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 만돌 갯벌은 고창에서 새가 가장 많이 모이고 거쳐가는 곳이다.
찍어만 두고 들여다보지 못한 네 개의 폴더가 있다. 
속사로 난사해놓은 수많은 사진들이 부담스러워 팽개쳐두었던 것이다. 
비로소 들여다본다. 싸움 속 여유, 이것은 역설이다. 
올라가는 녀석들, 내려가는 녀석들, 월동하는 녀석들, 눌러사는 녀석들, 번식하는 녀석들..
가장 많은 것은 도요물떼새.


4월 18일,
여름 깃, 겨울 깃이 혼재된 민물도요들이 날아다니고 좀도요가 드물게 보인다.
이곳에서 번식하는 쇠제비갈매기, 흰물떼새도 보이고..
북상하는 넓적부리도요를 보는 것이 목적이었겠는데 너무 일찍 갔다.

세가락도요

민물도요들이 어느새 여름옷으로 갈아입었다.

세가락도요, 민물도요
민물, 세가락, 좀도요
좀도요
검은머리물떼새
민물도요
쇠제비갈매기
흰물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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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도요의 군무, 많은 수의 민물도요들이 여기서 겨울을 난다.
번식을 위해 잠시 북상하는 시기를 빼놓고 예서 눌러사는 셈이다.

민물도요와 세가락도요들이 섞여 있다.

세가락과 민물도요


8월 4일,
어느새 여름, 번식을 마치고 남하하는 도요물떼새를 본다.
9월이 돼야 이동을 시작하는 줄 알았는데 7월 말이면 이미 움직인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았다.
봄은 늘 바빠 4월 이후 다시 가보지 못했다.
이 무렵 몹시 귀한 뿔제비갈매기를 보겠다 몇 차례 방문했으나 운대가 맞지 않았다.
볼 날이 있겄지..

앞에 덩치 큰 녀석은 아마도 세가락도요..

세가락인지 좀인지..
홀로 있으니 내 눈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세가락도요, 좀도요

알락꼬리마도요와 마도요는 구분이 어렵다.

날아갈 때 꽁무니를 봐야 알 수 있다.
꼬리가 알록달록하니 알락꼬리마도요, 하얀 녀석들은 갈매기들이다.
알락꼬리는 적색목록에 오른 멸종위기 국제 보호조.

마도요는 꼬리가 하얗다.

마도요, 우리는 서로 앞서가려 하지만
마도요, 젊음의 꿈을 찾는 우린 나그네
머물 수는 없어라 마도요!

이 친구도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고..
갯벌 파괴가 원인이라네.

검은머리물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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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요, 세가락도요
청다리도요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갯벌 농사꾼,  바닷가 사람들은 갯벌을 '갱번이'라 하더라.


10월 22일,
이미 많은 새들이 지나가 버렸다.
기대했던 좀도요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올해 넓적부리도요를 보기는 틀렸다.
겨울옷으로 갈아입은 민물도요들이 깔끔해졌다.
좀도요는 매우 소수, 세가락도요가 제법 많고 민물도요들이 화려한 군무를 선보인다.

흰물때새
큰뒷부리도요
큰뒷부리도요와 세가락도요
민물도요
민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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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락도요
세가락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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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민물도요 말고 도요물떼새들이 아직도 있을까?
큰 기대 없이 물때가 맞아 들어간 갯등, 민물도요들은 여전히 군무 중이다.
세가락도요, 매우 드물게 좀도요, 흰물떼새..
정체를 알 수 없는 녀석들이 있다.
수십여 마리가 따로 혹은 섞여..
붉은어깨도요다. 녀석들이 아직도 남아 있군..
어서 내려가거라,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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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민물도요

붉은어깨도요
붉은어깨도요
붉은어깨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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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어깨도요
민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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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도요 무리 속에 덩치 큰 붉은어깨도요가 섞여 있다.
대여섯 마리..

복판에 붉은어깨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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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시나? 고니가 난다.
강진만으로 가는 걸까? 가까운 소류지로 이중 중일 수도..
고창에서는 동림 저수지에서 가장 많은 고니들이 겨울을 난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니가 아니고 큰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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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요 한 마리 갯벌을 뒤진다.
여태 안 내려가고 뭐 하고 있는 거냐?
여기서 겨울 날래?

흰물떼새

깔끔한 겨울옷으로 갈아입은 민물도요

붉은어깨도요

마치 전폭기 편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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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우아하네..
먼 길 다니는 나그네새, 도요물떼새여
그대들의 안위를 빈다.
갯벌이 문제다.
사람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