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도와 집에 내려왔다.
여름 휴가보다도 긴 추석 연휴.
새로 두시, 마당에 들어설 무렵 마른 번개 요란하더니
이 아침 가을비가 철철 내리고 있다.
그래도 별이 총총 박혀 있었는데..
담에 기댄 꽃무릇이 가을비를 맞고 있다.
이건 뭐 울 밑에 선 봉선화도 아니고..
워낙 요란스런 꽃이라 과히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비 맞고 있는걸 보니 째까 짠허다.
꽃무릇은 상사화라 통칭되는 꽃들 중에 가장 늦게 꽃대를 올린다.
상사화, 개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백양꽃, 위도상사화..
나머지 상사화들이 지닌 은은하거나 청초하거나 새초롬한..
그런 맛 없이 너무나 노골적인 꽃무릇은 토박이가 아니다. 그래서 도발적인가?
이 녀석들을 절간의 스님들이 즐겨 심어온 까닭은 무엇일까?
비는 철철 내리고.. 선운산 꼴짝 뭉치네집 가서
막걸리나 한잔 해얄랑갑다.
영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