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며 가며 이따금 새를 본다. 그리곤 이내 잊는다.
새를 보겠다고 먼 길을 달리는 일도 이젠 없다.
그러다 한 번씩, 어쩌다 한 번씩..
실로 오랜만에 그간 잡아놓은 새 구부다보는 재미에 밤이 깊었다.
눈 내리던 날, 지리산에서 내려와 잠시 눈을 맞춘 호사비오리 암수 한 쌍.
탐조 시간 3분, 휘리릭 날아가버리다.
열흘 가차이 머무르다 사라진 녀석들,
40여 마리나 되는 녀석들이 뭐 먹을 게 있다고 째깐헌 방죽에 그리 오래 머물렀는지..
지난해보다 배는 늘어난 꽤 많은 흑두루미가 겨울을 나고 있다.
흑두루미 무리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들판을 거니는 캐나다두루미를 본다.
그리고 검은목두루미와 흑두루미 사이에서 태어난 교잡종.
희귀한 녀석들..
적갈색흰죽지, 이 방죽에서 3년째 본다.
붉은가슴흰죽지, 이 작은 방죽에 귀한 녀석들이 여럿 있다.
눈빛 탁한 녀석들..
적갈색흰죽지 암컷, 수컷은 눈알이 밝다.
사느라 고생이 많다.
독수리 한 쌍 하늘을 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