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이야기
이덕구 산전
2018.01.12 12:10제주도에 가시거든 가시리에 가보시라. 가시되 교래리 산굼부리 지나 녹산로를 타고 가시라. 가시리가 나는 참 좋다. 가시리에 가야 비로소 "아.. 여기가 제주도로구나"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가시리는 참으로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제주도 어느 한 곳 예외가 있겠는가마는 그 중에서도 가시리는 4.3.. 항쟁과 피의 학살 그 한복판에서 중산간 마을 중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
한라산 깊은 곳, 흙붉은오름
2017.07.16 10:04흙붉은오름, 이런 이름 좋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이름 그대로 흙이 붉은 오름. 흙이 왜 붉을까? 붉은 화산송이가 오름 등성이 지면에 노출돼 있어서 그렇다네. 송이는 뭐지? 왜 그게 그대로 노출돼 있다냐? 머리 속에서 의문이 꼬리를 문다. 송이는 화산이 폭발할 때 공중으로 높게 뿜어지며 잘게 부스러진 용암이라 보면 되겠다. 한자로는 분석(噴石)이라 하는데 噴(뿜을 분)자를 쓴다. 그러고 보니 흙이..
한라산 깊은 곳 이스렁오름
2016.05.28 13:22몇해 전 5월 영실에서 윗세오름으로 가는 오름길에서 바라본 이스렁오름과 그 주변 경관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해 두었더랬다. 언젠가는 가고 말리라.. 그리고 4년이 지나 그 곳을 다녀왔다. 그것도 연중 가장 바쁜 농사철 고동목에 작정하고 집을 나섰다. 선거를 마친 이후 장거리 여행을 꿈꿔왔다. 본래 흑산도를 벼르고 별렀으나 성사시키지 못했다. 한데 왕복 6만 900원 하는 비행기삯이..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기막힌 술자리
2013.05.09 15:21바닷바람 불고우도와성산일출봉이 보이는 바닷가에서 해녀할망들이 썰어주는 해산물 한쟁반에 동지들과 나누는 술잔...취해부렀다는 거
제주도, 한라산, 탐조.
2012.01.08 08:21지난 연말 고창 농민회 회원들과 한라산을 올랐다. 산 아래 날씨는 좋았으나 산정 날씨는 좋지 않았다. 살을 에이는 눈바람만이 가득한 산정,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겨울 아닌 다른 날에는 가보지 못하고 네차례를 올랐으나 백록담은 단 한번 보았을 뿐이다.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나 정상이 가까워지면 나무가 사라지면서 거대한 설산을 오르는 느낌이 된다. 선등자의 발걸음이 수도자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정상 사진찍기에..
백약이오름, 일단 올라보시라.
2010.06.26 10:13약초가 많아 백약이오름이라.. 오래 전 이야기일 따름인지, 보고도 모르는 것인지 여느 오름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모습이다. 습하고 무더운 날씨 탓인지 느릿하게 풀 뜯고 있는 소들 때문인지 오름 초입의 모습은 평범하다 못해 권태롭기까지 하다. 표선면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어디에서 보아도 매끈한 몸매로 위용을 과시하는 다랑쉬를 비롯하여 이름난 오름들이 주위에 포진하고 있다. 주위 오름들을 조망하는 맛..
제주도, 몸국이 있어 살아 돌아왔다.
2010.06.24 08:33'모내기만 끝나믄..' 큰일 하나 치르고 나면 다른 일이 꼬리를 물기 전에 벼락같이 하고 잪은 일을 해치워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모내기 끝나먼 제주도 한번 갔다 오세" 하고 버릇처럼 말해두었었다. 평일, 휴일 가릴 것 없는 농사꾼 처지이기는 하나 공부방 일을 하고 있는 각시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휴일을 택하는 수밖에 없다. 장맛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으나 지금이 아니면 한정없이 미루어지거나 아예 없던 일로 되겠다 싶어 제주..
곶자왈, 정물오름.
2010.05.11 07:51곶자왈이 안덕에 있는 지명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형이었다. 제주에만 있는.. 제주 친구들한데 곶자왈에 한번 가자 하고서야 곶자왈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아직도 정확히는 파악하지 못하겠다. 다만 제주 친구들은 곶자왈을 제주의 허파, 숨골이라 하였다. 그리고 빗물이 스며들어 해안에서 용출하는 제주 지하수맥의 원천이 되는 곳이라 하였다. 이렇게 생겼다. 양치식물과 남방계 상록수목이 울창하여 한낮에도 어두침침하고 습..
중산간에 비가 내린다.
2010.05.06 08:05가시리 총각 석대와 서귀포 열리 총각 경록이와 함께 마신 술이 거나하여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이미 해가 솟았다. 표선 해수욕장은 제주바다답지 않게 간만의 차이를 심하게 느낄 수 있다. 마치 서해의 작은 해수욕장같다. 해수욕장 모래사장을 들여다보니 좀도요, 민물도요 등이 이리저리 종종거리며 몰려다니고 있다. 새우란을 보러 중산간 마을 가시리로 올라가니 금방이라도 비가 올 양으로 날이 겁나게 우중충하다. 정석항공관 근처 유..
뱃길로 가는 제주도.
2010.05.03 07:36제주도에 한번 가고 싶던 차에 전화가 왔다. 어린이날 행사에 쓰일 어린모가 필요한데 어찌해야겠는가 하고 묻는다. "걱정을 마시라" 하고 직접 가져다주겠다 대번에 약속하였다. '울고 싶자 뺨 때린다'더니 딱 그 짝이다. 미나리깡에 심으려고 육묘중인 모판 20장을 구해 두고 여러모로 연구하였으나 트럭에 싣고 가는 방법 외에 딱히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모판 20장을 적재함 바닥에 깔고..
다랑쉬오름의 새끼오름, 아끈다랑쉬
2010.02.13 06:57작년 8월 결혼식 참례를 핑계 삼아 아내와 함께 갔던 제주. 그 다음날에던가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들른 다랑쉬오름. 간간이 빗방울까지 뿌리던 궂은 날씨, 다랑쉬오름은 올려다만 보고 쉽고 만만해보이는 아끈다랑쉬오름을 올랐었다. 얼마나 걸린다 하는 시간이랄 것도 없이 그저 잠깐이면 오를 수 있다. 온통 억새밭, 가을이면 죽이겠다. 굼부리가 옴팡하다. 아끈다람쉬오름의 굼부리 너머 다랑쉬오름이 솟았다. 다..
오름 중의 오름, 다랑쉬
2009.11.29 08:04오직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한둘이 아니겠으나 그 중 으뜸을 꼽으라면 단연 '오름'이라 할 것이다. 수많은 오름들은 저마다 간직한 독특한 면면이 있다. 다만 우리 사람의 눈으로 보기에는 멀리 서서 보기 좋은 오름, 직접 올라 좋은 오름. 오름에서 보는 풍광이 좋은 오름 정도로 구분해볼 수 있겠다. 다랑쉬오름은 그 셋을 다 충족시키는 그런 오름이다. 거기에 더하여 4.3항쟁 도중 토벌대에 의해 사라진 다랑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