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집에서 밥을 먹는다.
먹을 것이 있을까? 걱정할 일이 아니다.
때는 바야흐로 봄이 아니던가?
이것저것 귀찮을 때는 단 한가지 반찬에 쓱쓱 비벼묵어버리는 것이 장땡이다.
집 주변 언덕마다 머윗잎 퍼나기 시작한다.
언제부터 올라왔는지 제법 컸다.
막 올라온 머윗잎은 대칠 필요 없이 쌩으로 무쳐먹어야 한다.
그래야 쌉싸름한 머위의 참맛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적당량 뜯어서 깨끗이 씻었다.
고추장에 된장 약간, 산야초효소 살짝, 참깨가루 조금 넣었다.
하! 무쟈게 맛나다.
밥이 다 되었다.
순창 대가리 오색쌀에 정읍 기장, 율무, 귀리 등이 섞인 잡곡밥이다. 내가 생산한 게 하나도 없군..
씹는 맛이 좋다.
아뿔싸 머위 무친것이 좀 부족하다. 한주먹 쯤 더 뜯을 것인데..
좌우튼 밥과 머위무침을 비빈다.
들깨지름 한방울 쳤다.
좌~알 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