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일제 강점기 전주, 친일반민족행위자 5인의 기록
일제 강점기 전주, 친일반민족행위자 5인의 기록
2021.01.08이두황, 박기순, 박영철, 백남신, 백인기 전주 출신 혹은 전주를 주무대로 활동했던 친일 반민족 행위자 다섯 놈. 귀하는 이 중에 알만한 자가 몇이나 되는가? 나는 이두황, 이 자만 알 뿐 나머지는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작자들이다. 놈들은 역사의 단죄를 받았을까? 아님 최소한 죗값이라도 치렀을까? 이 자들의 후손들은 지금 어찌 살고 있을까? 날조와 왜곡, 은폐와 조작으로 덧칠된 놈들의 행적, 화려한 변신, 부와 권력의 승계.. 대다수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은 그렇게 살아남았고 그 후예들은 오늘날 우리와 함께 동시대를 살고 있을 터,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놈들의 전모를 알지 못한 채 우리는 여전히 놈들의 발아래에서 굴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하고 파헤쳐 단죄하고 청산해야 한다. ..
비전향 장기수 임방규 선생님
비전향 장기수 임방규 선생님
2020.01.1515척 담 안에 또 가시철망으로 둘러친 감옥 안의 감옥 이가사에서, 총살당한 동지들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펜을 들었다. 이 책은 총살당한 동지들과 죽음을 앞에 두고 주고받은 이야기, 처절했던 삶, 그리고 사형수였던 나의 회상으로 되어 있다. '글을 못 남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면서 날마다 머릿속에 글을 썼다. 글을 쓰면서, 영웅적으로 싸우다가 돌아가신 동지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생을 마치리라 몇 번이고 다짐했다. 내 가슴속에 나와 함께 있는 동지들, 삼가 총살당한 동지들의 명복을 빈다. (작가 서문 발췌) 책을 덮는 순간 " 아~ 나는 얼마나 막 살아왔단 말인가..", 한숨이 나왔다. 책에 써놓으신 선생님의 말씀을 상기하면서 정신을 수습했다. "사람의 육체적인 성장은 이십 대에 멎지만 정신 사..
시인 김남주와 전봉준 정신
시인 김남주와 전봉준 정신
2019.10.221972년 10월 17일 박정희가 유신 쿠데타를 일으켰다. 비상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를 해산했다. 전국의 모든 대학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해남에 내려가 있던 김남주 시인은 그 이튿날 광주로 올라와 친구이자 동지인 이강과 함께 박정희의 폭거를 반대하는 유인물을 만들어 살포하기로 합의했다. 김남주 시인과 이강은 거사를 앞두고 전봉준 유적지(황토현 일대)를 답사하며 결의를 다졌다. - 가을걷이가 끝난 초겨울 들녘 - 황토현과 백산에 올라 창의문을 소리 높여 낭송하고 생가(단소) 방문 - (비문을 손으로 쓸어보고 물끄러미 들과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짓는) 흰 옷에 갓을 쓴 노인들 목격 - 훗날 이 날의 심경을 형상한 시, (죽창가)를 남겼다. 이들은 이후 지 사건으로 체포, 구속되어 10개월여의 옥고를 치른다..
전봉준 평전「봉준이, 온다」
전봉준 평전「봉준이, 온다」
2019.09.21위인전과 평전은 어떻게 다를까? 잘 알 수 없다. 위인전이건 평전이건 중요한 건 작가의 관점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대상 인물은 물론 그가 살았던 시대까지 꿰뚫을 수 있는 역사적, 구조적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 면에서 '봉준이, 온다' 작가의 관점은 탁월하고 훌륭하며 치열하다. 여기에 더해 역사적 상상력(사료에 근거한 과학적 추론)과 담백하면서도 유려한 문장이 주는 문학적 감동은 덤이다. 이 책을 읽으면 일생을 두고 혁명을 준비한 조직가이자 혁명운동(농민전쟁)을 진두지휘한 사령관인 전봉준 장군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사상과 실천, 인간적 고뇌, 그리고 장렬한 최후까지.. 그가 건설하려던 세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동학농민군은 무엇을 위해 끓는 피로 산하를 적셨을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의..
늑대가 온다.
늑대가 온다.
2019.06.28사람을 늑대에 비유하는 경우가 있다. 농사 지으러 내려온 초기, 그러니 30년 전(정확히 말하자면 29년) 막 창립된 성내면 농민회 총무를 맡았다. 당시 회장이 재무를 일러 '늑대'라 했다. 겪어보니 과연 그랬다. 그 후로 나는 쉽게 속을 알기 어렵고 능글맞으면서 행동도 좀 느리대한, 으멍해보이기도 하지만 악의 없이 착한 사람을 만나면 곧잘 늑대라는 별호를 붙여준다. 지금은 이사간 옆집 아짐한테 늑대라 했다가 어머니한테 그러지 말라는 주의를 받기도 했는데 내 겪어본 바로는 충북 농민들이 이 별호에 가장 맞아떨어진다. 속 깊이 능글맞기는 그 누구도 충북 사람들을 따를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렇게 형성된 늑대에 대한 내 이미지는 실제 늑대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을 수도 있고 일면 비슷한 구석이 있을 ..
화산도
화산도
2019.06.04소설 화산도, 내 그 존재를 알고 난 이후로도 손에 잡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재일 조선인이라는 작가의 배경, 무엇보다도 방대한 분량이 앞을 가로막았다. 작가의 단편집 '까마귀의 죽음'을 먼저 읽고서야 결심이 섰다. 그리고 다 읽기까지 석 달 열흘 남짓.. 일제로부터 해방된 우리 민족 앞에 펼쳐진 격동하는 남조선 정세, 일제를 대신하여 새로운 지배자로 등장한 미제, 미제를 정점으로 새롭게 재편되는 지배질서,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의 변신, 이승만 일당의 매국배족 학살행위, 민족분열과 분단 획책. 그리고 그에 맞선 민중들의 피의 항쟁.. 4.3은 이런 정세 하에서 발발했고 제주도는 남한 전체를 통틀어 가장 첨예하고 치열하며, 가장 악랄하고 간악한 격돌의 현장이 된다. "미국은 제주도가 필요하지 제주도민은..
까마귀의 죽음 그리고 화산도
까마귀의 죽음 그리고 화산도
2019.01.27오래전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구입하지 않은 책이 있다. '까마귀의 죽음' 그리고 '화산도'.. 이래저래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난 연말 4.3과 강정을 다시 마주했다. 묘하게도 제주에 가기 전 순천에서 여순항쟁의 발자취를 더듬었고, 제주에서 돌아와서는 동학농민혁명 답사자들을 맞아 정읍과 고창을 돌았다.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역사에 어떤 자욱을 새기고 있는가? 4.3 기념관의 백비, "언젠가 이 비에 이름을 새기리라.." 그때가 언제인가? 우리는 언제까지 이처럼 모호하게 우리의 현대사를 마주할 것인가? 우리는 이제 추모와 기억을 넘어 4.3의 이름을 역사에 새겨야 한다. 학살의 원흉과 배후를 명백히 밝히고 항쟁의 동력과 주체를 똑똑히 새겨 넣어야 한다. 원흉과 배후는 하나다. 그..
'이카로스의 감옥',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
'이카로스의 감옥',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
2016.11.04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 '이카로스의 감옥' 나는 아직 이 책을 떠들어보지도 못했는데 먼저 책을 읽은 이가 독후감을 남겼다. 독점공개.. 이석기 의원을 민중의 품으로!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 우리는 영화와 문학작품 속에서 거짓에 맞서 진실을 찾아가는 이들을 응원한다. 영화 을 보며 송우석 변호사가 법정에서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이다!”라고 외칠 때 나는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에서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일 것이다. 은 영화나 문학이 아닌 현실 속에서 진실을 위해 싸우는 이들의 지난 4년간의 싸움을 그렸다. 대한민국 금기의 영역인 ‘자주민주통일’ 문제를 정면에서 건드렸다가 두 겹, 세 겹..
꼭 읽어야 할 책, '나라 없는 나라'.
꼭 읽어야 할 책, '나라 없는 나라'.
2016.01.15나라가 있다는 것인가, 없다는 것인가? '나라 없는 나라'.. 제목 치고는 참 거시기하다. 제목이 왜 이럴까? 소설의 배경이 되는 120여년 전, 소용돌이치던 조선 말기의 우리 역사와 관련이 있다. 조선 말기 부패한 조정과 탐관오리들의 가혹한 수탈과 호시탐탐 조선을 노리던 외세의 침탈에 맞선 농민들의 저항은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으로 폭발한다. 혁명 초기 파죽지세로 전주성을 점령한 농민군의 위세에 놀란 봉건 통치배들은 청나라에 원군을 요청하기에 이르는데.. 외국군대를 끌어들여 자기나라 백성을 압살하려 한 정신 나간 사대매국 행위는 조선을 돌이킬 수 없는 파멸로 몰아간다. 청나라의 파병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일본에게 조선 진출의 빌미를 제공하고, 일본은 이때다 하고 청나라보다도 앞서 제물포에 군대를 상륙시..
백두산
백두산
2015.12.06장백의 높고 낮은 고개고개에 이 무덤이 첫 무덤 아닌 줄이야 우리 어찌 모르랴! 침략의 피 서린 밤이 이 나라에 칭칭 걸치었거니 새날을 위해 싸우다 죽은 이 헤어보라 몇 만이나 되는고? 어느 고개 어느 골짜기에 어느 나무 어느 돌 밑에 이름도 없이 그들이 묻히었노? 이 나라의 초부들이여, 부디 삼가 나무를 버이라 - 우리 선렬의 령을 그 나무 고이 지키는지 어이 알리, 부디 삼가 길 옆에 놓인 돌 차지 말라 - 우리 선렬의 해골이 그 돌 밑에 잠들었는지 어이 알리! ** 그 곳이 어찌 장백의 고개 뿐이랴..
겨울잠, 봄꿈
겨울잠, 봄꿈
2015.03.24"나를 죽일진대 종로 네거리에서 목을 베어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피를 뿌려주는 것이 옳거늘 어찌 컴컴한 적굴 속에서 암연히 죽이느냐" 소설은 처형 직전 전봉준 장군이 남긴 마지막 말씀을 종자 삼아 죽음으로 가는 전봉준 장군의 처절한 노정을 그리고 있다. 농민군을 해산하고 잠행에 들어간 전봉준 장군 일행이 피노리를 향하는 장면, 전봉준 장군은 잠행을 마칠 방도를 구상하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곧이어 김경천의 밀고와 피체, 서울로의 압송.. 압송길에서 겪는 인간 전봉준의 고초와 고뇌. 피체 과정에서 상한 다리로 인한 신체적 고통과 이로 인해 겪는 인간적 치욕, 사람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었을 내적 갈등에 대한 사실적 서술이 두드러진다. 대처나 그랬겠구나.. 실상은 더 했을수도 있겠지 하다가도 때..
'신불산', 빨치산 구연철 생애사
'신불산', 빨치산 구연철 생애사
2015.03.19실로 오랜만에 책 이야기를 한다. 갈수록 책 읽기가 어려워지지만 그렇다고 아예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닌데.. 가끔 책 이야기도 하면서 살아야겠다. 받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린 책, '신불산'. '빨치산 구연철 생애사'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발간된 지 그리 오래된 책은 아닌데 새책을 살 수 없고 중고서점을 뒤져도 잘 나오지 않더니 근 한 달을 두고 지속적으로 인터넷을 검색하여 귀하게 얻었다. 이 책을 어찌 알게 되었는가? 이야기는 백두대간 산행 도중 자그마한 암봉에서 발견한 녹슨 탄피에서 시작된다. 탄피를 발견한 곳은 함양 백운산이었다. 백운산은 덕유산과 지리산 사이에 솟은 큰 산이다. 인근 영취산에서 호남정맥이 갈라져나가고 함양 방면으로는 괘관산과 연결되는 백두대간상 요충지이다. 궁금증이 밀려왔다. 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