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전북도청 보도자료

삼락농정 운영소위에서 이 기금 운용과 관련된 보고가 있었다. 
농림수산발전기금, 그 이름만으로는 구체적인 쓰임새를 알 수 없던 차에 귀 기울여 들었다. 
기금 조성액은 333억 원인데 운용 가능액은 2,000억 원대인 것으로 미뤄볼 때 융자에 대한 이자보전으로 농어민에게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전북도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농림어업의 대내외 경쟁력 강화로 돈 버는 농어업 실현"을 목적으로 하며 "농림수산 분야 생산․유통․가공업에 종사하는 농어업인(농업법인 포함) 경영안정에 도움을 주고자" 융자금 지원 신청을 받는다고 밝히고 있다.
농어민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는 설명이 눈에 띈다. 
'돈 버는 농어업 실현', 그 목적 참으로 깔끔하고 명료하다. 
이 기금이 실제로 어떤 농어민들에게 무슨 도움을 주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출처 : 전북도청 보도자료

융자 규모와 조건은 표와 같다. 개인은 1억~5억, 법인은 3억~20억까지 융자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141건, 305억 원 융자 실적이 있다 했다. 
하여 개인 신상 정보가 제거된 141건 융자 현황 자료를 요청해서 받았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이 기금의 혜택을 받았을까?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아니 딱 들어맞았다. 

농어민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는 도청의 홍보 문구는 한마디로 사기다. 
이런 돈은 아무나 빌려 쓸 수 없다. 담보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전라북도 10만 농가, 23만 농민들 통틀어 몇이나 될까? 이런 돈 빌려 쓸 여력 있는 사람..

축산 농가가 가장 많았다. 대략 74명의 축산 농민이 64억 가량.
대출 금액으로는 RPC가 압도적이다.
11개 농협 및 개인 미곡 처리장에서 벼 수매와 저장시설 확충 명목으로 117억 가량을 대출했다. 
나머지는 소수의 원예, 화훼농가와 수산업, 식품가공 법인 등이다.  

농림수산발전기금을 이용해 대출해간 개개의 사정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 
모두가 긴요하게 썼을 것이다. 돈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니..
이 기금의 목적은 '돈 버는 농어업 실현'에 있다 했다. 이 기금은 과연 누구를 돈 벌게 했는가? 
문제는 이 기금이 농촌 사회 내의 부의 편중을 가속화하고 심화시키는 데 있다. 
이 기금은 절대 진정 긴요한 곳에 가 닿을 수 없다. 
여유 있는 사람에게 돈이 가면 그 돈은 여유돈이 된다.
또한 각종 지원 사업이 집중되는 시설과 법인에 무이자 대출까지 얹어주는 것은 명백한 중복 과잉 지원이다. 
더구나 이 돈은 주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공적 기금을 원천으로 하고 있지 않은가? 
뼛골 빠지게 일해서 바친 세금이 부자들 곳간으로 흘러 들어가는 형국이다. 
이 말은 과한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1993년 이 기금이 설치된 이래 지금껏 어떻게 쓰여왔는지 그 실태를 조사해 보면 분명해질 것이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우리는 주장하고 요구해왔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하거나 불건전한 기금을 통폐합하여 이 돈을 일반예산으로 돌려서 보다 긴요한 곳에 써야 한다고..
이를테면 농민수당처럼 가장 많은 농어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그런 예산을 확충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농림수산발전기금은 이와 관련한 하나의 예일 따름이다. 
이름하여 빙산의 일각.