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랑이 논에 오르는 길, 기다란 구렁이가 길을 가로질러 늘어져 있다.
마치 통행료라도 받아야겠다는 듯 비켜주길 않는다.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을 보면 등줄기가 서늘해지거나, 심한 경우 모골이 송연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아무리 봐도 썩 기분좋은 짐승은 아니다.
우리집 뜰 안에는 구렁이가 자주 출몰한다.
묘하게도 내 눈에는 잘 띄지 않고 우리집 여성들 눈에만 잘 뜨인다.
몇해 전 탱자울타리 밑에서 두꺼비를 통째로 삼키는 능구렁이를 본 적이 있다.
이런 장면은 뭔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 녀석들 '쥐'도 잘 잡을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