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깡은 고추장, 된장 볼라 우적우적 씹어묵고 쌩으로 묵기는 벅차지만 그렇다고 떼어내버리기도 아까운 큼지막한 배추 잎사구들을 어찌할 것인가?

요사이 식당에 가면 간간이 내오는 배추너물을 눈여겨보며 언젠가 나도 한번 해묵어봐야겠다 생각해왔다.  

까짓 요리라는 것이 실상 별거 없다. 멸칫국물 만들 줄 알면 대부분의 국을 낋여낼 수 있고, 간장, 된장, 고추장만 지대로 이용하면 못만들어낼 반찬 없다.  

갖은 째 다 내서 겉보기만 그럴싸한 묘한 것들보다는 늘상 옆에 두고 사는 재료로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진짜 요리가 아닐까 싶다.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은 내가 가장 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자신감을 가지면 된다. 

그래서인지 나는 늘상 내가 만든 요리에 놀라고 감탄한다. 사실 요리랄 것도 없지만서도..

 

 

약간 큼지막한 냄비에 물을 붓고 팔팔 끓여 배춧잎을 투여한다. 소금도 넣고 알맞게.. 

빨래 삶는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끓는 물에서 5~10분가량이면 적당하지 않겠나 싶다. 

배춧 잎사귀가 의외로 쉽게 물러지지 않고 오히려 때깔이 노랗게 살아난다. 

 

 

찬물로 행군 후 손으로 짝짝 찢어서 찬물에 한 30분 담가놓는다. 

그렇게 하면 풀냄시가 없어진다고 한다. 

 

 

물기 꽉 짜내고 파, 청양고추 썰어넣고.. 마늘은 귀찮아서 생략했다. 

간장, 된장, 고춧가루 알맞게, 찬지름 째까 넣고 손으로 주물주물 공구리 비비듯 잘 섞으면 된다. 

짜고 매운것 좋아하는 나는 짜고 맵게 만들었다. 자기 입맛에 맞게.. 자기 입맛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흠.. 이걸 내가 만들었단 말이지..

맛나다, 진짜로. 오늘도 내가 만든 내 음식에 내가 반한다. 

 

'먹고 놀고.. > 먹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뚝딱 차려먹는 촌사람 점심밥상  (2) 2015.04.26
머위비빔밥  (0) 2015.04.09
쉽게 하는 계란찜.  (0) 2014.12.14
애호박찌개  (0) 2014.08.24
까지너물  (0) 201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