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을 하루 앞둔 28일 몇번을 벼른 끝에 드디어 장흥에 다녀왔다.
장흥은 도의원 보궐선거가 취뤄지는 곳으로 민주노동당 정우태 후보와 민주당 김성 후보가 격돌하고 있는 현장이다.
정우태 후보는 장흥군농민회 출신으로 농어민을 대표하여 이번 선거에 나섰다. 
민주당의 아성 호남에서 제2의 사천, 제2의 강기갑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9시 고창을 출발하여 쉼없이 2시간을 달려 장흥 관산읍에 있는 선거 사무실에 도착하여 지역과 임무를 받는다.
우리는 전북도의회 오은미 의원과 민주노동당 최형권 최고위원이 미리 가 있는 대덕면으로 배치받았다.
대덕면은 민주당의 텃밭중의 텃밭으로 정우태 후보가 가장 열세인 지역이라 한다.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대후보는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크게 앞세우고 겸손해지겠다는 구호를 자그맣게 현수막에 표시해놓고 있다.
반면 정우태 후보는 갈아엎고 바꿔야 한다는 점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대덕읍에 도착하니 먼저 와 계신 오은미 도의원이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학생 자원봉사단의 흥겨운 율동.


어색한 지지 호소. 기호는 5번입니다.


읍내 활동을 마치고 마을로 들어갔다.
역시 농민은 농민답게 하는 것이 익숙하다. 일하는 집이 있으면 같이 들어가 일하며 대화하고..
같은 농민이니 대화는 순식간이다.
아주머니는 우리가 대문간에 들어서는 순간 5번인지 알았다 한다.
"어찌코 알았다요?" 하니  "아 농사꾼 태가 안 나요. 농민이 농민 찍어야제"  하신다.
아저씨는 "정우태 찍을라고 멈 먹고 있었는디 인자 동네에 선전하고 다닐란다" 하신다.


역시 일하는 현장, 첫만남은 다소 어색하다.


분위기 돋우는데는 노래가 최고, 오은미 도의원은 여성농민노래패 청보리사랑 단원이다.
비로소 입가에 웃음이 베어나오기 시작한다.


기분좋게 헤어지고..


다른 지역을 순회하던 강기갑 대표가 대덕면으로 오신다 하여 다시 만나러 갔다.
사전에 공을 들였던 데다 털보 강기갑이 나타나자 대번에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한마디 한마디에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의원님 힘이 너무 없어보여 걱정인 아주머니, 밥 많이 자시고 못된 의원놈들 한방에 확 보내버리라고 강력히 주문하신다.
밥 많이 자시라는 말씀을 몇번이나 하신다.


털보 강기갑이와 기념사진도 찍고..


그간의 선거운동을 총마무리하는 읍내 마무리 유세.


지지호소에 호응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흔한 풍경이다.

가장 고생 많았을 후보내외의 인사.


갑오농민전쟁 최후의 격전지이기도 한 장흥, 어디서나 보이는 듬직한 천관산이 들어앉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장흥의 분위기는 총선 직전 가본 사천의 분위기를 방불케 한다.
대덕면의 많은 주민들이 정우태 후보의 당선을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번에는 다를것이다. 두고 보라는 것이다.
'나락값 7만원 쟁취, 면세유 확대, 밭직불제 실시' 등 농어민의 구체적 이해를 전면에 걸고 농어민의 대표를 의회로 보내야 한다는 변화와 인물을 내세운 정우태 후보와, '미워도 다시 한번' 민주당을 밀어달라는 상대 후보의 대결..
어찌될 것인가?

정우태 후보의 선전은 가장 모범적으로 지난해 쌀투쟁을 벌인 장흥군농민회의 대중투쟁을 고스란히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
지는 것이 이변이다. 그리고 그 이변은 불법 부정선거에 의존하지 않는 한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본 장흥 선거의 예상되는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