렷한 징표, 이 나비는 환경부에서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삼아 서식분포를 조사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이 나비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919년 전남 광주에서였다 한다. 이후 오랫동안 관찰 기록이 없다가 2006년부터 거제도를 중심으로 관찰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이 녀석은 수컷이다. 암컷은 청회색을 띠고 있다는데 그렇다면 나는 지금껏 수컷만을 ..
참줄나비
참줄나비
2022.08.268월 중, 하순 무렵 나비 보러 한 번은 가고 싶었으나 결국 못 가고 만다. 올해 나비 보러 길을 나서는 일은 이제 아마 없을 게다. 내년에도 나비는 날아다닐지니 아쉬워 말지어다. 이름표를 붙이지 못한 녀석들, 순위에서 밀려 제껴젔던 녀석들 들여다보는 것도 일이다. 오늘도 투쟁전선에서 동분서주 고생하고 있을 동지들에겐 민망한 일이지만 예기치 않은 병원 생활이 가져다준 행운이라 생각하자. 참줄나비, 진짜 줄나비라는 겐가? 경기도, 충청부 일부 지역과 강원도 동. 북부 지역에 분포, 산지의 계곡 주변 잡목림 숲에 서식,먹이식물은 올괴불나무, 연 1회 6~8월 발생하며 애벌레로 월동한다. 한반도에는 중.북부지방에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종이나, 충청남도 부여 지역에서도 관찰기록(김명희, 1996: 36)이 있다...
대왕팔랑나비
대왕팔랑나비
2022.08.03꽤 커다란 나비 한 마리 펄럭이며 땅바닥에 내려앉는다. 앗, 독수리다 생각했으나 대왕이네. 살펴보니 독수리팔랑나비와 대왕팔랑나비는 자태가 영판 다르다. 몸집이 큰 만큼 민첩한 여타 팔랑나비들에 비해 행동이 굼떠 보인다. 산에 머무는 6시간 동안 단 한 마리를 보았을 뿐이다. 야가 귀한 것인지, 내 눈이 해태인 것인지.. 우리나라 팔랑나비류 중에서 가장 큰 종으로서, 대부분 35° 이북지역에 국지적으로 분포한다. 중부지방에서는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지역에서 관찰되기도 하나, 강원도 태백산지가 주 산지이다. 남부지방에서는 지리산 일대(한신계곡, 뱀사골)에 채집기록(박중석 등, 1993: 206)이 있다. 국외에는 극동러시아에서 중국 남부까지 분포한다. 연 1회 발생하고, 저산 지대보다 고산지대 중심으로 6월부..
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
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
2022.08.03고창 농민회와 정선 농민회는 자매지간이다. 올해로 4년째, 이번에는 고창에서 정선을 방문할 차례다. 그 노정에 함께 하고 나는 정선에 남았다. 나비를 보기 위함이었다. 7월 초, 중순이 지나고 폭염이 몰려오면 나비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곤 했는데 올해는 영판 다르다. 아차 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니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간한 나비들 얼른 봐불고 본업에 충실해야지.. 가리왕산 임도를 탄다. 해발 1천 미터를 넘어서면 아직 보지 못한 나비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매우 커다란 부전나비 한 마리 눈앞에 나타났다. 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 부전나비가 이리 커도 되나 싶을 정도.. 500원짜리 동전만 하다는데 그보다도 더 크게 느껴졌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는..
가락지나비
가락지나비
2022.08.01한라산 높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나비 삼총사가 있다 했다. 산굴뚝나비와 가락지나비, 그리고 산꼬마부전나비. 한 번 걸음에 다 만났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산꼬마부전나비는 보지 못했다. 볼 날 있겄지, 살다 보면.. 가락지나비 한 쌍이 나란히 꽃에 앉아 있다. 오른쪽이 확실한 암컷, 저 날개의 무늬를 가락지로 본 것이다. 왼쪽에 앉은 나비는 수컷일 가능성이 높다. 암컷의 경우 날개 아랫면 뱀눈 무늬를 둘러싼 주황색 테가 크게 발달한 개체가 있다(한국나비도감, 김용식 저). 하여 석주명은 날개에 많은 가락지를 지녔다 하여 '가락지장사'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산굴뚝나비에 비해 개체수가 월등히 많고 꽃 위에 잘 앉으니 사진기에도 많이 담겼다.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한라산의 1,300m부터 백록담까지의 건조한 풀밭에..
줄꼬마팔랑나비
줄꼬마팔랑나비
2022.08.01이 녀석은 줄꼬마일까, 수풀꼬마일까? 사실 잘 모르겠다. 더 많이 자주 보게 되면 알 수 있을까? 아니면 손으로 잡아서 이모저모 되작거려봐야 알 수 있을까? 아무튼 일단 나는 줄꼬마팔랑나비라 이름 붙여두기로 했다. 줄꼬마가 좀 더 귀한 녀석이니.. 이 녀석은 수풀꼬마에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같은 장소에서 담은 것이니 함께 줄꼬마로 정리해 둔다. 보다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보다 명확하게 줄꼬마와 수풀꼬마를 구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흰줄점팔랑나비
흰줄점팔랑나비
2022.08.01고창 농민회와 함께 정선에 왔다. 숙소에 짐 풀고 자유시간, 화암동굴이 옆에 있어 대부분 그 짝으로 갔다. 나는 사진기를 들고 할랑할랑, 척박한 돌밭들이 이어진다. 숲으로 드는 길 입구에서 발견한 팔랑나비 한 마리, 돌아와 살펴보니 '흰줄점팔랑나비'다. '미기록 희귀 나비' 국내 첫 발견 - KBS뉴스 ‘미기록 희귀 나비’ 국내 첫 발견 국내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미기록종 희귀 나비가 영월에서 발견돼 관심을 모... news.kbs.co.kr 2008년도 일이로군.. 이 업계에서는 떠들썩한 일이었나 보다. 미기록종을 발견한다는 것, 그것도 나비학자가 새로운 나비를 발견하고 보고한 것이었으니.. 나한테는 이런 일이 있었다. [주간해피데이] 황록선운족도리풀 ① 흔히 볼 수 있는 족도리풀(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