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 조문을 한다?
까치들이 죽은 동료를 위해 조문한다는 것은 농민들 사이에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다.
올 봄 땅콩밭에 극성스럽게 달려드는 까치를 공기총으로 잡았을 때 직접 경험한 바 있다. 
까치 수십마리가 밭머리에 날아와 죽은 까치 주위에 한동안 머물며 시끄럽게 짖어댔던 것이다.
그러고는 잠시 밭에 오지 않다가 하루 이틀 후에는 다시 날아와 땅콩밭을 헤집고 다녔다.
그러면 또 잡고... 그러기를 10여마리, 땅콩은 다시 떼워 심고.
근 보름이 넘게 까치와 전쟁을 치룬 바 있다.
까치라면 이가 갈리는 것은 다만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며칠전 조문하는 제비를 봤다.
길 복판에 죽어 있는 제비 한마리를 두고 수십마리의 제비들이 날아와 전기줄에 조용히 앉아 있다.
그리고 차들이 오가는 길바닥에 많게는 10여마리 적게는 두세마리의 제비가 내려앉아 죽은 동료 곁을 지킨다.
다른 의미는 없어보인다. 명백하게도 조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옛날 아녀자들을 후리던 역전 카바레 제비들에 비하면...
제비라는 이름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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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한마리 질 복판에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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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이 날아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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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마리의 제비들이 전기줄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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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동료의 곁을 지키는 제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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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오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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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날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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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날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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