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때 사놓은 곤드레나물이 하릴 없이 늙어간다. 

먹어 치워야지.. 그래서 작심했다. 곤드레밥을 해먹겠노라..

그런데 그 준비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몰랐다.  

오래 걸렸다.

 

곤드레나물

 

곤드레나물을 물에 불린 후 삶아 알맞은 크기로 잘랐다. 

여기까지 2박3일, 한 삼십분 물에 불리면 되겠지 했다가 "아 그게 아니구나" 하고 하룻 저녁 재우고..

그러고는 곤드레밥을 까맣게 잊었다가 그 이틑날에야 물에 담긴 곤드레나물을 발견하고 "아 곤드레밥.." ㅎㅎ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이렇다. 

좌우튼 오랜 기간 물에 불렸으니 삶는 시간은 좀 짧게 했다. 

그러고도 시간이 맞지 않아 다시 냉장고에 넣어 하루를 더 재웠다.

 

곤드레나물

 

곤드레나물을 꺼내 볶는다. 

들기름 아까라 말고 볶다가 음식 싱거운 건 참지 못하는 성미대로 소금으로 살짝 간을 했다. 

먹어보니 맛있네.

여기까지만 해서 반찬으로 먹어도 충분하겠다. 

 

곤드레밥

 

밥을 앉힌다. 쌀이 안보이네.. 곤드레나물이 너무 많이 들어간건가?

좌우튼 해보는거지 뭐.. 음식 별거 있나. 

 

 

밥이 되는 동안 몹시 중요한 양념장을 준비한다. 

양파, 대파, 청양고추, 솔, 마늘 등을 격에 맞게 준비하고 양념이 빡빡할 정도로 간장을 붓는다.

산야초 효소 째까 치고 들기름은 다소 많다 싶게 부었다. 

볶은 들깨 통으로 넣으니 완성되었다. 

맛나게 생겼다. 

본고장 정선에서 먹어본 곤드레밥도 결국 양념장이 맛을 좌우하게 되더라.

양념장 말고 강된장을 같이 내놓더만은 고거는 역량이 되지 않으니 생략한다. 

 

곤드레밥

 

때를 맞춰 밥이 다 되얐다는 신호음이 울린다. 

나물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단박에 알아보겠다. 

 

곤드레밥

 

잘 섞어 밥그릇에 퍼담아

 

곤드레밥

 

간장에 비벼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된다.

 

맛나다.

밥도 잘 되고 양념장도 잘 만들어졌다. 

과도할 정도의 시간과 충분한 노력이 들어갔기에 인스탄트 식품과는 격이 다른 좋은 음식으로 완성되었다. 

곤드레나물이 장에 나오기까지는 또 어떤 노력과 정성이 깃들었겠는가?

 

딸래미 한그릇 나는 두그릇..

막걸리를 한잔 곁들인다면 궁합이 잘 맞겠다. 

곤드레 만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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