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가에 봄맞이꽃이 피었다.
인자 차말로 봄이다.

솜방망이도 꽃대를 올렸다.
꽃대가 아스라하다.

고양이 소리가 나 고갤 들어보니 담장 위에 냥이가 있다.
복돌이가 들어온 이후 잘 보이지 않고 이따금 집 주변을 맴돌기만 하던 녀석.
막둥이 딸을 부르니 잠결에 달려 나와 냥이와 어렵게 상봉하여 마루 끝에 자리를 잡았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던 녀석..

슬금슬금 다가오는 복돌이를 보더니 쩌리 가라 소리친다.

냥이의 냥냥한 표정을 보라. 

해장 이슬을 얼마나 차고 다녔는지 녀석 너저분하기 짝이 없다. 
해장에 바짓가랑이에 이슬 묻히고 다니는 사람 신고하라던 박정희가 생각난다.  
이 녀석 혹시 간첩일까?
느닷없이 영문도 모르게 집에 들어와 뻗대고 사는 것도 그렇고..
혹 몸 속에 도청장치라도..

시무룩해진 녀석 수연이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멀쩡한 신발 물어뜯어 절단 내놓고 쓰레기 물어다 마당 어지럽히기 일쑤인 데다
박힌 돌 냥이를 구축하고 주인행세하던 복돌이.
막둥이는 복돌이를 다른 집에 보내자고 아우성인데..
복돌이의 운명이 하수상하다.

화단 한켠 앵초가 소보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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