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오은미, 회문산.
어느새 여드레 전 일이 되어버렸다.
아들 딸 하나씩 데불고 순창엘 갔다.
맛난 것 사주기로 하고..
지역구 돌파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오은미 후보 공보물에 쓰일 사진을 찍기 위함이었다.
부담 백배, 쓸만한 사진이 찍혔는지는 알 수 없다.
못자리를 하고 있던 어르신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굉장히 대견해하신다.
사진 찍었으면 빨리 가라는데도 굳이 모판 한 줄을 다 깔았다.
논두렁 한포짝에 하얀 민들레가 이쁘게 피었다.
하얀 꽃이 피는 서양민들레는 보지 못하였다. 하얀 민들레는 다 토종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오은미 후보 일행과 헤어져 순창읍내 시장통에 있는 순대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시장통에는 2대 3대째 이어져 온다는 원조 순대집들이 모여 있다.
맛이 괜찮다.
회문산에 갔다.
10년도 훌쩍 더 지난 오래전에 능선에 오른 적이 있었다.
지금은 평양으로 가신 고광인 선생님이 고창에서 농사짓고 계실 때 선생님과 이 산 저 산을 꽤 다녔었다.
40여 년 만에 회문산에 오르신 고광인 선생님의 감회는 무척이나 남달랐을 것이다.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장군봉, 능선 중간 하얗게 보이는 바위를 선생님은 '선바위'라 하셨다.
선생님은 그 바위 아래서 입산한 지 1년 만인 54년 입당하셨다 했다.
56년 체포되어 33년간 옥살이하신 후 5~6년간 고창에서 농사를 지으시다 2000년 평양으로 가셨다.
송환 소식을 듣고 달려가 여쭈었다.
"선생님도 가십니까?"
단호한 한마디..
"당이 부르는데 가야지!"
공부를 해야 한다는 둥 갖은 핑계를 대가며 집에 가야 한다는 녀석들을 사진기 앞에 세웠다.
여기서 하산하고 내려가면 하드 사준다 약속하고서야 가능한 일이었다. 귀한 사진이다.
회문산 아래 계곡에 철쭉이 이쁘게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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