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조선낫의 세상살이

부전나비류의 뒷날개에 돋아난 꼬리 돌기는 더듬이처럼 늘 움직인다. 
어디가 앞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라는데 이것이 천적을 얼마나 혼란스럽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꼬리가 쌍으로 달려 있어 쌍꼬리부전나비,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이 녀석들도 담흑부전나비처럼 개미와 공생한다. 

애벌레 시절 스스로 개미굴에 기어들어가거나 개미에 의해 굴로 옮겨져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며 성장하고 때가 되면 나비가 된다. 

 

이 녀석들이 나타날 때가 되었다. 

석양 무렵 활동을 개시한다 하니 하던 일 마치거나 잠시 미루고 찾아가면 되겠다. 

모 때우다, 잔디밭 풀 매다 연속 사흘을 찾아갔다. 

비 개인 오후 찾았던 첫 날은 허탕, 둘째 날은 날개 편 모습만 잠시 보여주고 휑 ~, 셋째 날에야 비로소 귀한 자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나와 녀석의 서식처가 멀지 않아 천만 다행. 

 

 

상꼬리부전나비(수컷) 20. 06. 15 광주 광역시

 

이렇게 잠시 앉아 있다 휑~
비행기 소리 내는 대추벌(장수말벌) 한 마리 돌아다니고 있어 나비에 집중하지 못한 탓이 크다.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튿날 너무 늦게 갔나 싶어 한 10여분 일찍 갔다. 

하지만 내나 같은 시간이 돼서야 다시 만났다. 

같은 녀석은 아닐 것이다. 

두어 마리 본 듯한데 확실치 않다. 

귀한 녀석들도 서식처에 가면 제법 흔한 법인데 그렇지 않다. 

아무튼 착한 녀석을 만났다. 

언제 또 보겠나 싶어 여러 렌즈를 갈아 끼워가며 들이대도 잘 달아나지 않았다. 

 

 

 
 

음.. 이 녀석도 수컷이다.

 
 
 
20. 06. 16 광주광역시

 

이파리 위에 앉아 있던 녀석 슬그머니 밑으로 내려간다. 

자려는 모양이다. 그래 잘 자라. 나도 자리를 뜬다. 

옅은 어둠이 살살 밀려오고 먼발치에서 무등산이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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