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까마귀
지리산 잣까마귀
지리산 잣까마귀
2017.08.18새재 마을에서 치밭목 거쳐 천왕봉을 오른다. 간간이 비가 내리고 산은 온통 구름과 안개에 갇혔다. 중봉에 다다를 무렵 앞서가던 등산객 우는 새소리 뭐냐 묻는다. 까마구 소리 아니냐 무심코 답하고 나니 까마구 아니다. '잣까마귀로구나!' 내심 이 녀석을 보게 되리라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 부리나케 렌즈를 갈아끼워 놈을 겨냥한다. 몇 해 전 이 녀석들을 보겠다고 설악산을 오른 적이 있다. 줄기차게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를 뚫고 오른 대청봉, 비에 젖은 흑백 사진으로 간신히 알현했던 잣까마귀.. 너하고 나는 어찌하여 뿌연 안개 속 흑백사진으로만 만나게 되는가? 다행히도 사람을 그리 경계하지 않는 녀석들, 가까이 다가와 나와 마주한다. '잣까마귀'라는 이름자는 깃털에 박힌 잣 모양의 흰 반점에서 비롯되었음이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