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산
눈 내린 방장산
눈 내린 방장산
2014.01.03눈 없는 겨울산은 황량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인가? 눈만 내리면 내 마음은 산으로 달린다. 눈 많은 고창, 겨울 방장산은 눈이 내려야 제격이다. 해가 바뀌기 전인 지난 주말 많은 양은 아니지만 눈이 내렸다. 허리까지 차는 눈을 헤치고 아무도 지나지 않은 능선길을 걷는 묘미를 나는 오직 방장산에서만 제대로 느껴보았다. 달리 할 일이 없다. 장작 몇조각 쪼개놓고 방장산으로 향한다. 가평마을에서 보는 방장산이 웅장하다. 이번에는 오랫만에 용추골에서 직등하여 주릉을 타다 파릿재에서 하산하여 다시 용추골로 돌아오는 길을 택하였다. 양고살재에 새 도로가 뚫리기 전에 많이 타던 산길이다. 용추골에서 오르는 길은 주릉에 도달하기까지 한치 에누리 없는 가파른 오름길이다. 대신 가장 빠르게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고도가..
방장산 해마중 산행
방장산 해마중 산행
2013.01.02그러고 보니 방장산은 나하고 인연이 꽤 깊다. 지금은 없어진 모교 초등학교 교가에 방장산이 나온다. '바앙장산 굽어보는 희망찬 동산..' 재작년엔가 그 자리에 서서 방장산 주릉이 한 눈에 잡히는 걸 확인한 바 있다. 실제로 방장산에 올라본 건 20대 하고도 중반이 된 이후의 일이지만 뇌리 속에 이미 방장산이 깊이 각인되었을 터이다. 고창 사람들이 이런 저런 연유로 대부분 그럴 것이다. 최초로 방장산에 오른 건 아무래도 1991년도일 것이다. 1989년 가을 농사를 짓겠다고 고창에 내려온 이후 농민회 산하에 청년모임이 만들어지면서 고창의 젊은 청년 농사꾼들하고 함께 올랐었다. 지금은 딴 세상 사람이 되어버린 만주형과 고창읍내 젊은 언니들 생각이 또렷하다. 당시 고창읍내의 끝자락에 있던 실내 체육관에서 출발..
방장산 멋쟁이
방장산 멋쟁이
2012.12.27산행중 얼핏 스치듯 마주친 '멋쟁이', 녀석들을 보러 방장산에 다시 갔다. 멋쟁이는흔치 않은 겨울철새다. 맨눈으로 봤지만 틀림없다.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등산로가 어슷하게 빗나가는 지점이었다. 휴양림에서 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차를 받치고 행전 차고 수북한 눈길을 헤쳐 임도를 따라 오른다. 하늘은 싯푸르고 날씨 참 징하게 좋다. 가파른 고바위를 지나 길이 다소 평탄해질 무렵 소리도 없이 홀연히 나타난 녀석들이 숲 속으로 꽁지를 뺀다. 머리 속으로 상상했던 바로 그 지점, 임도 주위의 잡목 숲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번 마주친 지점과는 꽤 멀다. 임도를 따라 산의 한쪽 사면을 전반적으로 오가는듯 하다. 가파른 비탈을 미끄러지듯 따라 들어가 키 큰 나무 아래 잡목숲에서 열심히 뭔가를..
방장산
방장산
2012.12.23동짓날, 웃녘에는 눈이 온다는데 고창에는 비가 내렸다. 겨울비, 좋지 않다. 일순 빙판이 되어 사람의 목숨을 겨냥하는가 하면 기분 울적한 사람 술독에 빠치기도 한다. 의심해 마지 않던 정권교체마저 좌절된 마당에.. ㅎㅎ 동짓날 술기운을 뒤로 하고 오래된 친구들과 방장산에 올랐다. 산에는 싸락눈이 내리고 칼바람 부는 능선에는 눈꽃이 피고 있었다. 고도를 높일수록 눈꽃은 치열해지고 산기운을 받은 우리는 팔팔해졌다. 새기운을 받는다. 산이 좋다. 고창의 진산, 호남의 명산 방장산.. 내려오자 다시 오르고 싶다.
방장산 주릉의 가을
방장산 주릉의 가을
2012.10.10이번 추석 연휴 산으로, 들로, 바다로 잘 쏘다녔다. 산은 방장산을 골라 올랐다. 방장산은 가을, 겨울이 좋다. 가슴 탁 트이는 조망 좋은 능선과 그 능선에 핀 구절초, 쑥부쟁이와 같은 가을꽃이 흐드러진 가을 방장산. 눈 많은 고창, 허리까지 차오르는 능선의 눈을 헤치는 겨울 방장산의 묘미는 해본 사람만이 안다. 가을의 방장산은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쾌청함이 지나쳐 다소 흐릿한 날씨, 바람 없는 따가운 햇살이 아쉽긴 했으나 산은 역시 언제 올라도 좋다. 능선에 피어나는 가을을 감상해보시라. 억새봉에 핀 쑥부쟁이, 황금빛으로 물든 신림 들판을 내려다보고 있다. 구절초, 꽃잎의 모양과 색깔이 다양하게 보인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이 구절초, 넋을 잃게 한다. 용담과 구절초가 나란히 ..
새해맞이 방장산 심설산행 1박2일.
새해맞이 방장산 심설산행 1박2일.
2011.01.03해가 바뀌는 시점에 몰아닥친 폭설에 강추위, 좋지 않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스산하고 걱정스러운 소식이 넘쳐난다. 이것저것 덮어버리고 해가 바뀌는 며칠간이라도 잊고 가자고 내린 눈일까? 하여튼 우리는 산에 올랐다. 새벽에 오르기 걱정스럽지 않겠냐며 텐트 싸짊어지고 1박을 감행하였다. 저녁 9시 40분경 양고살재를 출발한다. 추위도 잠시 몸은 이내 후끈한 열기에 휩싸인다. 능선에 오르니 세찬 바람에 눈발이 날리고 길은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벽오봉, 고창읍내의 불빛이 휘황하다. 허리까지 차는 폭설과 매서운 칼바람 속, 눈이 낮은 곳을 찾아 텐트를 친다. 쉽지 않다, 악전고투. 몸이 다시 얼어붙고 이빨이 부딪힐 지경이 되어서야 텐트가 쳐졌다. 11시 30분. 여기까지 두시간가량이 걸렸다. 눈과 바람이 ..
폭설이 내린 방장산에서..
폭설이 내린 방장산에서..
2009.01.15올 겨울 고창 눈이 별나게 많다. 대설경보가 몇차례 내려졌는지 알 수가 없다. 겨울 가뭄이 심하다는 다른 지역과 달리 눈 녹은 물이 차올라 저수지마다 물이 그득하다. 지난 일요일과 월요일 눈 속에 잠긴 방장산에 올랐다. 일요일, 예전과 달리 방장산도 꽤 유명세를 타는 모양이다. 들머리로 잡은 양고살재에 관광차가 4대나 세워져 있다. 따로 행전을 찰 필요가 없을 정도로 길이 반지르하다. 억새봉에 이르니 오락가락하던 눈이 그치고 잠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일요일 산행은 다소 밋밋했다. 산을 내려오는 동안 퍼붓기 시작한 눈이 밤새 다시 폭설이 되었다. 눈은 여전히 내리고.. 월요일 오전, 공설운동장 씨름장 뒷편을 들머리로 삼아 산에 오른다. 소나무 우거진 솔밭을 한참을 치고 오른다. 퇴깽이를 빼고 우리를 앞선..
추석 이튿날 올랐던 방장산
추석 이튿날 올랐던 방장산
2008.10.15삼국유사와 고려사악지에 기록된 방장산의 본래 이름은 '방등산'이다. '방등'은 불가의 용어로 "방정하고 평안하다" 하는 뜻이라 하니 산의 품세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방등산이 방장산으로 불리게 된 것은 조선조 중국을 숭앙하던 선비들이 중국의 방장산에서 이름을 가져와 붙인 것이라 한다. 사대주의가 골수에 박힌 나부랭이들이 하는 짓이라는 것이 늘 이렇다. 예나 지금이나... 하지만 이 역시 오랜 세월 역사성을 획득한 터 현세대에 보편화된 방장산이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자 한다. 방장산은 고창의 진산이다. 고창은 방장산에 기대어 있고 방장산은 고창을 굽어보고 있다. 방장산은 선이 굵다. 흔들림없는 묵묵함으로 항상 그자리에 그렇게 서 있는 그런 산이다. 방장산은 호남정맥 내장산 구간에서 분지하여 전남북 도 ..
여름 막바지 방장산 능선 위의 꽃들
여름 막바지 방장산 능선 위의 꽃들
2008.09.17엊그제가 추석이었지만 아직 가을이라 하기에는 이르다. 유난히 주석이 빠른 탓도 있지만 더위 또한 쉽사리 물러나려 하니 않고 있다. 요즘도 일을 할라 치면 흐르는 땀이 여름 못지 않다. 방장산에 올라보니 역시나 가을이 아직 오지 않았다. 여름꽃들이 아직도 기세가 등등하다. 가을꽃들은 아직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