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무섭다박홍규 농민만평,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사설] 농수산업이 대박산업이라니


민중의 소리


지난 6일 대통령 주재 하에 ‘핵심개혁과제 추진상황 중간점검’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는 농식품부, 해양수산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청와대 관계 수석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발언 요지를 ‘농수산업은 IT보다 더 유망’ ‘중국·할랄 등 거대 식품시장에 수출 확대’ ‘(농수산업을) 미래성장엔진, 대박산업으로 키워야’ 등으로 정리했다. 대통령의 이런 주문에 호응하여 각 부처는 ICT 융복합, 스마트팜, 창조마을, 바이오플락 양식, 스마트 염전 등에 관한 추진 성과와 현황을 보고했다고 한다.


알아들을 수 없거나 실속 없이 허황된 표현이 난무한다. 무언가를 가리고 포장하여 관심을 돌리기 위한 말잔치를 벌였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사실 이날 회의의 핵심은 “개방화 시대, 국내시장을 넘어, 농수산업을 수출산업으로”라는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있다.


‘수출농업’이라는 구호는 개방농정이 본격화해 국내농업이 타격을 입고 몰락하기 시작하면서 등장했다. 수출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농업희생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는 그럴듯한 말로 농민을 현혹하고 농업의 참담한 실상을 가리는 역할을 해왔다.


농수산업이 대박산업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약기운이 다한 ‘수출농업’을 좀 더 도발적으로 표현해 무분별한 FTA 체결, TPP 가입, 미국산 밥쌀 수입 등으로 인한 국내 농업의 위기상황과 농민의 분노를 가리기 위한 얄팍한 술책에 불과하다.


박 대통령의 ‘농수산업 대박산업론’은 오랜 개방농정과 살농정책으로 만신창이가 된 우리 농업의 실상과 농민들의 참담한 처지를 외면하고 조롱하는 천박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수출로 농업의 활로를 찾겠다는 박근혜 정부 관료들의 허무맹랑한 확신과 열정은 농업농촌농민의 완전한 파괴와 몰락을 불러올 뿐이다.


6월 30일 열린 농민대회에서 이동필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농민들이 허수아비를 불사른 것을 두고 경찰당국이 사법처리 방침을 밝히고 있다. 통상적인 상징의식에 대한 경찰의 과잉대응은 향후 박 대통령 허수아비가 등장하고 불타는 상황으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농민들 가슴에 불을 지피며 분노를 확산시키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어찌할 것인가? ‘농수산업 대박산업’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농민들의 민심이반을 가속화할 따름이다. 농민들이 정권심판을 내건 11월 총궐기 투쟁에 열성적으로 나서는 이유를 바로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