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1월 농민총궐기를 준비하는 발걸음


민중의 소리


추석을 맞아 잠시나마 흥성거리던 농촌 마을, 골목마다 세워져 있던 차량들도, 담을 넘던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간 곳 없이 사라지고 다시 적막강산이 되었다. 벼베기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기정사실화되어가는 쌀값폭락은 농민들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불안은 날로 고조되는데 박근혜 정부는 FTA 비준안을 무더기로 상정한데다 TPP 가입 추진을 멈추지 않으면서 농업붕괴를 재촉하고 있다.


이로인해 11월 농민총궐기 투쟁에 거는 농민들의 기대와 요구는 더 높아지고 있다. 어디 농민뿐인가? 한국농업을 살려내기 위한 절박하고 비상한 각오로 제기된 농민총궐기는 전체 민중의 요구가 더해지면서 민중총궐기라는 민중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정부의 노동개악으로 민주노총이 11월 총파업까지 추진하면서 민중총궐기의 정치적 의미는 더 커졌다.


올 초부터 11월 농민대회를 목표점으로 삼고 달려온 농민들의 기세는 남다르다. 지금 이 순간 정부의 농업포기 농민말살 정책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는 절박함으로 농업을 살리고 농민이 사람대접 받는 새로운 사회를 열어가기 위한 힘찬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마을 좌담회와 쌀농가 총회를 개최하고 장날 선전과 서명운동을 끈질기게 벌이며 농민대중 속에서 헌신하는 농민조직 간부들의 땀방울에 의해 11월 총궐기가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농민들의 반응도 대단히 뜨겁다고 한다.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함은 물론 지난 9월 10일 시군 농민대회 과정에서도 투쟁에 적극 참여하여 농촌지역의 여론을 달구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내가 살기 위해 이웃보다 더 많은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농민들간의 무한경쟁을 부추기고 온갖 농민단체를 만들어 보조금과 줄 세우기로 농민의 단결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11월 14일 서울로 모이자’는 농민들의 단결된 투쟁의 흐름을 꺾지 못할 것이다.


미국 농민의 이익을 위해 한국 농민을 짓밟고 재벌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노동자 민중의 빈주머니를 까뒤집는 박근혜 정권의 악행을 내버려둘 수 없다는 민중들의 분노가 ‘세상을 뒤집자’는 구호와 함께 11월 민중총궐기로 모아지고 있다. 패배감과 무력감을 일소하고 진보민중 진영의 총단결과 이에 기반한 민중주도의 진보정치를 복원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