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조 10여 년, 난생처음 새 보기 대회에 참여했다. 
고창갯벌 람사르 습지 지정을 기념하는 것이라 했다. 
새 보기 쉽지 않았던 5월 농번기, 명색이 대회인지라 눈에 불을 켜고 고창을 종횡으로 누비던 기억이 새롭다. 

이른 새벽 갯벌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보며 대죽도에 들었다. 
갯바위를 뒤지며 먹잇감을 찾는 노랑부리백로가 흡사 굴 따는 할매들 같다.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검은이마직박구리, 떼를 지어 날아다녔다. 
녀석들을 처음 본 지 불과 수삼 년, 이제 녀석들은 참새떼보다 흔한 새가 되어가고 있다. 
기후변화의 징표..
섬은 섬이었다.
무당새와 할미새사촌이 관찰되었다. 
나는 보지 못했지만..

섬에서 돌아 나오는 길, 중부리도요와 좀도요가 날아오른다. 
나는 이날 좀도요를 관찰 목록에 올리지 못했다. 

알락도요와 청다리도요
개개비사촌
참새

섬에서 나와 염전 지대를 한 바퀴 돈다. 
점과 횡으로 찍힌 녀석들, 솔잣새가 아직도 가지 않았다. 
참으로 보기 힘들던 녀석들이 우리 동네 뒷낭깥에까지 찾아왔더랬다. 
번식지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빠르게 차를 몰다 전깃줄에 앉은 파랑새 발견, 
벌써 파랑새가? 아무튼 반갑다 파랑새..

길 건너 소나무,
파랑새를 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매가 날아든다.  

저어새 발견, 녀석을 담고 있는데..

하늘에 맹금, 뭔가 느낌이 다르다. 

조롱이로구나. 
나를 키운 건 태반이 조복이다. 

아직 흔치 않은 무논을 뒤진다. 
메추라기도요로 보고 열심히 종달도요를 찾았으나 다시 보니 이 녀석이 종달도요. 
메추라기도요를 찾았어야 했다. 

동림지 민물가마우지
발구지
흰꼬리좀도요
학도요

일순 도요들이 혼비백산 날아오른다.
황조롱이의 습격, 도요 한 마리 희생되고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  

오늘의 희생양,
사진 찍는다. 잘 앉아..

희생된 녀석, 어떤 종인지 알 수 없다. 

파주에서 보고 처음이다, 논에 내린 저어새..

북방검은머리쑥새

갈대밭에서 불쑥 튀어나와 온밤 뒤척이게 했던..

북방검은머리쑥새

반칙을 썼다. 
전문가에게 의뢰, 해장에 북방이라는 답을 받았다.
그러나 이직도 잘 모르겠다. 멧새류는 어롸.. 

귀제비
황조롱이

길 가다 얻어걸린 녀석들,
뭘 잡았을까? 꼬랑지가 길다. 

"딱따구리 한 마리 없네", 하는 순간
"예 있소" 하고 몸을 내밀었다. 

큰오색딱다구리

나를 키운 건 태반이 조복..

.
.
흑꼬리도요

앗! 검은바람? 직박구리.. 
하여 검은바람직박구리다. 

마법에 가까운 뽀샵질로도 밝혀내지 못한..
뭍을 바라보고 있구나, 너의 이름은?
고창갯벌 빅버드레이스,
붉은어깨도요를 특정하여 갯벌 난개발로 생존의 위기에 처한 사라져 가는 도요물떼새를 돌아보며 갯벌의 중요성을 돌아보자는..
사라지는 것이 어디 도요물떼새 뿐이겠는가?
농사지은 지 30여 년, 지나간 세월 700만을 헤아리던 농민들이 이제 200만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 해 평균 20만에 달하는 농민들이 사라졌고 지금도 사라지고 있다.  
갯벌 생태만큼 위협받고 있는 농민들의 생존,
소멸이 화두가 되어버린 농촌사회 역시 도요물떼새의 운명과 별반 다르지 않다. 
기후위기가 전지구적 화두가 된 오늘, 
농민과 도요, 우리는 공히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 
기후가 변하고 그 변화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는 어쩌면 공동의 운명을 걸머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 되뇌어본다. 
갑오세 가보세
을미적 을미적
병신 되면 못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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