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찜
가을 붕어찜
가을 붕어찜
2018.09.11여름 끝자락, 아니 인자 가을이다. 하늘로만 오르던 능소화 더 이상 오를 곳 없고, 저녁노을은 붉게도 탄다. 어젯밤 꿈에 나오신 어머니, 부석짝 허적이며 군불 때셨다. 완연한 가을이다. 농민 총회 준비하고 치르느라 고생한 영태가 홀연히 장비 챙겨 밤낚시를 다녀왔다. 4짜 넘는 것들 다 떨키고 33짜리 겨우 하나 건졌다고.. 어머니 해드리락 해도 기필 나를 줬다. 손질하면서 꼬랑지 쳐부렀더니 영 볼품없다. 꼬랑지는 남겨둬야제 못쓰겄다. 삐친 듯 보이던 붕어가 손질해 놓으니 슬퍼 보인다. 둠벙 속 물고기 건져 올리는 데는 귀신인 동네 형님, 물고기 지지는 데도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 동네 사람들은 이 냥반 돌아가시면 둠벙 속 물고기들 잔치할 거라고 입을 모은다. - 형님 붕어 한 마리 얻어왔는디요. - 먹..
예당 저수지 어죽
예당 저수지 어죽
2014.01.31예당 저수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다. 내가 아는 가장 큰 저수지인 우리동네 동림 저수지의 약 3배 정도가 되니 커도 몹시 크다. 이름 그대로 예산과 당진, 예당평야의 젖줄이 된다. 그냥 바라만 봐도 붕어, 잉어 등 펄떡거리는 물고기들이 가득해 보인다. 군데군데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우리들이 무리를 이루어 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야생오리들이다. 저수지물이 발치에서 찰랑거리는 솜씨 좋은 음식점에서 붕어찜과 어죽으로 점심을 먹는다. 붕어찜은 일반적인 맛이다. 우리동네 아짐들이 끓이는 전라도 붕어찜에 비해 다소 쳐진다. 토막내지 않은 묵은지에 두툼하게 썬 무를 넣고 고추장 듬뿍 풀어 지진 붕어찜이 내가 아는 최고의 붕어찜이다. 제대로된 묵은지가 여의치 않다면 질 좋은 실가리가 2번 타자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