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궐기대회를 마치고 서울에 남았다. 북한산에 가기로 맘 먹었다. 
오늘은 일요일,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등산길을 골라달라 했다.
친구는 바위가 많으니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의상봉 능선길을 추천했다.  
의상봉 능선은 걷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며 주봉인 백운대를 바라보는 길이다.  

약간의 곡절 끝에 백화사 인근에 도착하여 '내시묘역길' 표지판을 지나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산길 초입은 동네 뒷산처럼 몹시 평범하고 편안하다. 
새벽녘 비가 살짝 뿌렸는데도 날이 뿌옇다. 

산길을 얼마 오르지 않아 경사가 급해지고 험상궂은 바윗길이 나타난다.
역시 북한산, 한적한 길이라 했지만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과거 한때 바위꾼이었던 영태는 발가락 끝이 간질거리는 모양이다.
하지만 맘과 달리 신발이 바위에 붙지 않는다고 신발 타령이 늘어진다. 

의상봉 부근, 용출봉 너머 비봉 능선이 펼쳐진다.

용출봉에서 바라본 의상봉, 의상봉 너머 원효봉, 백운대를 좌우에서 옹위하고 있는 염초봉과 노적봉, 구름이 서려 있는 만경대. 
만경대에 서린 구름은 산행 내내 가시지 않았다. 

용혈봉에서 바라본 용출봉

나한봉 부근, 지나온 의상봉 능선이 잡히고 백운대가 우람하다.

백운대와 만경대 사이 인수봉이 고개를 내밀었다.

비봉 방면

바위 좋은 산, 북한산

분위기 잡는 까마귀

바위종다리

백두산에서 보고 몇년째 보지 못한 바위종다리를 만났다.
바위종다리는 백두산 천지 부근에서 번식하고 남쪽 바위산으로 내려와 겨울을 난다.

구기동 계곡의 단풍

대남문 지나 구기동 계곡으로 하산하였다. 
거리 7km, 5시간 반가량 소요되었다. 

백화사-의상봉(503m)-가사당암문-용출봉(571m)-용혈봉(581m)-증취봉(593m)-부왕동암문-나월봉(635m)-나한봉(665m)-삼각봉(715m/칠성봉)-문수봉(727m)-대남문-구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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